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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 Apr 21. 2022

팔은 어떻게 자라요? 감자랑 소시지!

다소 엉뚱한 아들의 질문에 더 엉뚱하게 답하는 아빠!

배경 이미지 출처: Pexels



2022. 4. 20


한국어 공부를 봐주다 나온 단어 '소화'의 의미를 아들이 물었다. 음식을 먹어서 영양분을 흡수하고 몸 밖으로 배출해 내는 과정이라고 설명하면 아들이 이해하기 어려울 것 같았다. 그래서 음식이 입으로 들어가 식도, 위, 십이지장, 소장, 대장 등을 거쳐 몸 밖으로 나가는 과정에서 영양분이 흡수되는 걸 소화라고 한다며 몸속의 음식 이동 경로를 대충 짚어주었다. 이러한 나의 시각화한 설명이 단어 뜻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 동시에 아들의 호기심도 자극했다.


음식이 입으로 들어갔다가 몸통을 지나 빠져나가게 되면 음식이 지나지 않는 팔은 어떻게 자라냐는 나름 논리적이지만 엉뚱하고 귀여운 질문이 내게 돌아왔다. 혈액을 통해 영양분이 몸 전체에 골고루 공급된다고 설명하였지만, 아들의 한국어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듯했다. 졸음 탓이었을까? 소화처럼 아들 눈높이에 맞춰 설명하기 귀찮아 손쉬운 방법인 "아빠한테 물어봐!"를 시전 했다.


아들이 아빠에게 향한 뒤, 부자의 대화가 얼핏 들리더니, 아들이 박장대소하며 큰 목소리로 아빠의 대답을 반복해서 말했다. "... perunamuusi ja nakit..." 으깬 감자와 소시지가 왜? 음식이 지나지 않는 팔은 어떻게 자라냐는 아들의 질문에 그는 태연하게 으깬 감자와 소시지 덕에 자랄 수 있다는 농담을 던졌다. 아들은 아빠의 진지한 대답을 가장한 농담에 웃음을 주체하지 못하고 온몸으로 웃었다. 당연히 제대로 된 설명도 뒤따랐지만, 농담의 여파는 한동안 지속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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