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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자까야 이작가 Aug 07. 2018

주말 잘 보내세요

이제 그만 끝냅시다

프리랜서를 하면 좋은 점이 많다.

출퇴근 시간이 자유롭다는 점,

눈치 볼 사람이 없다는 점,

한 마디로 직장생활에서 사회생활을 빼버릴 수 있다.


내 의지로 내 일을 한다는 건

정말 큰 성취감을 준다.


경쟁도, 눈치도, 비교도 없다.

더군다나 답이 없는 글쓰기는

이래도 되나 싶을 만큼 주관적이다.


내 생각을 쓰고 돈을 받는다는 것,

때로는 몇 시간만에 몇 십만원을 벌기도 한다.

‘때로는’


그런데도 일을 주는 사람과의 최소한의 관계는 필요한 지라, 얼굴도 잘 모르는 이와 통화하고 메일을 주고 받아야 한다. 취재가 끝났다, 원고를 보냈다 등 간단한 보고도 신뢰를 쌓아준다.



그래서 ‘주말 잘 보내세요’ ‘맛점하세요’와 같은

상투적 멘트를 도저히 끊어낼 수가 없다.


이런 말은 정말 빈 깡통 같아서 하고 싶지 않은데, 몇 발자국 떨어진 이와 자연스럽게 끝맺을 방법이 아직은 이것 뿐이다.


독창성없고, 무의미하고 영양가 없는

질긴 껍질을 질겅질겅 씹다 뱉는 기분이랄까.


이 일이 끝나면 나와는 절대 연락할 일 없는 이와의 꼭 필요한 끝맺음.


그들의 삶에도 진짜가 있을텐데,

나에게도 끝맺는게 아쉬워서

물결에 이모티콘에, 정성들이는 마무리가 많은데,

도무지 그들에게는 상투적인 멘트를 뺄 수가 없다.


이럴 바에는 차라리,

전화라도 하는 게 낫겠다 싶다.


그 또한 형식적이겠지만

아직까지는 상대방의 이름을 연락처에서 찾고,

통화 버튼을 누르며 ‘아아’ 목소리를 가다듬는 게

‘주말 잘 보내세요’ 보다는 훨씬 나은 것 같다.


이 또한 잘 안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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