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화풀이가 섞인 훈육을 하지 않기 위한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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쨍그랑 소리 뒤로 그의 고함이 들리고 딸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소리가 나는 쪽으로 돌아보니 바닥에 깨진 작은 컵 조각이, 아이를 훈육하는 그와 울먹이는 딸이 눈에 들어왔다. 일단 그를 좀 만류하고, 딸을 진정시키며 움직이지 말 것을 지시하고, 바닥에 떨어진 컵 조각을 주었다. 그와 함께 깨진 컵을 정리하며, 계속해서 아이를 훈육하고 있는 그에게 왜 그러는지를 물었다.
젤리를 담아준 컵을 비운 딸은 컵을 뒤집어서 검지 손가락에 걸어서 위태로운 모습으로 부엌으로 향했고, 그 모습을 본 그는 딸에게 주의를 주었다. 아빠의 조언을 흘려듣고 부엌으로 오던 딸은 검지 손가락에 걸려있던 컵을 결국 떨어뜨렸다. 그는 자신의 경고를 무시해서 예견된 사고를 친 딸에게 화를 냈다. 훈육이 필요하긴 했지만, 화풀이가 섞여있는 훈육이었다. 물론 나였더라도 크게 다른 반응을 보이진 않았을 것이다.
"만약 내가 딸처럼 컵을 대충 들고 오다가 떨어트려서 깼다면, 나한테도 그렇게 소리 지를 거야?"
감정 섞인 반응을 하는 그를 이성적으로 돌리기 위해 질문을 던졌다. 잠시 고민하던 그는 아니라고 했다. 나에게 할 수 없는 행동을 아이에게 하는 건 공평하지 않으니 과하게 반응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그를 진정시켰다. 나라고 다르지 않을 테니 내가 지나친 행동을 할 때면 나를 말려야 한다는 당부도 있지 않았다.
어른이건 아이건 가끔은 어이없는 행동을 하는데, 불공평하게도 왜 아이에게만 과한 반응을 할까? 물론 아이들이 좀 더 많이 어처구니없는 짓을 하지만... 아마도 어른은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본인이 지니, 타인의 저지른 일에 대해 간섭할 필요가 없어서이지 싶다. 게다가 자신이 저지른 일이라면 굳이 스스로에게 과민반응을 보일 필요도 없고, 관대해지기도 하니... 반면에 내 아이가 저지른 일은 내가 대신 수습을 해야 하니 무의식 중에 억울한 마음이 생겨서 그런 건 아닐까?
아이를 훈육할 때면 나에게도 그에게도 '내가 아이처럼 굴었다면 같은 반응을 보였을까?'라는 질문을 종종 던져봐야겠다. 화풀이가 섞인 훈육은 옳지 않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