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해서"보다 "못해서"가 더 큰 원동력인 이유
2018년 새해 첫 결심으로 '꾸준히 운동하기'를 꼽았다. 이 결심은 매년, 매일 하고 있지만, 여전히 잘 지켜지지 않아서, 마음속에 결핍으로 자리 잡고 있다.
나는 이 결핍을 채우려고, 여러 운동을 시도해보고, 운동하는 방법을 바꿔 보기도 했다. 그래서 지금은 좋아하는 운동으로 수영을 말할 수 있게 되었다.
나는 수영을 좋아했지만 주변의 평가는 냉정했다. (지금도 냉정하다.) 기본적으로 운동 신경이 정말로 없고, 동작 이해가 느려서, 주변에서는 수영이 안 맞는 것 같다면서 포기하라고 수없이 말했었다. 그래서 강습받는 내내 스트레스이고, 수영 못하는 걸로 자존감이 확연히 떨어지기도 했었다. 그런데도 포기하지 않고 수영을 배운 이유는 딱 하나였다. 수영을 못 하니까 였다.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 관심이 생기는 이유는 "내가 몰라서", "내가 못해서"같은 "나의 결핍"일 때가 많다. '남의 떡이 커 보인다.'는 속담처럼, 이미 가진 것보다는 가지지 못한 것이 더 매력적으로 보이기 마련이다. 나도 운동을 못해서, 운동 잘하는 사람이 부럽고, 운동을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항상 마음속에 있다. 이런 나의 결핍으로 관심이 생기고, 도전하게 만든다.
이번 '사람책 박물관' 게스트인 선태유 작가님도 글을 못 쓴다는 결핍때문에 글을 쓰기 시작한 작가이다. 대학에서 보고서를 쓸 때, 글을 못 써서 교수님이 알아 보지 못 할 정도였다. 그래서 글 쓰기에 관심이 생겼고, 결핍이 채워지기 전까지는 관심은 사그라 들지 않았다. 촛불처럼 은은한 관심은 자신을 꾸준히 작가의 길로 이끌고 있는 것이다.
결핍으로 새로운 일을 할 때, 생각지도 못한 재능을 발견할 수도 있지만, 재능이 없는 자신에게 실망하기도 한다. 그래서 배우는 과정이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기도 하다.
배우는 과정에서 힘든 이유를 자세히 들여다 보면, 못해서가 아니리 사람에게 받는 상처 때문이다. 나는 수영 배울 때 가장 힘든 건, 강사의 타박과 주변 사람의 부정적인 말이었다.
강사는 여러 사람을 가르켜야 해서, 일부로 못하는 사람에게 모진 말을 하기도 한다. 이는 수업을 원활하게 하기 위함이라, 개인적인 감정이 없다는 건 알지만 그래도 상처 받는 건 어쩔 수가 없다.
친구나 가족은 가까워서 또는 상대방을 생각해서 모진 말을 한다. 그럼 재능을 떠나서 심리적으로 위축이 되어, 재량껏 할 수가 없어진다.
주변의 시선으로 하고 싶지만 포기할 때가 있다. 하지만 이는 정말 포기일까?
실제로 "못하는 사람"보다 "잘하는 사람"이 더 쉽게 포기한다. 처음부터 잘하면 흥미를 잃기 쉽고, 성취감을 느끼기가 어려울 수 있다. 그래서 포기한 뒤에는 미련을 갖지 않고 뒤돌아 선다.
반면에 못하는 사람은 가슴 깊숙이에 은은한 촛불처럼 "하고 싶다"는 마음이 계속 켜져있다. 잊지 못하고, 시간이 지나서 다시 시도하고, 그러다가 작은 보상은 받으면 크게 기뻐한다. 그 다음부터는 주변의 시선에서 벗어나, 하고 싶던 일을 즐겁게 꾸준히 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오랫동안 하나의 일을 즐기면서 하고 있는 사람은 결핍을 가지고 있던 사람이다.
1) 디스크가 있어서 운동을 시작하고 트레이너까지 된 사람.
2) 음치라서 노래를 꾸준히 연습하여 가수가 된 사람.
3) 글이나 그림을 못 그리지만, 재밌어서 작가가 된 사람.
이 외에도 우리 주변에는 못해서 오래했고, 그래서 전문가가 된 사람을 쉽게 볼 수 있다.
백종원, 소신밝힌 공로상 소감 "제일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합니다"
못하는 이유로 포기한 일이 있다면, 좋아하는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만약 좋아하는 일이라면, 미련이 남아서 1년 뒤 또는 10년 뒤에도 계속 생각이 날 테니까 말이다.
퇴직 후에 잊고 있던 꿈에 도전하는 어른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젊은 때는 가정을 부양해야 해서,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 꿈을 덮어 두었던 사람들이다.
어른이 되어서 새로운 도전은 힘들 수 있고, 젊을 때보다 배우는 것이 느릴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은 "못해서" 포기하지 않는다. "좋아하는 꿈"을 편하게 즐길 뿐이다.
주변의 시선 때문에, 자신이 못하기 때문에, "좋아하는 일"을 하지 않고 있다면, 그 일은 10년 뒤에 하고 있을 것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은 어떠한 이유에도 계속 하고 싶으니까 말이다.
10년의 시간을 줄이고 싶다면, 주변의 시선에서 벗어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결핍이라고 하고 싶고, 못해서 더욱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그건 정말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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