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라 모르겠다, 그냥 떠 있자

자유형 유감

by 루씰

숨 한번 돌리려다 자꾸 물을 마신다.

앞만 보고 나아가는 자유형은 여전히 서툴다.

그런데 이상하게 배영은 잘 된다.

등을 대고 힘을 빼면,

하늘이 열리고 숨이 깊어진다.

몸은 저절로 이쪽저쪽 흔들리며 나아간다.


돌이켜보면 내 삶도 그랬다.

늘 자유형처럼 버텨왔다.

계획을 세우고, 실패를 계산하고,

삐끗하지 않으려고, 늦을까 봐,

온몸에 힘을 꽉 채운 채 하루하루를 버텼다.


실수하면 안 되고,

관계에서 틈이 생기면 안 되고,

잠깐 돌아보는 법도, 옆을 보는 법도 잊은 채

앞만 바라보며 숨 막히도록 달렸다.


결국 숨이 차올랐다.

답답했고, 막막했고,

더 애써야 한다고 나를 다그쳤다.


그러다가 배영을 알았다.

뒤집혀 누우면 하늘이 보였고,

“에라 모르겠다, 그냥 떠 있자” 하며 힘을 뺐다.

그제야 숨이 쉬어지고, 오히려 더 앞으로 나아갔다.


살다 보면 계획이 무너지고,

붙잡던 관계가 흩어지고,

아무리 애써도 안 풀릴 때가 있다.

그럴 땐 자유형처럼 버티기보다,

배영처럼 누워 보는 게 낫더라.


떠내려가면 떠내려가는 대로,

조금 늦으면 늦는 대로.

거꾸로 가는 것 같아도 결국 앞으로 나아간다.

앞이 안 보여도, 하늘을 보며 숨 쉬면 괜찮다.


젊을 땐 불안해서 못 했다.

세상은 늘 “앞으로!”만 외쳤으니까.

하지만 이제는 안다.

가끔은 힘을 빼야 숨이 살고,

가끔은 물에 몸을 맡겨야 마음도 편해진다는 걸.


물 위에 몸을 맡기듯,

이제 내 삶도 흘러가게 두고 싶다.

그게 어쩌면 내가 찾은

진짜 자유형일지도 모른다.


오늘도 나는 물 위에 누워,

하늘 귀퉁이 구름 한 조각 바라본다.

그래, 끝내는 건 화려하지 않아도 돼.

조용히 고개 젖혀 하늘을 보는 순간처럼

그 평온이, 나에겐 가장 큰 자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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