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겨울에 떠나는 가파도 여행

대한민국 제주도 가파도

by 이야기발전소
TICO9691.JPG 가파도 상동 선착장

https://youtu.be/AGyrQtP6A5s


제주도는 그 자체로도 훌륭한 섬이다.

그래서일까?

제주도에도 여러 부속섬이 딸려있다는 생각을 잘 하지 않게 된다.

'제주도면 그냥 제주도 아냐?'라고 생각하다가 '우도', '마라도'와 같은 이름을 들으면 '아~'라며 고개를 끄덕인다.

제주도엔 사람이 살고 있는 8개의 유인섬과 사람이 없는 55개의 무인도가 있다.

최남단에 위치한 유인섬으로 알려진 '마라도'

마라도로 가기 위해선 모슬포항에서 배를 타고 가야 한다.

모슬포항에 가면 마라도로 가는 배와 함께 '가파도'로 가는 배가 함께 다닌다.

TICO9850.JPG 모슬포항 매표소


아마 마라도가 사람이 살고 있는 최남단 섬이어서 이름이 더 알려졌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가파도 역시 1박 2일에 소개되면서 흔히 말하는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TICO0894.JPG 가파도에서 바라본 마라도

가파도는 크기가 마라도에 비해 2.5배 정도 크고 인구도 더 많다.

2016년 기준으로 마라도의 실거주자는 약 70명 정도, 가파도의 인구는 97가구 178명.

마라도로 가는 배가 가파도를 거쳐서 간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배는 따로 운항한다.

면적이 0.9 제곱킬로미터로 마라도에 비해 3배가 큰 가파도.

예전에는 마라도의 본 섬 역할도 했었지만 1981년 4월 1일부터 마라도가 '마라리'로 행정 분리되면서 완전히 다른 섬이 되었다.

TICO1046.JPG 가파도를 운항하는 여객선

가파도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바로 풍력발전기다

2개인데 동시에 도는 일은 잘 없다.

서로 방향이 다르기 때문이다.

TICO0753.JPG
TICO0767.JPG
TICO0770.JPG
TICO0771.JPG

가파도의 바람은 하루에도 몇 번씩 방향이 바뀐다.

그리고 세다.

보통 센 것이 아니다.

매우 세다.

상동의 선착장에 내리면 '이런 곳에 풍력발전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이 풍력발전이 가파도의 전기 공급에 상당한 비중이 있다고 들었지만 정확히 알 수는 없었다.


TICO0763.JPG
TICO0764.JPG
TICO0765.JPG
TICO0766.JPG

가장 높은 지대가 해발 20m.

이 낮은 땅에서 많이 자라고 있는 것은 청보리.

매년 봄에 청보리 축제를 한다.

2009년부터 시작된 행사로 청보리밭으로 올레길도 형성이 되어 있다.

지금은 겨울이라 아직 바닥에서 잎이 막 피어오르고 있지만 봄에 어느 정도 자라면 참 예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가파도에서는 딱히 올레길을 찾아 걸을 필요는 없다.

가파도는 천천히 걸어도 2시간 정도면 다 돌아볼 수 있을 정도의 크기라 그냥 돌아다녀도 된다.


상동 선착장에서 내려서 민박집과 낚시터가 많은 하동으로 이동하는 길은 크게 세 갈래다.

가운데로 나있는 길을 걷다 보면 청보리밭 사이로 무덤들이 많이 보인다.

TICO0755.JPG
TICO0759.JPG

유럽을 거닐다 보면 시내 중심에 공원처럼 가꾸어져 있는 공동묘지를 보게 된다.

그럴 때마다 부러운 마음이 있었다.

우리도 언젠가는 죽게 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장례식장이나 화장터, 공동묘지에 대한 님비 현상이 매우 심한 편이라 유럽의 묘지를 볼 때마다 부러웠다.

지나는 길목에 자연스레 형성되어있는 묘지를 보니 자연과 동화된다는 기분마저 든다.


작은 섬이지만 초등학교부터 소방서, 파출소까지 모두 있다.

TICO0783.JPG
TICO0790.JPG
TICO0797.JPG

그중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전기차다.

TICO0794.JPG
TICO0795.JPG
TICO0796.JPG

누구 개인의 소유가 아니라 마을 공동으로 운영한다고 한다.


여행의 백미는 역시 먹거리.

섬이라는 특성에 맞게 해산물 요리가 먼저 생각난다.

TICO9750.JPG 방어회
TICO9752.JPG 방어껍질튀김
TICO9755.JPG 방어껍질묵
TICO9756.JPG 방어껍질무침

겨울에 제철인 방어!

우리나라의 참치라 할 수 있는 방어도 수많은 요리가 나올 수 있다.

방어는 모슬포항에서 축제를 할 정도로 가파도와 마라도에서 많이 잡을 수 있다.


TICO0805.JPG
TICO0808.JPG
TICO0810.JPG
TICO0811.JPG
TICO0813.JPG
TICO0815.JPG
TICO0816.JPG

해물짬뽕이라는 간판으로 보고 바로 찾아들어간 집.

짬뽕을 보기만 해도 절로 소주가 생각난다.

그래서 제주도의 소주까지 한 병!


이게 전부가 아니다.

TICO0952.JPG
TICO0953.JPG
TICO0954.JPG
TICO0955.JPG

해물라면 역시 환상이다.

여기에도 뿔소라가 한 마리 통으로 들어가 있고, 새우는 딱새우가 들어가 있다.

딱새우는 먹는 요령만 알면 먹기가 참 편하고 맛있는데...^^


그리고 일반적인 정식 차림까지~

TICO0895.JPG
TICO0897.JPG
TICO0902.JPG
TICO0903.JPG
TICO0904.JPG
TICO0905.JPG
TICO0906.JPG
TICO0915.JPG

이대로 끝내기 아쉬운 마음에 회까지 곁들였다.

이번에는 올래 소주로!

TICO0913.JPG
TICO0916.JPG


적당히 술도 한잔 했으면 다시 주변을 돌아보는 맛도 즐길 때다

섬이다 보니 일출과 일몰을 모두 바다에서 볼 수 있다.

TICO0887.JPG 일몰 직전
TICO0919.JPG 가파도 일출
TICO0921.JPG 가파도 일출

이 곳에 계신 아주머니 또는 할머니 분들은 대부분 해녀다.

얼마 전 유네스코 무형문화재로도 등재된 해녀.

상동 선착장으로 돌아갈 때는 가운데가 아닌 다른 길로 걸었다.

걷다 보면 바다에서 물질하는 해녀들 모습도 볼 수 있다.

TICO0998.JPG
TICO1004.JPG

해녀들의 물질을 좀 더 가까이서 보려 다가갔다가 의외의 소득을 올렸다.

그것은 바로 가파도 앞바다의 맑은 바다!

분명 바다인데 민물보다 더 맑다.

덤으로 거북손까지.

TICO1005.JPG
TICO1011.JPG
TICO1013.JPG
TICO1014.JPG


가파도의 여행은 당일치기로는 어려움이 많다.

가장 큰 고려사항은 바로 배!

바람이 너무 세고 변덕이 심하다 보니 배가 언제 다닐 수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들어가는 배는 있어도 나오는 배가 없을 수도 있다.

그래서 섬으로 갈 때는 날짜를 넉넉하게 잡고 가는 것이 좋다.


육지 여행도 나름의 맛이 있지만

섬 여행은 그 나름의 맛이 또 있는 법.

남해의 청정지역 제주도.

그 아래의 가파도 여행.

마음을 달래는 힐링 여행으로 딱 좋은 곳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강화도로 가는 길목 '덕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