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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못소 Dec 04. 2017

나의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것 같다

나의 첫 책이자, 마지막 책이 될 것 같아요.


인천에서 1인 출판 세미나에 소설 쓰는 분들을 코칭하러 갔었다. 나는 하루 동안 도와주러 갔던 터라, 나머지 원고 피드백은 이메일로 주고받았었다. 이메일로 주고받던 중에, A님이 이렇게 적어서 메일을 보내셨다.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만 이 앞서네요..



A의 첫 원고를 봤을 때, 글을 잘 쓰시고 짜임새도 좋아서 놀랐었다. 그래서 수정 없이 원고 그대로 출판해도 괜찮다고 말씀을 드리고, 차기작에 도움이 될 이야기는 적어서 메일로 보냈었다. 


그런데 다음에 보내주신 원고에서, 

내용이 길어지면서, 글 주제가 바뀌고, 새로운 이야기가 추가되어 있었다. 



처음이자 마지막일 것 같은 글


코칭을 하다 보면, 처음 글에서 힘을 주는 걸 많이 보게 된다. 다들 이번 책이 처음이자 마지막일 것 같다는 생각에, 그동안 쓰고 싶던 모든 걸 쏟아붓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탈고를 할 때는 내용을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빼고 다듬는 것에만 집중해야 한다. 

그런데 내 생애 마지막 글이라는 생각을 가지면, 

심리적으로 조급해지고, 더 훌륭한 글을 쓰고 싶은 욕심이 생기고, 결국은 불필요한 내용임에도 계속 덧붙이게 된다.


이렇게 글에 힘을 주면 줄수록, 내용은 일관되지 않게 되고, 정돈되지 않는 글이 돼버린다. 탈고를 할수록 글이 정체성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책은 일생에 한 번 쓸까 말까 한 일이 아니다. 

누구나 글을 쓰고, 출판도 할 수 있고, 누구나 작가의 삶을 살 수 있다. 



그러니 "처음이자 마지막 글이니까, 내 혼신의 힘을 다해서 써야지!"라는 마음으로 손에 힘을 주고 쓰는 것이 아니라, "이번에는 이런 걸 썼으니, 다음에는 이런 걸 써볼까?"라는 마음으로 가볍게 글을 써야 한다. 




아무리 베스트셀러이고, 명필 가라고 해도 자신의 글이 아쉽고, 부족한 점이 보인다. 

그럴 때마다 완벽하게 만들기 위해 수정하는 것이 아닌, 

"이번 글은 이 정도로 만족하고, 다음 글에서 보완해야지"라는 마음을 가지고 편하게 글을 써야, 다양한 작품을 쓸 수 있다. 


내 글이 부족하고, 부끄럽고, 남에게 보일 수준이 안된다고 생각한다면, 

이번 기회에 욕심을 내려놓는 연습을 하는 건 어떨까? 


잘 쓰고 싶은 마음이 들 때마다, 잘 쓰고 싶다는 욕심을 내려놓으면서 글을 쓴다면,

지금보다 훨씬 편한 마음으로 글을 대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글의 부족한 점은 다음 글에서 보완하면 되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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