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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기발전소 Dec 29. 2016

겨울에 떠나는 가파도 여행

대한민국 제주도 가파도

가파도 상동 선착장

https://youtu.be/AGyrQtP6A5s


제주도는 그 자체로도 훌륭한 섬이다.

그래서일까?

제주도에도 여러 부속섬이 딸려있다는 생각을 잘 하지 않게 된다. 

'제주도면 그냥 제주도 아냐?'라고 생각하다가 '우도', '마라도'와 같은 이름을 들으면 '아~'라며 고개를 끄덕인다. 

제주도엔 사람이 살고 있는 8개의 유인섬과 사람이 없는 55개의 무인도가 있다. 

최남단에 위치한 유인섬으로 알려진 '마라도'

마라도로 가기 위해선 모슬포항에서 배를 타고 가야 한다. 

모슬포항에 가면 마라도로 가는 배와 함께 '가파도'로 가는 배가 함께 다닌다. 

모슬포항 매표소


아마 마라도가 사람이 살고 있는 최남단 섬이어서 이름이 더 알려졌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가파도 역시 1박 2일에 소개되면서 흔히 말하는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가파도에서 바라본 마라도

가파도는 크기가 마라도에 비해 2.5배 정도 크고 인구도 더 많다.

2016년 기준으로 마라도의 실거주자는 약 70명 정도, 가파도의 인구는 97가구 178명.

마라도로 가는 배가 가파도를 거쳐서 간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배는 따로 운항한다. 

면적이 0.9 제곱킬로미터로 마라도에 비해 3배가 큰 가파도.

예전에는 마라도의 본 섬 역할도 했었지만 1981년 4월 1일부터 마라도가 '마라리'로 행정 분리되면서 완전히 다른 섬이 되었다.

가파도를 운항하는 여객선

가파도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바로 풍력발전기다

2개인데 동시에 도는 일은 잘 없다. 

서로 방향이 다르기 때문이다.

가파도의 바람은 하루에도 몇 번씩 방향이 바뀐다. 

그리고 세다. 

보통 센 것이 아니다. 

매우 세다.

상동의 선착장에 내리면 '이런 곳에 풍력발전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이 풍력발전이 가파도의 전기 공급에 상당한 비중이 있다고 들었지만 정확히 알 수는 없었다.


가장 높은 지대가 해발 20m.

이 낮은 땅에서 많이 자라고 있는 것은 청보리.

매년 봄에 청보리 축제를 한다. 

2009년부터 시작된 행사로 청보리밭으로 올레길도 형성이 되어 있다. 

지금은 겨울이라 아직 바닥에서 잎이 막 피어오르고 있지만 봄에 어느 정도 자라면 참 예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가파도에서는 딱히 올레길을 찾아 걸을 필요는 없다. 

가파도는 천천히 걸어도 2시간 정도면 다 돌아볼 수 있을 정도의 크기라 그냥 돌아다녀도 된다. 


상동 선착장에서 내려서 민박집과 낚시터가 많은 하동으로 이동하는 길은 크게 세 갈래다. 

가운데로 나있는 길을 걷다 보면 청보리밭 사이로 무덤들이 많이 보인다. 

유럽을 거닐다 보면 시내 중심에 공원처럼 가꾸어져 있는 공동묘지를 보게 된다. 

그럴 때마다 부러운 마음이 있었다. 

우리도 언젠가는 죽게 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장례식장이나 화장터, 공동묘지에 대한 님비 현상이 매우 심한 편이라 유럽의 묘지를 볼 때마다 부러웠다. 

지나는 길목에 자연스레 형성되어있는 묘지를 보니 자연과 동화된다는 기분마저 든다.


작은 섬이지만 초등학교부터 소방서, 파출소까지 모두 있다.

그중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전기차다.

누구 개인의 소유가 아니라 마을 공동으로 운영한다고 한다. 


여행의 백미는 역시 먹거리.

섬이라는 특성에 맞게 해산물 요리가 먼저 생각난다.

방어회
방어껍질튀김
방어껍질묵
방어껍질무침

겨울에 제철인 방어!

우리나라의 참치라 할 수 있는 방어도 수많은 요리가 나올 수 있다. 

방어는 모슬포항에서 축제를 할 정도로 가파도와 마라도에서 많이 잡을 수 있다. 

 

해물짬뽕이라는 간판으로 보고 바로 찾아들어간 집.

짬뽕을 보기만 해도 절로 소주가 생각난다. 

그래서 제주도의 소주까지 한 병!


이게 전부가 아니다.

해물라면 역시 환상이다. 

여기에도 뿔소라가 한 마리 통으로 들어가 있고, 새우는 딱새우가 들어가 있다. 

딱새우는 먹는 요령만 알면 먹기가 참 편하고 맛있는데...^^


그리고 일반적인 정식 차림까지~

이대로 끝내기 아쉬운 마음에 회까지 곁들였다. 

이번에는 올래 소주로!


적당히 술도 한잔 했으면 다시 주변을 돌아보는 맛도 즐길 때다

섬이다 보니 일출과 일몰을 모두 바다에서 볼 수 있다. 

일몰 직전
가파도 일출
가파도 일출

이 곳에 계신 아주머니 또는 할머니 분들은 대부분 해녀다.

얼마 전 유네스코 무형문화재로도 등재된 해녀.

상동 선착장으로 돌아갈 때는 가운데가 아닌 다른 길로 걸었다. 

걷다 보면 바다에서 물질하는 해녀들 모습도 볼 수 있다. 

해녀들의 물질을 좀 더 가까이서 보려 다가갔다가 의외의 소득을 올렸다. 

그것은 바로 가파도 앞바다의 맑은 바다!

분명 바다인데 민물보다 더 맑다.

덤으로 거북손까지.


가파도의 여행은 당일치기로는 어려움이 많다. 

가장 큰 고려사항은 바로 배!

바람이 너무 세고 변덕이 심하다 보니 배가 언제 다닐 수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들어가는 배는 있어도 나오는 배가 없을 수도 있다. 

그래서 섬으로 갈 때는 날짜를 넉넉하게 잡고 가는 것이 좋다. 


육지 여행도 나름의 맛이 있지만

섬 여행은 그 나름의 맛이 또 있는 법.

남해의 청정지역 제주도.

그 아래의 가파도 여행.

마음을 달래는 힐링 여행으로 딱 좋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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