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는 에고
자다가 손끝이 저릿저릿하면서 피가 통하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러다 뇌졸중에 걸리는 건가 싶었다. 고모가 떠올랐다. 아침마다 손마디가 저리다는 고모는 결국 뇌졸중으로 오른쪽 편마비가 와서 30년을 장애인으로 살았던 사람이다.
나는 손끝이 저린데 왜 고모를 떠올린 걸까?
나를 겁주고 나를 괴롭히고자 하는 나.
내가 나를 괴롭히게 만드는 에고가 슬금슬금 고개를 내밀면서 나를 겁준다.
'너 고모처럼 불구될래? 장애인 될래?'
그 목소리는 내가 46살이 되는 해에도 나타나서 내 엄마가 죽은 것을 상기시키면서
'너 엄마도 이 나이에 죽었지? 너라고 안전할 것 같아?'라면서 나를 괴롭힌다.
나를 괴롭히는 나는 도대체 어디서 온 걸까? 나는 왜 그 아이를 키운 걸까?
나를 괴롭히는 나는 세상에서 주워들은 온갖 감언이설과 기준, 규칙, 율법, 도리라는 이유로 나의 행동 하나하나를 감시하고 간섭한다. 부지런해야 한다, 바로 살아야 한다, 겸손해야 한다, 공손해라, 예의 갖춰라, 쓸데없는 욕심 갖지 마라, 부지런히 살아라, 뭐든 제대로 해라, 똑바로 해라, 정확하게 해라,. 믿어라, 괴롭히지 마라. 용서해라, 사랑해라 등등의 메시지를 담아 내가 원치 않더라도
‘그렇게 해야지 네가 잘 된다.’라며 사사건건 개입한다.
현실에서 어떤 누구도 나에게 이런 말을 하지 않는다. 아니! 할 사람이 없다. 그런데도 나는 어느새 형체가 없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나를 괴롭혀 댄다.
그렇게 잠자는 와중에도 손끝이 저리니까
'것 봐라 운동해야지, 식단 조절해야지, 살을 빼야지, 체지방 줄여야지, 맨날 말로만 한다 한다 하고 안 하니까 손 끝 저린 거지? 그러다간 니 고모 꼴 난다.' 철저하게 내 탓을 한다. 아주 섬세하게 나를 탓한다. 나의 온갖 삶을 다 알고 있는 나는 매 순간을 나를 탓한다. 그러니 잠자는 와중에도 자유로울 수 없다.
이 목소리가 도대체 어디서 왔나.
왜 그렇게나 나를 괴롭히나....
앞으로 면밀히 파헤쳐 볼 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