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치않게 기분전환

소중한 일상

by 어니스트 정

지난 목요일, 아들이 B형 독감 확진을 받았다. 올해 1월 1일 A형 독감으로 고생했을 때는 타미플루 수액을 맞고 빠르게 회복되었기에, B형 독감은 더 가볍게 넘어갈 거라 안일하게 생각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타미플루 수액을 맞은 후에도 이틀 동안 열이 내리지 않았고, 해열제로 겨우 열은 잡혔지만 코감기와 기침이 너무 심해 아이가 많이 힘들어했다.


처방받은 약을 꾸준히 먹이고 있었지만 차도가 보이지 않아 오늘 다시 병원을 찾았다. 평소에는 밥도 잘 먹고 밖에서 뛰어놀기 바빴던 아이가 기운 없어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아팠다. 아이가 힘들어할수록 나도 예민해지고 긴장 상태가 지속되었다.


지쳐가는 나 자신을 위해 무언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침과 저녁에 10분씩 양치질을 하고, 퇴근 후에는 샤워를 하며 기분 전환을 시도했다. 이런 작은 일상 속 행동들이 내게 '나도 날 돌보고 있어!'라는 메시지를 전해주는 듯했다. 자녀 걱정으로 침울해지는 마음에 조용히 힘을 불어넣는 나만의 방식이었다.


오늘 아침, 엄마에게 전화가 왔다. "매주 월요일 아침에 전화하는데, 오늘은 연락이 없어 무슨 일 있는 줄 알고 걱정했다"라고 하셨다. 나는 깜빡했다고, 아무 일 없이 괜찮다고 답했다. 엄마는 금방 이해하시고 전화를 끊으셨지만, 문득 마음이 무거워졌다. 자녀를 걱정하는 부모의 마음만큼 나도 부모님을 생각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미안함이 밀려왔다.


삶은 때로 우리가 원치 않는 일들로 채워진다. 아이의 갑작스러운 병환처럼 예상치 못한 어려움이 찾아올 때마다 우리는 지치고 소진된다. 하지만 그럴 때일수록 자신을 돌보는 작은 습관들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10분의 양치질, 따뜻한 샤워와 같은 소소한 일상이 나를 지탱해 주는 힘이 된다.


또한 부모님께 드리는 정기적인 안부 전화 한 통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다시 한번 느꼈다. 자녀를 향한 부모님의 사랑에 비해 우리가 돌려드리는 마음은 너무나 작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작은 마음이라도 꾸준히 전하는 것이 효도의 시작이 아닐까 싶다.


아픈 아이를 간호하는 것도, 지친 나를 돌보는 것도, 부모님께 안부 전화 드리는 것도 모두 소중한 일상의 일부임을 기억하며 오늘 하루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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