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차 간호사인 권희선 작가님의 이야기
http://www.podbbang.com/ch/13898?e=22332841
나는 글을 쓰기 전에 백화점 판매원으로 일했었다. 서비스업을 하기 전에는 웃으면서 친절하게 응대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실제 판매원이 되어 일하다 보니, 친절하게 응대하는 것이 강제로 되는 게 아니었다.
서비스를 응대하는 내가 기분이 좋고, 컨디션이 좋으면,
자연스럽게 미소가 많아지고, 웃으면서 고객과 대화했다.
하지만 체력적으로 힘들고,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나도 모르게 무뚝뚝해지고, 매장에 들어 온 고객이 반갑지가 않았다.
그래서 매니저님은 각자 컨디션 잘 해야 한다고 강조했었다. 웃는 방법, 친절한 말투를 배우는 게 아니라, 항상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 그것이 서비스업에 가장 중요했다.
간호사라는 직업도 환자를 응대하는 서비스업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다.
환자 입장에서는 나이팅게일을 상상하면서, 간호사니까 친절하겠지라고 생각하지만,
간호사도 사람이라서 모든 사람에게 친절 할 수는 없다.
3교대라는 불규칙한 스케쥴.
체력을 보충하는 수면 시간이 불규칙적이고, 그러다 보면 피로가 쌓이고, 사소한 일에도 신경질적이게 된다.
그러다보니 친절한 간호사 보다는 불친절한 간호사를 대면하는 경우가 많다.
10년차 간호사인 권희선 작가님도 불친절한 간호사 중에 한 명이었다.
그녀는 불친절했고, 신경질적으로 환자에게 말했었다고 한다.
그랬던 그녀가 지금은 어떨까?
http://blog.naver.com/tkflvm/221041347132
현재 그녀는 휴무로 근무 안하는 날에도
"권 간호사 어디갔어?"
라며 환자들이 찾는 인기 간호사가 되었다.
환자가 아닌 작가로 만나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원래부터 친절한 간호가 인줄 알았다.
하지만 그녀는 1년 전만 해도 불친절했고, '아프다'라는 말을 가장 싫어했던 사람이었다.
그녀가 친절한 간호사가 된 건 글을 쓴 뒤 부터였다.
블로그에 글을 쓰다가, 에세이 책을 내고, 소설도 쓰는 작가의 삶을 살면서, 그녀의 일상은 바뀌었다.
권희선 작가는 배출하지 못한 스트레스를 글로 풀어냈다.
글을 쓰다 보면, 처음에는 불평으로 시작했던 글도 '그래도 이건 좋았어'처럼 긍정으로 끝이난다.
스트레스 요인이 주변이 아니라 나의 피곤함이 만든 허구라는 걸, 글로 쓰면서 깨닫기 때문이다.
그리고 환자를 보는 시선도 달라졌다. 환자를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이 아니라 "나에게 재미난 이야기를 주는 사람"으로 말이다. 그러니 환자와 대화하는 게 즐겁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을까?
권희선 작가처럼 글을 쓰는 것만으로 일상에 변화를 줄 수 있다.
나 역시 "글을 나만의 대나무 숲"으로 활용하면서, 마음이 많이 편해졌다.
아무에게도 못한 이야기를 눈치보지 않고, 마음껏 뱉어 낼 수 있는 공간인 나만의 대나무숲.
당신도 마음 깊은 속에 답답한 것이 있다면, 형식에 구애받지 말고 글로 한 번 적어 보았으면 좋겠다.
그럼 일상이 새롭게 느껴질 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