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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못소 Mar 13. 2018

소설가는 맞춤법 전문가가 아니다.

소설가와 교열자의 차이



소설가는 맞춤법 전문가가 아니다.



소설을 쓰다가 손이 멈출 때가 있다. 키보드를 의미 없이 탁탁탁- 두드리는 행동만 반복할 뿐, 더 이상 글이 써지지 않을 때가 있다. 


처음 소설을 쓰자고 마음을 먹었을 때,  노트북 앞에 앉아 무의미하게 키보드만 두드리는 행동을 매일 했었다. 머리 속에 아이디어는 많은데 막상 소설이 잘 써지지 않았었다. 그래서 '나는 왜 글 못 쓰는 소설가이지?'라는 생각이 들었고, [글 못 쓰는 소설가]라는 자전적 소설을 쓰게 된 계기이기도 했다. 


[글 못 쓰는 소설가]를 쓰는 내내, 내가 왜 소설을 못 쓰고 있는지 관찰을 했었다. 


왜 키보드만 두드리고 있지?
몇 줄 쓰다가 금방 막혀서 못 쓰는 이유가 뭐지?


며칠을 자신을 관찰하다 보니 몇 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중에 하나가 바로 "맞춤법 전문가"였다.




원고를 쓰고, 표지를 디자인하고, 책 한 권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소설가 = 맞춤법 전문가"라고 착각하기 쉽다. 그래서 소설을 쓰다가 멈칫할 때가 주로 맞춤법이 맞는지 확신이 없을 때이다. 단어 선택, 오탈자 검사, 외래어 표기는 없는지, 문법을 잘 지켰는지와 같은 전반적인 맞춤법 검사를 소설 쓰는 내내 작가 스스로 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전문 소설가"가 되고 싶은 마음이 강할수록 맞춤법 오류에 예민해지는데, 그 이유는 소설가는 단어도 많이 알고, 국어 문법도 잘 알아야 할 것 같은 착각이 무의식 깊이 스며있기 때문이다. 


이런 무의식이 깊이 자리 잡은 이유는 "소설가"의 직업을 "국어 선생님"이나 "교열자"와 혼동을 해서 일어나는 일이다. 

한번 가수를 떠올려보자. 

"노래 잘하는 가수"가 뮤지컬을 잘할까?
"노래 잘하는 가수"가 오페라를 잘 부를까?
"노래 잘하는 가수"가 성악을 잘 할까? 

뮤지컬, 오페라, 성악, 가수는 노래라는 공통점은 있지만, 그렇다고 같은 직업이라고 볼 수는 없다. 노래의 특성에 따라 발성하는 방법이 다르고, 필요한 근육이 달라서, 각 노래를 들었을 때 같은 노래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처럼 "이야기를 푸는 소설가"도 "국어 문법을 공부한 교열자" 또는 "학교 국어를 가르치는 국어 선생님"과 같은 직업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실제 책을 출판할 때도 소설가가 쓴 원고의 맞춤법을 확인하는 교열자가 따로 있다. 교열자의 손길로 맞춤법을 수정하고, 북 디자이너가 디자인 작업을 하고 책이 출판이 되는 것이다. 여러 사람의 손길을 거쳐서 소설책 한 권이 나오는데, 이 과정에서 소설가는 "이야기를 푸는 사람"이지 "맞춤법 전문가"가 아니다. 




소설 쓰면서 맞춤법이 틀릴까 봐 고민하고 있다면, 이런 고민은 멀리 던져 버려도 좋다. 소설가의 본질은 이야기꾼이다. 맞춤법 공부보다는 이야기를 어떻게 하면 맛깔나게 쓸 수 있을지 고민하는 걸 추천하다. 그것이 "소설가"의 일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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