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쓰기 스터디
저번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소재'에 대해 이야기 나눌 때, '쓰고 싶은 소재가 없어서' 고민인 사람보다 '머릿속에 소재는 많지만 어떻게 풀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사람이 더 많았다. 라이브 방송 준비할 때는 '소재 찾는 방법'에 대한 질문이 많을 거라고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소재가 없어서' 고민인 사람이 많지 않아서 놀랐다.
그런데 곱씹어 생각해보니, 나 역시 처음 소설 쓸 때 '소재가 없어서' 스트레스를 받지는 않았다. 아직 첫 원고를 쓰기 전 아무것도 모를 때, 머릿속에 '소재'가 넘쳐나서,
"이것도 쓰고 싶고, 저것도 쓰고 싶은데 어쩌지?"
라고 생각했었다.
사실 모든 사람이 '소재가 넘쳐난다'를 경험하지는 않는다. 같은 시작 단계인 어떤 이는 '소재가 없어서', '내가 뭘 쓰렸는지 몰라서' 소재에 대해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그럼 어떤 사람이 '소재가 많아서' 고민인 걸까?
'소재가 많아서'고민인 사람은 지금까지 하고 싶은 말을 가슴에 품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소설가와 같은 창작하는 꿈이 어릴 때부터 있었지만, 현실적인 이유로 꿈을 미루고 있거나
- 수많은 소설을 읽으면서, '이런 소설도 쓰고 싶다' / '이런 내용도 재밌을 것 같은데'처럼 쓰고 싶은 글을 몇 년째 가슴에 품고 있거나
- 평소 생각이 많지만 주변 사람에게 토해내지 못해, 혼자 가슴속에 품고 있거나
여러 가지 이유로 머릿속 생각을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계속 마음속에 쌓고 또 쌓아서, 이제는 손톱만 한 공간조차 없는 경우일 수 있다.
음식물이 위에 가득 차고, 목구멍까지 가득 차면, 입 밖으로 나오기 마련이다. 음식물이 목구멍 다음 입 밖으로 나오듯이, 목구멍까지 찬 생각 역시나 입 밖으로 우수수수 떨어진다. 현재 이런 상황이라면, '소재가 많아서' 이 많은 소재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고민일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실 소재가 생각났다고 해서 글로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내가 떠올린 소재는 '쓸 수 있는'이 아니라 '쓰고 싶은'이라서, 쓰고 싶지만 현재 역량으로 쓸 수 없는 소재일 수 있다.
사람은 '~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데 예를 들어, '요리 잘하고 싶다', '수영 잘하고 싶다', '살 빼고 싶다', '공부 잘하고 싶다'처럼 '~하고 싶다'는 생각을 수시로 한다. 이런 생각할 때, 현재 할 수 있는지는 고민하지 않는다. 막연한 바람이라서 현재 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지 않거나, 또는 경험이 없어서 고민이 불가능한 경우일 수 있다.
"소재는 많은데, 왜 소설이 써지지 않을까?"는 후자에 해당한다. 경험이 없어서 자신이 소설로 쓸 수 있는지 아니면 쓸 수 없는지를 모르는 것이다. 이런 경우, '쓸 수 있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확인 방법 중 가장 정확한 것은 '직접 쓰는 것'이다. 아쉽게도 수학 공식처럼 값을 입력하면 딱 답이 나오는 마법의 공식은 없다. 소재로 직접 소설을 써보는 것이 가장 정확한 방법이다.
직접 쓰려고 할 때 손이 움직이지 않다거나 머릿속이 새하애진다면, 현재 역량으로는 쓸 수 없는 소재일 확률이 높다. 그때는 한 가지 소재로 오래 고민하는 것보다 빠르게 다른 소재로 시도하는 것이 좋다.
반복적으로 소재를 바꿔서 시도하다 보면, 분량이 짧고 자전적 소설일수록 쓰기 편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완결까지 쓸 수 있는 가장 편한 소재로 소설을 쓰고, 그다음 허구 비율을 높여서 소설을 쓰면, 점점 다양한 소재로 소설 쓸 수 있게 된다.
지금 소재는 많지만 소설이 써지지 않아서 고민이라면, 떠올린 소재가 '쓸 수 있는'소재인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만약 장면 묘사 하나 쓰기 힘들 정도로 손이 완전히 멈추는 소재라면, 빠르게 다른 소재로 시도하는 것을 추천한다.
지금 머릿속 소재가 '쓰고 싶은' 소재인가요?
'쓸 수 있는' 소재인가요?
글 못 쓰는 소설가들 커뮤니티 카페
소설 쓰기 온라인 스터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