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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못소 Jan 31. 2019

소설쓰기 QnA|사람 외모를 잘 묘사하고 싶어요

당신이 글을 아무리 잘 쓴다고 해도, 타인의 취향까지 바꾸기는 어렵다

저번 주 토요일에 비공개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했다. 실시간으로 소설에 대한 질문을 받았는데 그중 한 질문이 '사람 외모 묘사를 잘하고 싶은데, 어떻게 연습해야 할까요?'였다.


소설 쓰기 QnA | 사람 외모를 잘 묘사하고 싶은데, 어떻게 연습해야 할까요?


이 질문에 내가 한 대답은 "묘사 안 해도 됩니다"였다. 






소설 쓰다 보면 독자의 머릿속에 최대한 자세히 그려지도록, 묘사해야 할 것 같은 묘한 책임감이 생긴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더 사실적으로 쓸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자연스럽게 든다. 그런데 인물 외양의 경우, 사실적으로 묘사하지 않아도 괜찮다.


간혹 소설책 표지나 삽화에 인물의 이미지가 그려진 경우가 있다. 그런 책을 볼 때, 표지나 삽화 속 이미지가 반갑기보다는 오히려 소설에 몰입하는 것을 방해하는 경험을 한 적 있을 것이다.


나는 소설책을 읽으며 '장동건 같은 사람'을 상상하고 있는데 삽화 속 인물은 '유재석을 닮은 사람'이 그려졌다면, 삽화는 소설의 재미를 높여주는 조미료가 아니라 흰 밥 속에 섞인 작은 돌멩이가 된다. 밥을 잘 먹다가 가끔 씹히는 돌 때문에 기분이 나쁘듯이, 삽화를 볼 때마다 흥이 깨지는 것이다.


이는 인물과 어울리는 삽화인지 아닌지를 떠나서, 사람마다 미적 기준이 달라서 생기는 일이다.




작가는 '장동건'을 상상하며 절묘하게 외양 묘사를 했을지라도, 독자 A는 '현빈'을 상상하고, 독자 B는 '유재석'을 상상하고, 독자 C는 '마동석'을 상상할 수도 있다. 


이는 작가의 실력을 떠나, 사람마다 취향이 달라서 다르게 상상하는 것이다. 작가가 소설 속에 '잘생긴 남자'라고 설정했을 때, 독자는 자기 기준에 '잘생긴 남자'를 상상한다.


위에서 언급한 예시처럼 독자 A의 기준은 '현빈 = 잘생긴 남자'리고, 독자 B는 '유재석 = 잘생긴 남자', 독자 C는 '마동석 = 잘생긴 남자'인 것이다.


작가는 '장동건 = 잘생긴 남자'라서, 장동건을 상상할 수밖에 없도록 묘사했다고 가정해보자.

독자 A, B, C는 누구를 떠올릴까?


독자 A는 '현빈', 독자 B는 '유재석', 독자 C는 '마동석'을 상상할 것이다. 그리고 본문에서 외양 묘사가 있을 때마다 읽지 않고 넘길 것이다-책이 재미없어서 중도 포기는 아니다. 몇 줄만 읽지 않고 다음 내용을 읽을 뿐이다-




당신이 글을 아무리 잘 쓴다고 해도, 타인의 취향까지 바꾸기는 어렵다. 만약 독자의 취향을 존중하지 않고 작가의 취향을 강요한다면, 독자는 소설 읽는 내내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다.


그래서 인물 외양의 경우, 상세히 묘사하지 보다는 '느낌'만 주는 것이 낫다. 등장인물 1이 잘생겼다면, '잘생겼다'라고만 알려주면 된다. 그럼 독자는 자기 기준에서 잘생긴 사람을 떠올리며 즐겁게 소설을 읽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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