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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이은의 리뷰닷 May 12. 2019

1_ PC웹·모바일웹 그리고 앱

디지털 세상 딱 이만큼만 알아두자

글을 시작하면서


디지털 세상에는 고수가 많다. 정말 많다. 분야도 정말 넓다. 그래서 내가 이쪽 분야에 처음 발을 들여놓았을때 느꼈던 그 막막했던 심정은 이루 말 할 수가 없다. 용기를 내서 사람들을 만나고 열심히 이야기를 들었다. 눈총을 받기도 했다. 질문이 2시간 이상 이어지자 '도대체 뭘 하는 사람이냐?'고 화를 낸 사람도 있었다. 지금 다시 하라면 못 할 것 같다. 이런 저런 사정으로 3년 넘게 이 분야 일에 관여하고 있다. 여전히 스스로를 '전문가'라 칭하기는 어렵지만, 그런 좌충우돌의 시간을 거쳐 희미하나마 디지털세상의 전체적인 윤곽 정도는 그려볼 수 있는 정도가 됐다. 


이 글을 시작하려고 할 때 생각이 많았다. '과연 이런 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을까?'는 것이 가장 큰 고민이었다. 과거의 내가 이런 글을 만났다면 뛸듯이 기뻐했겠지만 말이다. 내가 쓰려는 글이 전문적인 지식을 필요로하는 사람들에게는 너무 얕고, 이 분야에 문외한인 사람이 보기에는 너무 어려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또 하나, 디지털 세상의 흐름은 너무 빨라서 뭔가 기록해 놓으면 곧 '구문(舊文)'이 되어버리고 만다는 문제도 있다.  


그러나 이런 수준이라도 '초보'들을 위한 길잡이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특히 지금처럼 미디어가 크게 요동치는 시기에는 미디어 업계 종사자들 뿐만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필요한 지식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디지털 세상에서 어떻게 콘텐츠가 생산되고 유통되는지 그 속 사정을 알아야 왜 그렇게 언론사가 많은지, '어뷰징 기사'는 왜 쏟아지는지, 기자 이름만 다르고 내용은 한 글자도 다르지 않은 이른바 '보도자료 기사'는 왜 생산되는지 등도 알 수 있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이 글을 '학술적인 방식'으로 쓰지 않았다. 때로는 ‘외계어’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수상한 용어들이 넘쳐나는 디지털 세계를 탐험하기 위한 일종의 ‘생존 지침서’를 만든다는 마음으로 썼다. 따라서 쉽고 장황하지 않게 풀어갈 것이다. 만약 각 단락의 처음에 제시되는 열쇠말들을 이미 충분히 이해한다고 생각된다면 과감하게 다음 장으로 넘어갈 것을 권한다. 




1.0 디지털 미디어 플랫폼 


1.1 인터넷


일단 첫 제목 부터가 어렵다고? 제목에 쓰인 ‘플랫폼’(platform)은 쉽게 ‘통로’ 정도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 


이 통로는 아마 여러분이 매일 만나는 ‘익숙한 길’일 것이다. 그런데 내가 아침마다 그 길을 걸어 출근을 한다는 것과 내가 그 길에서 전단을 돌리려면 어느 지점에서 돌려야 가장 효율적인지 아는 것은 전혀 다르다. 후자의 경우 누가 얼마나 그리고 어떻게 그 길을 이용하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 그럼 먼저 이번 장에서 다뤄볼 키워드들을 먼저 던져보겠다. 


열쇠말 : ‘PC웹’, ‘모바일 웹’, ‘앱’, ‘콘텐츠’, ‘웹 브라우저’, ‘PV’


갈 길이 멀기 때문에 인터넷 자체에 대한 설명은 생략하자. 우리가 살펴볼 디지털 미디어 세계에서는 그 인터넷을 편의상 몇 가지로 구분하고 통계를 낸다. ‘PC 웹(PC Web)’, ‘모바일 웹(Mobile Web)’, ‘앱(App, application)’이라는 구분이다.


먼저 ‘PC 웹’은 사무실에 놓여있는 퍼스널 컴퓨터(PC)나 노트북을 통해서 텍스트 뉴스나 동영상 등 ‘콘텐츠’를 접하게 되는 통로를 말한다. 이때 사용하는 소프트웨어를 ‘웹 브라우저’(web browser)라고 한다. 


여기서 속으로 ‘웹 브라우저가 뭐지?’ 하고 생각하는 사람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웹 브라우저는 인터넷에 접속할 때 쓰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웹 브라우저’는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인터넷 익스플로러’와 구글이 배포하는 ‘크롬’이다. 


웹브라우저에는 크롬, 익스플로러 외에도 애플이 만든 사파리(safari)와 파이어폭스(firefox), 오페라(Opera) 등등의 브라우저가 있다. 국내 회사 가운데는 네이버가 ‘웨일’(whale)을 이라는 이름의 자체 브라우저를 만들었고 삼성도 자체 브라우저를 만들었는데 그 이름이 ‘삼성 인터넷 브라우저’이다. 인터넷이 등장했던 초기 가장 유명했던 웹브라우저는 ‘넷스케이프’(Netscape)였는데 이제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컴퓨터로 인터넷에 접속하는 ‘PC 웹’에 대비되는 개념이 ‘모바일 웹’이다. 그러니까 ‘모바일 웹’은 우리가 매일 가지고 다니는 휴대폰을 통해 인터넷에 접속하는 것을 말한다. 이 경우에도 역시 웹 브라우저가 사용된다. 당장 휴대폰을 꺼내서 바탕화면을 살펴보시라. ‘인터넷’이라는 글씨가 나온 아이콘이 있다면 바로 이게 웹 브라우저이다.  


휴대폰 ‘웹 브라우저’의 경우 휴대폰을 어디서 만든 것이냐에 따라 사용하는 ‘웹 브라우저’가 달라진다. 제조사가 삼성일 경우, 삼성이 처음부터 깔아놓은 삼성 브라우저를 쓰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아이폰을 쓰는 경우에는 사파리를 기본으로 이용하게 된다.   


그럼 이제 예를 들어 설명해보자. 여러분이 네이버나 다음(카카오) 등 포털에 접속해서 뉴스를 보는 상황을 가정해보자. 경로는 두 가지가 될 수 있다. 만약 사무실에서 PC로 접속했다면 ‘PC 웹’이라는 통로를 이용한 것이다. 


[그림1-1] PC 웹과 모바일 웹으로 포털 다음을 접속했을 때 나타나는 화면


만약 휴대폰의 인터넷 아이콘을 눌러 주소를 입력하거나 이미 저장해놓은 즐겨찾기를 눌러 포털에 접속했다면 접근 경로가 ’모바일 웹’이 되는 것이다.     


그럼 또 ‘앱’은 뭘까? 분명히 인터넷은 인터넷인데 이를테면 ‘제 3의 경로’가 있다. ‘PC 웹’과 ‘모바일 웹’은 둘 다 ‘웹 브라우저’를 통해 콘텐츠에 접근하는 경로를 말한다. 그런데 ‘앱’은 브라우저를 통하지 않고 네이버나 다음(카카오)같은 포털, 각 언론사에서 자체적으로 만들어놓은 앱(어플리케이션)을 통해서 콘텐츠에 접근하는 경로를 말한다.


네이버와 다음의 앱(어플리케이션) 아이콘


독자들에게 뉴스 콘텐츠를 전달하는 네이버나 다음(카카오) 등 포털, 각 언론사의 입장에서 이 제 3의 길인 ‘앱’이 중요한 이유가 있다. ‘앱’을 사용한다는 것은 그만큼 충성도가 높은 사용자라는 뜻이고, 대부분 로그인(log in)한 상태에서 콘텐츠를 소비한다.  


이건 두 가지 측면에서 장점이 있는데 첫 번째, 한 번 들어온 사용자가 어떤 걸 좋아하고 열심히 보는지 정보를 계속 쌓을 수 있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그런 정보를 바탕으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건 백화점이나 대형마트가 포인트 카드를 만들어서 고객들이 어떤 물건을 사는지 정보를 쌓는 것과 동일한 전략이다.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다시 정리를 해보자. 포털 네이버를 통해 뉴스를 보는 경우 경로는 세 가지가 있다. ① PC에서 인터넷 브라우저를 실행시켜 네이버에 접속하는 방법 ② 휴대폰에서 인터넷 아이콘을 눌러 네이버에 접속하는 방법 ③ 휴대폰의 네이버 앱을 실행하는 방법. 여러분은 어떤 경로를 주로 이용하시는가? 


각종 조사를 통해 나타난 사실은 ① PC를 통한 뉴스 콘텐츠 유통은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고 ② 모바일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③ 앱을 통한 경로는 포털이냐 아니면 각 언론사냐 등 앱을 누가 만든 것이냐에 따라서 크게 차이가 난다. 


아마 지금쯤 ‘도대체 그 경로가 왜 그렇게 중요한가?’ 묻고 싶은 분이 계실 거다. 그런데 정말 중요하다! 아래 그림을 보자. 언론진흥재단이 매년 내놓는 언론수용자의식조사 보고서의 한 부분이다. 


[그림 1-2] 2018 언론수용자의식조사보고서 32페이지에 나오는 그래프 


그래프를 보면 노란색 실선은 하늘을 향하고 있는 반면 옅은 보라색 실선은 거의 비슷한 기울기로 추락한다. 같은 인터넷이지만 ‘PC 웹’을 통한 접근은 크게 떨어지고 있고 ‘모바일 웹’을 통한 접근은 급상승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렇다! 접근 경로를 구분하고 그 구분한 경로별로 통계를 알아야만 전략을 세울 수 있다.


여기서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생긴다. 이 표에는 ‘PC 웹’과 ‘모바일 웹’을 구분해놓은 반면 ‘앱’은 왜 별도로 나누어 조사하지 않은 것일까? 이 조사를 담당하고 있는 한국언론재단의 실무자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언론수용자의식조사보고서는 매년 설문을 통해서 조사를 하는데, 질문지를 만들면서 설문 참여자가 구분할 수 없는 내용을 넣을 수 없다. 예를 들어 휴대폰에서 ‘모바일 웹’으로 네이버에 접속하는지 ‘앱’으로 접속하는지 사용자가 인식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그걸 구분하는 질문지를 만들 수는 없다.”


어느 날 A 언론사의 인터넷 ‘PV’가 100이 나왔다고 해보자. 접속 경로를 분석해 보니 ‘PC 웹’으로 90이 ‘모바일 웹’으로 10이 ‘앱’으로는 0이 나왔다. 이게 어떤 의미일까? ‘PV’는 페이지 뷰(page view)를 줄여서 부르는 말이다. 


사무실에서 업무 때문에 억지로 A 언론사 기사를 잠깐 보는 경우(PC 웹)는 있어도 출퇴근 시간에 진짜 뉴스를 보기 위해 휴대폰 웹브라우저에서 찾아가는 일(모바일 웹)은 거의 없다는 뜻이 된다. 게다가 기껏 돈을 들여 앱을 만들어 놓았지만 사용자는 단 한 명도 없다는 얘기가 된다. 


왜 경로(또는 플랫폼)가 중요하다고 하는지 이제 조금 감이 오는가? 



| 핵심 키워드 정리 |

‘PC웹’ : PC나 노트북에서 웹브라우저를 통해 인터넷에 접속하는 경로  

‘모바일 웹’ : 휴대폰의 웹브라우저를 통해 인터넷에 접속하는 경로 

‘앱’ : 휴대폰에 설치된 앱(app, application)을 통해서 인터넷에 접속하는 경로 

‘웹 브라우저’ : 인터넷에 접속하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PC용과 모바일용이 있다.  

‘콘텐츠’ : 텍스트 뉴스, 동영상, 카드뉴스 등 볼 거리 

‘PV’ : page view의 줄임말. 간단히 ‘조회 수’라고 생각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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