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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못소 Apr 17. 2018

가르침의 역설

소설 원고 피드백을 받을 때 조심해야 할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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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쓰다만 소설은 소설이 아니다.

-> 글을 못 쓴다고, 자신을 학대하지 마세요.

-> 소설가는 맞춤법 전문가가 아니다.





저는 운동 치라서 운동 배울 때는 자신감이 별로 없습니다. 워낙 근육이 없고 몸에 대한 이해력도 낮아서, 강사님의 말을 따라 하면서도 잘 하고 있는지 확신이 없어서 옆사람 동작을 훔쳐보기 바쁩니다. 


지금 요가를 배우면서도 옆사람을 계속 살핍니다. 내 눈동자가 계속 다른 숙련자를 쫓자, 강사님이 


"다른 사람을 보지 말고, 자기 몸에 집중하세요. 자기 몸의 변화를 느끼려고 노력해보세요. 계속 다른 사람을 따라 하려고 하면,  그 몸은 내 몸도 아니고 다른 사람 몸도 아닌 이상한 몸이 됩니다."


운동에는 자신이 없고 강사님의 말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도 확신이 없어서, 계속 다른 사람 동작 쫓기에 바빴던 저는 '내가 왜 운동치 인지' 이제야 알았습니다. 지금까지 다양한 운동을 배우면서 내 몸에 집중하지 않고 다른 사람 행동을 쫓고만 있었던 겁니다. 그래서 운동을 배워도 몸의 변화에 둔감했고, 나에게 맞게 운동하는 방법도 몰라서, 계속 운동 치였던 겁니다. 






제가 운동 배울 때 계속 옆사람을 훔쳐보는 것처럼, 우리는 자신이 없을 때 끊임없이 다른 사람을 훔쳐보게 됩니다. 그리고 그 사람이 정답인 줄 알고 계속 따라 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먼저 경험한 선배의 입장에서는 더 많은 걸 알려주려고 하고, 자신의 기준에서 피드백을 해줍니다. 문제는 이때 가르침의 역설이 생깁니다. 


소설을 쓰다 보면, 누구나 자기만의 확고한 취향이 생깁니다. 저의 경우에는 어렵게 표현하는 걸 좋아하지 않고, 잘 읽히는 글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어려운 단어를 피하고, 이해하기 편한 단어를 고르려고 노력합니다.

그런데 저와 반대의 취향인 분도 많습니다. 문장을 읽을 때마다 충격을 주는 강렬한 문체를 선호하거나 단어마다 숨어 있는 메시지가 있는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Q. 만약에 취향이 다른 선배님을 만났다면, 소설가 지망생의 글은 어떻게 될까요?



대부분 가르치는 선배의 글을 따라 하게 됩니다. 소설가 지망생일 때는 내 글에 자신이 없어서, 선배의 가르침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누군가에게 피드백을 받을 때는 꼭 이 점을 조심해야 합니다.


가르침을 받았지만, 그 가르침 때문에 오히려 내 글의 정체성을 잃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이 점이 조심스러워 글못소 회원들의 원고 피드백을 할 때마다 꼭 덧붙이는 말이 있습니다. 위의 요가 선생님처럼 


- 다른 사람 글과 비교하지 마세요. 
- 내 피드백이 답이 아닙니다. 자신이 쓰고 싶은 대로 쓰세요.
- 지금 가장 잘 쓰고 있어요. 딱 회원님의 말투로 글을 쓰고 있거든요.


라고 말이죠. 


이미 자기 말투로 책을 여러 권 낸 회원이라면 더 깊이 피드백을 하지만, 소설을 쓴 지 처음일수록 피드백을 조심스럽게 합니다. 자칫 저도 모르게 내 스타일을 강요할 수도 있고, 회원도 자기 말투가 아닌 내 말투를 따라 하려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소설을 처음 쓸 때는 누구나 "내가 잘 쓰고 있는 게 맞나?"라는 불안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불안해서 안 보던 베스트셀러 책을 찾아보게 되고, 아무 생각 없이 읽던 타인의 글이 나보다 훨씬 잘 쓴 글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 불안감을 없애고 싶어서, 원고 피드백을 받는 건 괜찮습니다. 그런데 이 점을 잊지 마세요. 



가르치는 사람의 취향과 나의 취향은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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