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은 쓸수록 는다
이 말을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나 역시 이 말에 공감하지만, '글은 쓸수록 는다'가 반드시 맞지는 않다.
'글은 쓸수록 는다'는 말을 믿고, 매일 500자씩 글 쓰는 사람이 있다. 또는 책 한 권을 골라, 매일 필사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이 연습법이 정말 모두에게 효과가 있을까?
'글을 잘 쓴다'는 사람을 만나서 이야기 나누면, '매일 글 쓴다'는 사람이 흔하지는 않다. 여기서 '매일 글 쓴다'의 뜻은 새로운 글을 매일 쓴다는 의미이다. 매일 새로운 장면 묘사를 쓰거나, 매일 새로운 소재로 소설을 조금씩 쓰거나, 매일 에피소드를 쓰는 등 매일 새로운 글을 쓰는 것이다. 그런데 '글을 잘 쓴다'는 사람은 '매일 글 쓴다'보다는 '고쳐 쓴다'를 자주 한다.
'고쳐 쓴다'는 이런 행동을 말한다.
- 한 장면을 2번, 3번... 10번... 20번 고친다.
- 한 문장을 2번, 3번... 10번 고친다.
- 인물의 대사를 2번, 3번... 10번 고친다.
새로운 것을 쓰지 않고, 쓴 글을 계속 고치는 것이다.
왜 같은 글을 고치고, 고치고 또 고칠까?
'고쳐 쓴다'를 자주 하는 사람은 명확한 목표가 있다.
-이 장면을 통해 무엇을 전달/표현하고 싶은지
-이 문장에서 무엇을 전달/표현하고 싶은지
-이 대사에서 무엇을 전달/표현하고 싶은지
명확한 목표가 있고, 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고치고, 고치고, 또 고친다.
글 쓴 양만 보면 '고쳐 쓴다'가 글 쓴 양이 훨씬 적다. 타이핑 보다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서, 연습 양만 보면 글 연습을 안 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
반면 '많이 쓴다'는 연습 양이 정말 많다. 그런데 연습 원고를 보면, 같은 내용이 반복된다. 인물이 달라졌을 뿐, 글 느낌은 그대로이다. 이런 경우, 안타깝지만 많이 쓴 것에 비해 필력이 쌓이지는 않는다. 시험 범위를 공부하지 않고, 다른 곳을 열심히 공부한 것과 같다고 볼 수 있다.
어떤 글을 연습 중이라면, '어떤' 연습 중인지 명확히 정해야 한다. '어떤'은 곧 목표가 되고, 그 '어떤'을 이룰 때까지 같은 내용을 수없이 고쳐 쓰는 걸 추천한다. 그럼 타이핑을 많이 하지 않아도, 당신의 글이 놀랍도록 성장하는 걸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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