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

뱀을 품다 – 나의 그림자와 마주한 순간

by 석은별

나는 어릴 때부터 마법을 꿈꿨다.
노력하지 않아도 무엇이든 이룰 수 있는 삶.
갖고 싶은 건 손에 들어오고, 하고 싶은 일은 고민 없이 결정하고, 타인의 허락이 아니라 내 욕망에 따라 살 수 있는 그런 마법 말이다.

그 마법이 내가 바라는 자유의 상징이라 믿었다.

하지만 지금 돌아보면, 그건 어쩌면 사기치고 싶은 나의 본성을 감추기 위해 만들어낸 동화였는지도 모른다.

나는 남보다 위에 서고 싶었다. 더 가진 사람을 위협하고, 덜 가진 사람을 깔보며,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는 절대적 존재가 되고 싶었다. 그런데도 겉으론 착하고 바른 사람인 척, 끊임없이 애써야 했다.

삶은 참 아이러니하다. 내가 숨기고 싶은 바로 그 본성을, 삶은 매번 낱낱이 들춰냈다. 그 본성은 뱀이었다. 혀를 날름거리며 사람을 속이고, 기회를 노리고, 조용히 목을 조여오는, 교활하고도 지독하게 생존력 있는 그림자의 형상.


그 뱀도 나야.
그 뱀이 나야.
그 뱀은 나야.
그 뱀... 나야.


나는 그 뱀이 싫었다. 징그럽고, 사악하고, 그 어떤 존재보다도 혐오스러웠다. 그래서 더더욱 지혜롭게 살아야 한다고 다짐했고, 나의 ‘착한’ 이미지 뒤로 뱀을 감춰두기 위해 애썼다.

하지만 부정하고, 감추고, 회피하는 사이 그 뱀은 더욱 커졌다.

나는 속였고, 빼앗았고, 또 속였고, 또 빼앗았다. 그러다 결국 나 자신에게 속았고, 많은 것을 잃었다.

토사물처럼 역겨운 감정에 휩싸이고 냄새나는 욕망이 들통날까 두려워하면서도 나는 그 뱀을 놓지 못했다. 왜냐하면... 그 뱀이 가진 능력이, 어쩌면 내가 가장 원하던 것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마법을 실행하는 마법사로 태어났지만, 결국 허리띠에 감긴 뱀에게 먹혀버렸다. 그리고 그 뱀 속엔... 내가 있었다.


이제는 그 뱀을 부정하지 않기로 했다. 그 뱀이 나를 잡아먹기 전에, 내가 먼저 그 뱀을 껴안기로 했다. 억압했던 욕망, 감추려 했던 허세, 감정의 조종자였던 내 그림자를 인정하고 품는 것으로부터, 내 진짜 마법이 시작될지도 모른다.


이젠 내가 그 뱀을 안을 거야.
내가 그 뱀을 먹을 거야.
내가 그 뱀을 키울 거야.
내가 그 뱀을 살아갈 거야.


그 뱀도 나다.
그 뱀은 바로...나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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