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이 정한 세계 어린이날, 핀란드 어린이집 활동은 권리에 대한 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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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1월 20일의 일이었다. 시간이 상당히 지났는데도 날짜를 정확히 짚어낼 수 있는 것은 기억력이 좋아서가 아니다. 그날 딸의 어린이집 선생님과 나눈 대화가 상당히 긍정적인 충격이었기 때문이다. 11월 20일은 무슨 날일까? UN이 정한 세계 어린이날이다.
세계 어린이날은 (World Children’s Day) 1954년 보편적인 어린이날 (Universal Children's Day)로 시작되었으며, UN 총회가 각각 1959년 11월 20일 아동권리선언을, 1989년 11월 20일 아동권리협약을 채택하면서 세계 어린이날의 중요성을 더해주었다. 2019년은 UN 아동권리협약 채택 30년을 기념하는 해로 세계 곳곳에서 그 의미를 되새기는 행사가 있었다.
어린이집에 아이를 데리러 가면 담당 선생님이 그날의 활동을 간략히 요약해준다. 아동권리협약 채택 30년을 기념하는 행사의 일환이었을까? 그날 딸의 어린이집에서는 아이들이 어린이의 권리에 대한 토론을 하였다고 했다. 이제 갓 만 4살이 된 딸이 어린이로서의 자신의 권리를 이야기했다는 말에 놀란 눈으로 선생님을 바라보자, 선생님은 친절하게 세계 어린이날이라서 권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며 자신의 권리를 아는 것은 중요한 일이라고 부연설명을 했다.
아직 자기표현이 서툰 딸이 자신의 권리에 대한 개념을 배운다니 기분이 묘했다. 권리보다는 의무 위주의 교육을 받았던 나로서는 딸이 엄마보다는 더 풍요로운 삶을 살아갈 것이라는 기대감에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핀란드는 취학 전까지 아이들이 마냥 노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나이에 맞는 교육이 이곳저곳 잘 스며들어 있어 공부하는 느낌이 들지 않을 뿐 생각보다 꼼꼼한 교육을 받고 있다.
특히, 만 4살이 되는 시기에는 어린이집 선생님이 부모와 상담을 거쳐 아이 발달에 대한 전반적인 의견을 정리하고 이를 네우볼라 (전국적인 임신, 출산, 어린이 의료 시스템, Neuvola)와 공유해 아이의 담당 간호사가 전반적인 발달 검사를 하는데 일조하고 있다. 두 아이 다 특이점 없이 지나쳐 잘 모르지만, 어린이집과 네우볼라가 협력해서 치르는 만 4세 발달검사는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정상적인 발달을 위한 언어치료와 같은 추가적인 조치가 취해지기도 할 정도로 중요하다.
어린이집에서 딸이 행복하게 시간을 보내고 하루하루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 나와 함께 딸을 키워주고 있는 어린이집 선생님들에게 항상 고맙다. 오늘은 어린이집에서 스케이트를 타러 간다고 했는데, 생전 처음으로 스케이트를 신을 딸의 모습이 궁금하다. 조금 일찍 데리러 가서 딸의 담당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어봐야겠다. 딸이 스케이트 경험을 조잘조잘 이야기해줄 모습을 떠올리니 나도 모르게 얼굴에 행복의 미소가 지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