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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이은의 리뷰닷 May 14. 2019

2_ 포털에 웃고 포털에 울고  

디지털 세상 딱 이만큼만 알아두자

1.2 포털


‘포털’(portal site)은 ‘웹 브라우저’로 접속하는 인터넷 페이지의 일종이다. 그리고 포털(portal)이라는 말 자체가 의미하는 것처럼 여러 가지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도록, 다른 말로 하면 ‘찾아갈 수 있도록 해 주는’ 관문 또는 입구가 된다.   


앞서 1.1에서 인터넷이라는 통로를 이미 살펴보았지만 이 글에서는 별도의 분량을 할애해 네이버와 다음이라는 양대 포털에 대해 설명하려고 한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의 콘텐츠 유통, 특히 뉴스 분야에서 포털이 굉장히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네이버나 다음 말고도 구글(google)이나 MSN(Microsoft Network)도 포털이 라고 할 수 있지 않나?’하고 궁금해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맞다. 검색창이 있고 검색을 통해서 여러 가지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구글이나 MSN 등도 포털이 맞다. 그러나 국내 생태계에서 커왔던 네이버나 다음이 ‘가두리 양식장’처럼 여러 콘텐츠를 포털이라는 테두리 안에 가둬두고 소비자가 그 안에서 머물도록 유도하는 반면 구글은 검색 자체에 집중한다는 면에서 차이가 있다. 


이번 절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눠지는데 1.2.1에서 인링크, 아웃링크의 차이를 알아보고 1.2.2에서는 메인, 스탠드, 채널, 검색 등으로 구분해볼 수 있는 포털의 기사 서비스 방식을 살펴본다. 마지막으로 1.2.3에서는 언론사와 포털이 콘텐츠 공급계약을 맺는 ‘제휴’를 다루려고 한다. 



1.2.1 인링크와 아웃링크


열쇠말 :  ‘인링크’, ‘아웃링크’, ‘트래픽’, ‘플랫폼’


포털에 대해서 설명하면서 갑자기 ‘링크’(link)라는 용어부터 앞세우는 이유가 뭘까? 링크는 인터넷의 핵심 원리인 동시에 포털이 지금처럼 초대형 회사로 존재할 수 있게 된 힘의 원천이기 때문이다. 


링크는 하이퍼링크(hyper-link)의 줄임말이다. 어려운 설명을 다 덜어내고 간단히 말하자면 컴퓨터에서 마우스 커서를 움직여서 클릭했을 때, 모바일에서 손가락 끝으로 누를 때 다른 인터넷 페이지로 이동하게 하는 ‘주소가 숨겨진 제목’을 말한다. 


이제 링크가 뭔지 봤으니 본론으로 가보자. ‘인링크’(in-link)는 뭐고 ‘아웃링크’(out-link)는 무엇일까? 아주 익숙한 우리의 평소 행동을 생각해보자. 어느 날 당신이 ‘모바일 웹’으로 네이버에 접속해서 어떤 기사 제목을 보고 손끝으로 눌렀다. 이 경우 곧바로 그 제목이 붙어있는 해당 기사 페이지로 이동한다. 그런데 이 기사가 어떤 언론사에서 제공한 것인지와 관계없이 이동한 페이지는 여전히 네이버 ‘안’에 위치하고 있다.  


[그림 1-5] 네이버 등 포털에서 기사를 클릭하면 네이버 ‘밖’으로 나가는 것이 아니라 네이버 ‘안’에 머문다.


이처럼 ‘인링크’는 사용자가 클릭했을 때, 특정 사이트(예를 들어 포털 사이트)의 ‘밖’으로 나가지 않고 그 사이트 ‘안’(in)에 그대로 체류하게 되는 링크를 말한다.


[그림 1-6] PC 웹 포털 검색 화면에서 기사 제목을 누르면 포털에 머물지 않고 해당 언론사 홈페이지로 간다.


검색을 하는 경우는 좀 다를까? 직접 한 번 해보자. ‘PC 웹’으로 포털 다음에 접속해 검색창에서 “가습기 살균제”라는 키워드를 넣고 검색하라. 여러 개의 기사 목록이 나오고 그중 하나를 선택하면 포털 다음 사이트를 벗어나 그 기사를 작성한 언론사의 홈페이지로 옮겨가게 된다. 


이걸 ‘아웃링크’라고 부른다. 즉 사용자가 클릭했을 때, 특정 사이트(포털 사이트)의 ‘안’(in)에 체류하지 않고 그 사이트를 벗어나 ‘밖’(out)의 다른 사이트로 연결되는 링크라는 뜻이다. 


‘인링크’든 ‘아웃링크’든 기사를 읽을 수 있으면 그만이지 그런 구분이 왜 필요하냐’고 반문하고 싶은 사람이 있을 거다. 그런데 이 차이는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A 언론사의 기사를 20,000번을 읽었고, 체류시간은 200분이라고 해보자. 만약 포털에 머물며 읽은(‘인링크’) 경우라면 A 언론사가 아니라 포털의 성적이 높아진다. ’PV’가 20,000만큼, 체류시간은 200분만큼 플러스가 되는 것이다. 반대로 ‘아웃링크’라면 포털이 아니라 A 언론사의 성적이 높아진다. 


우리의 목표가 전문가가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단순화해서 설명하긴 했지만, 사실 ‘체류시간’은 좀 더 복잡한 개념으로 쓰인다. 분석도구로 널리 쓰이는 구글 애널리틱스 기준으로 보면 ‘세션’(session)이라는 개념을 먼저 이해해야 하고 이를 바탕으로 ‘평균 세션 시간’, ‘이탈률’, ‘종료율’ 등의 개념이 뒤따라온다. 


인터넷 세계에서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찾아오는지, 얼마나 오래 머무는지가  중요한 평가기준이다. 이걸 뭉뚱그려 ‘트래픽’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이게 곧 영향력이다. 또 나중에 살펴보겠지만 수익과도 직결된다. (우리나라에서 '인링크'와 '아웃링크'의 구도가 왜 지금처럼 형성되었는지는 <바보야, 문제는 포털이야!>에서 자세하게 다뤘다.)


상습 정체구간에는 광고판이 세워져 있기 마련이다


교통정체를 ‘트래픽 잼’(traffic jam)이라고 하는데, 상습적으로 정체를 빚는 도로를 유심히 살펴보면 광고판이 많다. 또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광장이나 역 대합실에는 꼭 광고판이 서있다. 인터넷 세상도 마찬가지다. 인터넷 공간에 광고를 내려는 기업 입장에서 보면 사람들이 더 많이 찾아오고 머무는 인터넷 사이트에 광고를 붙이고 싶은 건 당연하다. 


그렇기 때문에 ‘콘텐츠를 직접 생산’하는 언론사와 ‘통로 역할’을 하는 ‘플랫폼’ 사업자(포털이나 소셜미디어 등) 사이에 그동안 계속 신경전과 힘겨루기가 벌어져왔다. 바로 이 ‘인링크’와 ‘아웃링크’의 다툼이다. 


말이 나왔으니 ‘플랫폼’을 다시 한번 설명하고 가자. ‘플랫폼’은 ‘콘텐츠’의 상대적인 개념으로 많이 쓰인다. 즉 ‘콘텐츠’가 기사, 만화, 소설, 음악, 영화 등 어떤 인터넷 사이트를 채우는 내용물을 말한다면 ‘플랫폼’은 그 ‘콘텐츠’를 담아 유통하는 통로를 말한다. (사전적 의미는 신경 쓰지 말자. 봐도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다.) 9) 


그렇다면 다음과 같이 말해볼 수 있다. “한국에서 뉴스가 가장 많이 유통되는 ‘플랫폼’은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이다. 반면 동영상이 가장 많이 유통되는 ‘플랫폼’은 유튜브이다.”


여기까지 설명을 듣고도 아직 감이 덜 오는 사람들을 위해 비유를 들어 설명을 하겠다. 



어떤 화가가 그림을 그렸다. 그리고 입장료로 수입을 올릴 생각으로 멋진 전시공간을 만들어 그 원본 그림을 걸어놓았다. 그런데 생각했던 것보다 사람들이 덜 찾아오자 유통업자와 계약을 맺고 복사본을 만드는 걸 허락했다. 그런데 유통업자가 별도의 전시공간을 차려놓고 그런 복사본들을 대량으로 진열하자 사람들은 더 이상 화가의 전시공간으로 찾아올 이유가 없어졌다. 


눈치를 챘겠지만, 이 비유에서 화가는 언론사이고 그림은 기사이고 유통업자의 전시공간은 포털사이트이다. 




1.2.2 메인, 스탠드, 채널, 검색


열쇠말 : ‘포털 메인’, ‘뉴스 스탠드’, ‘채널, ‘검색’, ‘실검’, ‘알고리즘’, ‘제휴’


이번에 살펴볼 내용은 포털(네이버, 다음 등)이 언론사의 기사를 어떤 방법으로 독자들에게 보여주고 있는지 이다. 다시 말해 ‘메인’, ‘스탠드’, ‘채널’, ‘검색’은 모두 포털이 기사를 보여주는 방식들이다. ‘기사를 보면 그만이지 그 방식이 뭐가 중요할까?’라고 생각할 독자들이 있겠지만, 정말 중요하다! 


앞서 ‘인링크’와 ‘아웃링크’를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고 얘기했었는데 이 개념을 적용해서 먼저 살짝 앞서 가보자면 ‘메인’에 노출된 기사는 포털 안에 머무는 ‘인링크 방식’, ‘스탠드’에 노출되는 기사는 언론사 홈페이지로 이동하는 ‘아웃링크’ 방식, 그리고 ‘검색’은 모바일 웹의 경우 ‘인링크’, PC 웹의 경우 ‘아웃링크’로 처리된다. 딱 여기까지 들어도 뭔가 중요한 사연이 숨어있을 것 같지 않은가? 


잠깐 역사를 보자면 언론사의 기사를 ‘아웃링크’가 아닌 ‘인링크’로 처음 가져오기 시작한 건 야후코리아였다(1998년). 곧이어 다음(카카오)이 도입했고, 네이버는 가장 늦은 2000년에 ‘인링크’ 방식의 뉴스 서비스를 시작했다. 



포털 메인 


우리나라의 독자들은 대부분 ‘포털’을 통해 언론사의 기사를 접한다. 또 기사 콘텐츠는 가장 업데이트가 빠른 콘텐츠이기도 하다. 그래서 네이버나 다음 모두 ‘모바일 웹’ 첫 화면, 그것도  가장 좋은 자리(‘메인’)에 기사를 배치해왔다. 네이버는 좀 달라졌다. 네이버는 ‘모바일 첫 화면에서 언론사 기사를 빼겠다.’고 공언했고 2019년 4월 3일부터 ‘모바일 웹’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반영했다. 이와 관련해서는 '네이버 메인 실종사건'에서 따로 다뤘기 때문에 여기서는 자세한 설명을 생략한다.  


메인은 독자들이 처음 포털을 열었을 때 만나게 되는 기사 목록인 만큼 주목도가 매우 높다. 그래서 특정 기사가 ‘메인’에 올라간다는 것은 그 기사를 사람들이 볼 확률이 매우 높아진다는 뜻이 된다. 실제로 이 ‘메인’에 올라가는 기사의 ‘PV’는 아무리 적어도 만 단위가 넘고, 수백만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잠깐! 여기에서 두 가지 중요한 문제가 발생한다. ⓵ 포털은 어떤 기준으로 ‘메인’에 배치할 기사를 고를까? ⓶ 이 ‘메인’에 배치되는 기사는 ‘PV’가 매우 높게 나올 수밖에 없는데 누구를 이롭게 할까? 


[그림 1-7] 네이버의 메인에 올라가는 기사와 관련해 그동안 여러 차례 시비가 있어왔다.


이미 눈치를 채셨겠지만, ⓵ 그러니까, 포털 ‘메인’에 기사를 올리는 선정기준 때문에 그동안 끊임없이 정치적인 문제가 발생했다. 네이버는 이 메인에 오를 기사를 ‘수동’으로 배치하고 있었는데 이것 자체가 언론사 고유의 ‘편집행위’에 해당된다며 공격을 받기도 했다.  


⓶와 관련해서는 기사를 생산한 언론사들이 끊임없이 포털에 문제를 제기했다. 아까 비유적으로 설명했던 것처럼 기사는 언론사에서 만든 콘텐츠인데, 왜 포털은 콘텐츠를 스스로 생산하지도 않으면서 언론사의 콘텐츠로 ‘트래픽’을 가져가고 성적을 높이느냐는 문제제기였다. 네이버와 다음, 양대 포털 모두 이 두 문제로 골치를 썩었다. 


그런데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은 조금 달랐다. 시장에서 영향력이 네이버보다는 적은 다음은 ‘메인에 올라갈 기사를 사람이 뽑는 게 아니라 인공지능(알고리즘) 이 뽑는다. 그러니까 편파적일 수가 없다.’는 식으로 피해 갔다. 네이버는 ‘PC 웹’에서 문제가 되었을 때는 ‘스탠드’를 도입하고, ‘모바일 웹’에서 문제가 되자 ‘채널’로 달아났다.  

다음(카카오)은 기사 추천 인공지능 시스템 ‘루빅스(RUBICS)’를 대대적으로 광고했다.  루빅스와 관련해서 더 자세히 알아보고 싶은 사람은 '비인간 행위자와 필터 버블'을 읽어보면 좋다. 



네이버의 '뉴스스탠드'


네이버가 받은 압력은 다음보다 상대적으로 더 컸다. 그리고 이 압력은 진작부터, ‘모바일 웹’ 시대에 진입하기 이전부터 있어왔다. 그러니까 ‘PC 웹’ 시대에서부터 ‘너희가 뭔데 편집권이 있는 것처럼 행동하느냐’, ‘왜 언론사가 만든 콘텐츠로 너희만 배를 불리느냐’는 등의 비판이 있어왔던 것이다. 이 시절 네이버가 탈출구로 이용했던 것이 바로 ‘네이버 뉴스 스탠드’였다.  


네이버의 ‘뉴스 스탠드’는 ‘PC 웹’으로 ‘포털’ 네이버의 첫 화면에 들어갔을 때 가장 상단에서 보게 되는 각 언론사의 ‘기사 묶음’을 말한다. 여기서 눈에 띄는 점은 두 가지다. 


[그림 1-8] PC 웹에서 포털사이트인 네이버를 실행하면 가장 첫 화면 중앙에 ‘뉴스 스탠드’가 노출된다.

 

먼저 네이버 뉴스스탠드는 지하철이나 버스 정류장 근처에서 보는 신문 매대(뉴스 스탠드)처럼 사용자가 ‘구독’한 언론사들의 기사가 번갈아가며 노출된다는 점. 그리고 이 특정 언론사의 기사 리스트는 네이버가 편집한 것이 아니라 각 언론사가 자체 편집한 것이다.


두 번째, ‘PC 웹’의 첫 화면, 가장 좋은 자리에 나오는 기사 목록임에도 불구하고, 그 제목을 클릭하면 네이버 ‘안’으로 이동하는 게 아니라(인링크), 네이버 ‘밖’으로 이동해 해당 언론사의 홈페이지로 연결된다(아웃링크).


바로 앞 포털 메인에서 설명했던 것을 떠올려보자. 그때 포털 메인 기사와 관련해 두 가지 문제제기가 있을 수 있다고 언급했었다. ⓵ 포털은 어떤 기준으로 뽑아낸 기사를 ‘메인’에 배치할 것인가? ⓶이 ‘메인’에 배치되는 기사의 ‘PV’는 누구를 이롭게 할 것인가?


즉 ‘뉴스 스탠드’는 ⓵과 관련해서 편집을 각 언론사에게 맡기고, ⓶와 관련해서는 링크를 ‘인링크’가 아니라 ‘아웃링크’로 배치해 ‘PV’를 자신의 성적을 올리는데 쓰는 것이 아니라, 각 언론사에게 돌려주는 해법을 제시한 것이다. 오! 박수를 쳐야 하나? 


공교롭게도 ‘PC 웹’에서 뉴스스탠드가 도입될 무렵은 13) 공교롭게도 뉴스 콘텐츠 유통 통로로서의 ’PC 웹’이 왕좌를 ‘모바일 웹’에 넘겨주고 급속하게 위축되기 시작한 뒤였다. 우리가 살펴봤던 [그림 1-2]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를테면 소를 잃고 난 후에 외양간이 생긴 셈이다. 



네이버 뉴스 채널 


[그림 1-9] 네이버 첫 화면의 ‘메인’과 ‘채널’

네이버의 ‘채널’은 ‘PC 웹’이 아니라 ‘모바일 웹’에서 ‘포털’ 네이버의 첫 화면에 들어갔을 때 보게 되는 각 언론사의 ‘기사 묶음’을 말한다. 사용자가 구독을 하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다. 지상파 TV 안에 6번, 9번, 11번 등의 채널이 있듯이 네이버라는 포털 안에(네이버는 플랫폼 회사다.) 각 언론사의 채널이 존재하는 방식이다. 


‘모바일 웹’의 ‘채널’은 ‘PC 웹’의 ‘뉴스 스탠드’처럼 주요 뉴스에 들어갈 6개의 기사를 각 언론사가 골라 뽑는다. 다시 말해 편집권을 갖는다는 점에서 PC 웹의 뉴스 스탠드와 채널은 같다. 또 사용자가 자기가 볼 언론사들을 선택한다(구독한다)는 점도 동일하다.


그러나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 ‘채널’에 위치한 기사를 클릭했을 때 각 언론사로 옮겨가지(‘아웃링크’) 않고, 네이버 내부에 머문다(‘인링크’). 즉 ‘PV’가 각 언론사가 아닌 네이버에 쌓이는 구조다. 아까 살펴본 대로 ‘뉴스 스탠드’가 ‘PC 웹’ 시절 네이버의 탈출구 역할을 했다면, ‘채널’은 ‘모바일 웹’ 시대에 비판에서 벗어나기 위한 네이버의 출구라는 뜻이다. 


관련 글 : '네이버 메인 실종사건' 추적기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언론사들은 네이버가 ‘뉴스 스탠드’ 해법과는 다르게 ‘채널’에서는 ‘아웃링크’가 아니라 ‘인링크’를 적용해 ‘PV’를 자기 성적으로 가져가고 있는데 왜 그냥 놓아두는 것일까? 


단답형으로 말하자면 뉴스 유통 플랫폼으로서의 네이버의 강한 영향력, 그리고 네이버가 제공하는 적지 않은 돈 때문이다. 이 문제는 추후에 ‘제휴’를 설명하면서 다시 다루겠다.



검색 


검색은 포털 고유의 기능이자 가장 오래된 언론사와의 ‘제휴’ 형태이기도 하다. 그래서 포털을 통해 검색을 하면 가장 많은 언론사 기사를 볼 수 있다. ‘잠깐만, 가장 많은 언론사 기사를 볼 수 있다고? 그게 무슨 뜻이지?’ 이런 질문을 던졌다면 꽤 눈썰미가 있는 사람이다.  


우리가 포털의 ‘메인’이나 ‘채널’에서는 본 적이 없는 수많은 언론사들이 있고, 이 언론사들은 포털사이트 ‘검색’을 통해서만 독자들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이렇게 포털에서 ‘검색’이 되다가도 이른바 ‘어뷰징’(abusing) 같은 부정행위를 했다는 사실이 적발되면 당장 검색에서도 제외되는 운명을 맞게 된다. 이때 기준을 세우고 심판 역할을 하는 곳이 ‘제휴평가위원회’라는 곳인데, 이 내용은 나중에 다루기로 하자.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검색을 했을 때 나타나는 기사 리스트의 제목을 클릭하게 되면 ‘인링크’가 아니라 ‘아웃링크’로 연결된다. 즉, 포털 안에서 기사를 읽는 것이 아니라 해당 언론사의 홈페이지로 가서 기사를 읽게 된다. 물론 ‘PC 웹’에서만 그렇다.  


이게 왜 중요한지는 앞서 ‘1.2.1 인링크와 아웃링크’에서 이미 다뤘기 때문에 여기서는 반복하지 않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따로 ‘검색’이라는 키워드를 별도로 배치해 설명하는 것은 그만큼 할 얘기가 많기 때문이다. 이미 예상했던 사람도 있겠지만. 사실 힌트는 앞에 이미 나왔다. 



먼저, ‘많은 언론사는 이 포털의 검색을 통해서만 독자들을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이 매우 중요하다. 즉 ‘검색’이라는 서비스는 검색 결과의 상단에 나타나 독자들에게 선택되기를 바라는 언론사들의 혈투가 벌어지는 공간이다. 어뷰징이 일어났던 곳이고( 어뷰징과 관련해서는 슬로우 뉴스의 기획 '어뷰징 필드'를 읽어보라), <네이버 검색 1위 만들기>라는 책이 나올 정도로 기사뿐만 아니라 디지털 콘텐츠의 무한 경쟁이 매일매일 펼쳐지는 공간이다.  


두 번째, ‘PC 웹’에서 ‘검색’을 통해 목록으로 나타나는 경우 ‘아웃링크’로 연결된다. 포털이 아니라 개별 언론사 홈페이지 성적이 올라간다는 뜻이다. 다시 다루겠지만, 홈페이지에 광고를 많이 붙인 언론사 입장에서 보면 성적이 올라간다는 건 돈을 번다는 것과 같은 뜻이다. 


이런 특성 때문에 일부 언론사들은 기를 쓰고 ‘검색’ 목록의 상위를 차지하려고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한다. 이에 대응하는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은 ‘알고리즘’을 새롭게 설계해 부정한 시도를 차단하기 위해 노력한다. ‘검색’은 창과 방패의 대결이 벌어지는 공간이기도 하다. 


드디어 ‘알고리즘’이라는 말이 나왔다. 수없이 많이 들어봤는데 그 뜻이 뭔지는 알 듯 말 듯 한 용어이다. 짚어보고 넘어가자. 


‘알고리즘’은 사전적으로 “수학과 컴퓨터 과학, 언어학 또는 관련 분야에서 어떠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해진 일련의 절차나 방법을 공식화한 형태로 표현한 것”을 말한다. 


그런데 이런 사전적인 정의는 싹 잊어버리자. 대신 그냥 ‘줄 세우는 공식’이라고 머릿속에 정리해서 넣어두자. 


알고리즘 = 줄 세우는 공식 


즉 ‘네이버가 알고리즘을 변경하기로 했다.’는 말은 ‘네이버가 줄 세우는 공식을 바꾸기로 했다.’고 이해하면 된다. 예를 들어 원래는 네이버가 ‘키가 큰 순으로 줄을 세우겠다.’고 했었는데, 자꾸만 키가 크지 않은데 하이힐을 신고 와서 자기가 키가 크다고 우기는 사람이 많아지자 ‘키가 크고 몸무게가 무거운 순으로 줄을 세우겠다.’고 기준을 바꾼다는 식인 것이다.  


옆길로 잠깐 새자면 글로벌 IT 공룡인 페이스북의 경우, 어떤 콘텐츠가 먼저 보이게 할 것인지 알고리즘을 여러 번 바꿨다. 단순히 ‘플랫폼’의 알고리즘 변화일 뿐인데 이런 변화 때문에 몇몇 잘 나가던 인터넷 기반의 언론사가 매출이 급격이 줄어 망한 사례가 생기기도 했다.    


‘검색’에 대해 정리해 보자. ‘검색’은 검색창에 특정 키워드를 넣고 검색을 하면 나오는 기사들의 리스트를 말한다. ‘포털 메인’이나 ‘뉴스 스탠드’, ‘채널’ 등과 마찬가지로 독자들이 기사를 만나는 아주 중요한 공간이다. 


[조각 글] 구글이 흥한 이유, 야후가 사라진 이유, 네이버가 성공한 이유 

포털로 먼저 성공한 곳은 야후였다. 그러나 야후는 검색보다 이미 잘 알려진 웹사이트들을 잘 정리해서 보여주는 서비스에 집중했다. 반면 구글은 더 늦게 시장에 발을 들여놓긴 했지만 효과적인 검색 기법을 장착하고 검색에 광고를 연결해 넘볼 수 없는 최강자로 우뚝 섰다. 검색과 관련한 국내 포털의 역사도 마찬가지다. 춘추전국시대를 지나 가장 강력하고 효율적인 검색 성능을 보인 포털은 엠파스였다. 네이버의 검색 기능은 처음에 그리 주목받지 못했다. 그런데 네이버는 ‘지식인 검색’이라는 새로운 상품을 개발했다. 어떻게 보면 검색 기능이 약하다는 점을 보완하는 전략이었는데 사용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이 일어났다. ‘네이버에게 물어봐’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내면서 오늘날의 네이버를 만든 힘이었다.


 

| 핵심 키워드 정리 |

‘인링크’ : 사용자가 클릭했을 때, 특정 사이트(포털 사이트)의 ‘밖’으로 나가지 않고 그 사이트 ‘안’(in)에 그대로 체류하게 되는 링크.  

아웃링크’ : 사용자가 클릭했을 때, 특정 사이트(포털 사이트)의 ‘안’(in)에 체류하지 않고 그 사이트를 벗어나 ‘밖’(out)의 다른 사이트로 연결되는 링크.

‘트래픽’ : 특정 사이트에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찾아오는지, 얼마나 오래 머무는지를 뭉뚱그려 표현하는 말. 

‘플랫폼’ : ‘콘텐츠’의 상대적인 개념으로 주로 쓰인다. ‘콘텐츠’가 기사, 만화, 소설, 음악, 영화 등 어떤 인터넷 사이트를 채우는 내용물을 말한다면 ‘플랫폼’은 그 ‘콘텐츠’를 담아 유통하는 통로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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