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킨 머리카락을 바라보는 딸의 시선은 사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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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감기로 목, 금을 결석한 아들과 치대며 놀았던 탓인지 주말 동안 딸은 잠들기 전 코를 훌쩍이는 빈도가 커졌다. 결국 일요일 밤, 우리는 딸을 월요일에 유치원에 보내지 않기로 결정했다. 월요일 오전 집에서 뒹구르 하는 딸과 시간을 보내며, 엉킨 머리를 빗질하며 아파하는 딸의 모습을 보며 예전에 딸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나의 메모를 찾아보니 작년 5월 즈음의 일이었다. 기록을 남기겠다고 메모를 해놓곤 머릿속에 종종 떠올리긴 했지만 행동으로 옮기는데 10개월이 걸리다니... 지금이라도 딸아이의 귀여운 상상력에 대한 표현을 기록하게 되었으니 다행이다.
여느 때처럼 딸의 머리를 빗겨주는데, 유독 머리가 많이 엉켜서 빗질이 잘 안 되는 날이었다. 엉킨 머리카락과 함께 머리가 당겨져 아파하는 딸의 아픔을 줄이고자 애쓰는 내게, 딸은 머리카락들이 서로를 너무 사랑해서 꼭 껴안다 보니 빗질이 잘 안 되는 것 같다 했다. 머리카락은 눈이 없어서 (볼 수가 없으니) 껴안다 보면 서로 엉키게 된다는 딸의 귀여운 상상력에 나는 자연스레 매료되었다. 엉킨 머리카락처럼 우리도 사랑해서 서로를 꼭 껴안을 수밖에 없다며 웃으며 딸을 껴안던 지난해 5월의 기억 조각은 딸의 엉킨 머리카락을 빗질할 때마다 되살아나 매번 나를 미소 짓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