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못소 Mar 14. 2019

소설 쓸 때 생색내면서 쓰자

생색내지 않으면 독자는 모른다

나의 스토리 구성력은 대단해!
어떻게 이런 스토리를 생각해냈지?



소설가 A는 소설 쓰는 내내 감탄을 내뱉었다. 탄탄한 스토리, 뻔하지 않는 사건 전개, 역대급 반전. 자신이 읽어도 이번 소설은 역대급 소설이다. A는 자신감 있게 글을 써내려 갔고, 곧 에피소드를 업로드했다. 그런데 웬걸. 독자의 반응이 영 이상하다. 칭찬이 없는 것은 아닌데, 그렇다고 A가 기대한 칭찬이 있는 건 아니었다.

"이런 소설을 썼는데도 반응이 이렇다고?"

다른 인기 작가보다 자신의 스토리가 훨씬 특이하고 탄탄한데, 왜 독자의 반응은 밋밋한 걸까? 




위 소설가 A가 쓴 소설 반응이 밋밋했던 이유가 뭘까?


흔히 스토리 구성이라고 하면, 스토리 구성에만 힘을 쏟는 경우가 많다. 탄탄한 스토리를 위해 쓰고, 고치고, 쓰고, 고치고, 쓰고, 고치고를 반복하며 스토리 뼈대 잡는 데 심혈을 기울인다.


문제는 이런 노력이 독자에게 온전히 전달되지 못한다는 점이다. 작가가 어떻게 글 쓰는지 바로 옆에서 보지 않는 한, 독자는 작가가 어떤 고민과 얼마나 긴 시간 동안 이 소설을 썼는지 알 수 없다.


독자가 알 수 있는 건 '소설 내용'이 전부다. 소설 읽으면서, 작가가 어떤 생각으로 소설 썼을지 유추하는 것이 전부다.




그래서 소설 쓸 때, '생색'을 반드시 내야 한다. '생색'의 종류는 다양하다. 기승전결에서 '결'에 나올 사건을 '기'에서 이미 계획하고 있다면, '기'에서 슬쩍 '결'에 나올 사건의 복선을 넣는 것이다. 그럼 독자는 작가가 미리 계획하고 썼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때 독자는 작가의 치밀함에 놀란다.


만약 작가가 복선 없이 '결'에 나올 순서라서 '결'에서만 사건을 썼다면, 독자는 작가가 언제부터 계획했는지 알 수 없다. 미리 계획한 사건인지, 즉흥적으로 추가한 것인지, 중간에 떠올린 스토리인지 알 수 없는 것이다.


그럼 같은 에너지를 쏟았어도 독자의 반응은 전혀 달라진다. '생색'을 열심히 낸 작가의 글에는 극찬을 보내고, '생색'을 덜 낸 작가에게는 상대적으로 적은 찬사를 보내는 것이다.




사건 배치 외에도 '생색'을 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3월에 '작가 시점으로 소설책 파헤치기'에서 읽은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보면, 이런 문장이 나온다.


"이 주간지는 그저 우연히 남아 있었던 게 아니라 일부러 챙겨둔 거였어. 자기에 잡화점 기사가 실렸으니까 보관해둔 거라고. 와아, 이거 진짜 특이하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의 제1장을 읽으면, '주간지'가 나온다. 이때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는 '주간지'가 우연히 나미야 잡화점에 있었다고 설정할 수 있었다. 하지만 작가는 나미야 잡화점에 '주간지'가 있어야 하는 이유를 만들었고, 이를 적극적으로 독자에게 말했다.


그럼으로써 독자는 '주간지'가 있을 수밖에 없는 이유를 부여한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의 치밀함에 찬사를 보낸다. 이런 찬사가 나온 이유는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의 치밀함도 있지만, '내가 이런 생각까지 했어!'라고 독자에게 적극적으로 알린 작가의 똑똑함도 한몫했다.




작가의 노력을 알릴수록 독자가 느끼는 감동은 배가 된다. 이는 오픈 키친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된다. 오픈 키친은 요리하는 과정을 고객에서 적극적으로 보여준다. 그러면서 이런 메시지를 전달한다.


- 이렇게 깨끗한 주방에서 요리하고 있어요. 그만큼 우리 식당 음식은 위생적이에요.

- 셰프들이 집중해서 요리하고 있어요. 셰프의 정성이 들어간 요리라서 더 맛있어요.

- 화려한 불쇼! 혹시 봤어요? 이렇게 멋지게 요리한 음식이 맛없을 리가 있을까요?


식당 인테리어, 직원의 친절함, 요리 과정, 요리 데코레이션. 이 모든 것이 합쳐져 요리의 맛을 결정한다. 이처럼 소설 역시나 작가의 정성과 작가의 고뇌를 독자에게 전달하면, 독자의 감동은 배가 된다.


소설 쓰면서 충분히 생색내고 있습니까?



이미 훌륭하고 멋진 소설을 쓰고 있다면, 가감 없이 생색을 냈으면 좋겠다. 독자는 초능력자가 아니기 때문에, 말하지 않으면 모른다. 적극적으로 생색내면, 독자의 반응이 확 바뀔 수도 있다.


https://youtu.be/UdX_829ZKEI




커뮤니티 카페

http://bit.ly/cafenovel


1:1 피드백으로 재미있고 탄탄한 소설 쓰고 싶은 분을 위한 온라인 스터디

http://bit.ly/storyemhome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