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책 보다가 밤샜어."
월요일 전날, 시험 전날, 중요한 약속 전날에도 책 보다가 새벽에 잠들기 일쑤다. 이성적으로는 빨리 자야 하는 걸 알지만, 책 보다 보면 어느새 시간이 훌쩍 지나있다.
이렇게 내 새벽을 앗아가는 책을 보면, '호흡이 끊긴 적이 있던가?'를 생각하게 된다. 아무리 재미있는 책이라도 졸음을 이기는 책은 많지 않다. 졸린 눈을 애써 떠보다가 스마트폰이 얼굴로 떨어지고-주로 전자책을 본다- 잠깐 눈 감았다 뜨면 아침이 되어 있다.
보던 책이 재미없던 것이 아닌데, 사람의 기본 욕구인 수면욕을 이기기에는 역부족일 때가 있다. 그런데 타임머신 같은 책이 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술술 읽히는 책 말이다. 그런 책은 내 수면 시간을 앗아가고, 신체 밸런스를 깨지만, 그 이상으로 재미라는 욕구를 채워준다.
신기한 점은 스토리가 재미있다고 해서 항상 술술 읽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수면까지 잊을 정도로 술술 읽히는 책은 스토리 외에 다른 요소가 있다. 바로 읽는 호흡이 끊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소설책 읽다가 호흡이 끊길 때가 있다. 문장과 문장을 읽을 때 술술 읽히지 않고, 방지턱을 만난 것처럼 '턱-' 걸리는 느낌이 든다. 그럴 때 순간 몰입이 깨진다. 소설 속 세계에 흠뻑 빠져있다가, 순식간에 현실 세계에 툭 떨어지는 것이다.
호흡이 끊기는 책은 새벽잠을 앗아가지는 못한다. 현실 세계에 떨어진 독자에게 수면욕은 강렬한 유혹이니까 말이다.
어떻게 써야 호흡이 끊기지 않을까?
작가라면 누구나 독자의 새벽잠을 훔치고 싶다. 그래서 재미있는 소설 쓰려고 하고, 술술 읽히는 글을 쓰려고 한다.
호흡이 끊기지 않는 즉, 잘 읽히는 문장 쓰는 방법은 소리 내어 읽는 것이다.
자기 글을 소리 내어 읽어 본 적이 있는가? 대부분 자연스럽게 읽어지지 않는다. 쓸 때는 모르지만, 실제 소리 내어 읽어보면 자연스럽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책 읽는 것은 속으로 읽는 것이다. 입으로 소리만 내지 않을 뿐, '책 읽는 행위'는 '소리 내어 읽는 것'과 같다. 그래서 잘 읽히는 글은 소리 내어 읽을 때도 편해야 한다. 그런데 대부분 글이 소리 내서 읽어보면 부자연스럽다.
왜 소리 내어 읽으면 부자연스러울까?
그 이유는 기본 원칙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본 원칙은 맞춤법, 어법, 문장 기호를 말한다. 문장 중간에 '숨'이 필요하면 '쉼표(,)'를 쓰고, 문장이 끝났다면 '온점(.)'을 쓴다. 이와 같은 기본 원칙이 있지만, 잘 지켜지지는 않는다.
우리나라 속담에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다]는 말이 있다. 이 속담처럼 기본 원칙을 지키지 않아도 의미 전달에는 문제가 없다. 그래서 기본 원칙을 간과하고 지나칠 때가 많다.
하지만 기본 원칙을 지키지 않으면, 가독성 역시 좋을 수 없다. 술술 읽으려면 기본 원칙이 잘 지켜져야 한다. 걸리는 문장이 없을 때, 독자는 글을 막힘없이 술술 읽는다. 그러면 독자는 스토리에 집중할 수 있다.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가 없기 때문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책을 읽는 것이다.
소리 내어 읽었을 때, 잘 읽힙니까?
잘 읽히는 문장을 쓰고 싶다면, 소리 내어 원고 읽는 것을 추천한다. 그럼 글 쓸 때는 몰랐던 문제점이 바로 보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