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 냄새만 나던데... 딸만 맡을 수 있는 바나나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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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을 데리러 어린이집으로 향했다. 한 손 가득 민들레 꽃을 쥐고 있던 딸은 나를 발견하자 환하게 웃으면 내 품으로 달려와 안겼다. 행복이 나를 향해 힘껏 달려오는 것 같아 황홀했다. 행복에 취해 딸을 안아 올리자, 손에 쥔 민들레 꽃다발을 내 코에 들이밀며 민들레 꽃에서 바나나향이 난다는 딸. 산뜻한 풀내음이 코 끝을 살짝 스칠 뿐... 바나나향은 나지 않던데, 혹시 덜 숙성된 바나나에서 나는 풀내음을 말했던 걸까?
그가 딸이 가져온 민들레 꽃을 작은 유리병에 담아 식탁 위에 올려놨다. 시간이 지나면 꽃이 홀씨로 변해서 집이... 스치는 염려와 함께 문득 비 맞은 민들레 홀씨가 떠올랐다. 비 맞은 강아지처럼 추워 보이던 비 맞은 민들레 홀씨... 참 신기했는데... 올해 아이들과 함께 비 맞은 민들레 홀씨를 보면 행복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