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i Mar 20. 2023

읽고 싶다, '계속 쓰기: 나의 단어로'

'대니 샤피로', 저자의 이름이 익숙하다! 반갑다!

배경 이미지 출처: Pexels



페북에서 글쓰기에 관한 피드가 눈에 띄었다. 관심사라 클릭했다. 시사인의 기자의 추천책 기사 페이지였다. 기자가 인용한 책의 내용이 글 쓰는 게, 아니 무언가를 집중해서 하는 게 누구나에게나 결코 쉽지 않다고 말하고 있었다. 지난 2월은 유독 이런저런 사정이 많았던 달이었다. 머릿니, 요충, 세탁기 고장, 스키 방학, 밥솥 고장, 감기 등등 나를 바쁘게 하거나 지치게 하는 일들이 많았다. 덕택에 정작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은 뒷전이었다. 예상치 못한 일들이 연이어 일어나면서 원래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한 의욕이 쪼그라들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나하나 이루면서 생기는 성취감을 양분삼이 자랐어야 할 의욕이 자라지 못한 탓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한다고 말을 건네는 기사가 눈에 띈 것이다. 



“파도가 다가와 당신을 덮칠 것이고, 그러고 나서 물러날 것이다. 당신은 여전히 그대로 앉아 있을 것이다. … 만약 어느 순간 책상 앞에 가만히 앉아 있던 당신이 갑자기 무릎을 꿇고 앉아서 튤립을 심고 있거나, 제일 좋아하는 인터넷 쇼핑몰을 들여다보고 있는데 왜 그러고 있는지 모른다면, 그 파도가 승리한 것이다.” 그는 사람들이 글을 쓸 때 겪는 거의 모든 증상을 알고 있다. 그리고 단 한 가지 처방을 내린다. “계속 쓰기: 나의 단어로.”



200% 공감 가는 글로 채워졌을 것 같은 책이라니 눈이 뻔쩍 뜨였다. 그런데 저자의 이름이 익숙했다. 대니 샤피로... 가물가물한 기억을 뒤진다는 느낌보다는 왠지 예전에 내가 읽은 책의 저자가 아닌가 하는 확신이 들었다. 대니 샤피로는 주로 회고록과 소설을 쓰는 작가다. 마치 막장 드라마의 소재로 쓰였을 법한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된 후 작가가 그녀의 삶에 대해 그녀의 아버지에 대해 담담하게 써 내려갔던 책인 'Inheritance: A Memoir of Genealogy, Paternity, and Love'를 몇 년 전에 읽었다.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대니 샤피로의 회고록에 반했나 보다. 이름까지 기억하고 있다니... 나 자신이 대견해지면서 작가의 이름이 더욱 반가웠다. 



번역서보단 원서를 보는 게 저자의 의도를 이해하기에도 더 좋을 것 같고 구하기도 쉬울 것 같아 망설임 없이 원제인 Still Writing을 검색했다. 그런데 갑자기 언제부터 아마존 독일 사이트의 무료 배송이 99유로 이상으로 바뀐 건지, 책을 구매하고자 하는 의욕이 한풀 꺾였다. 핀란드라 배송료가 저렴하지 않을 텐데, 지난해 크리스마스 선물 살 때만 해도 39유로 이상이 무료 배송이었는데, 너무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핀란드 서점에서는 취급하지 않는 책이었다. 혹시나 도서관에 책이 있을까 찾아봤지만, 대니 샤피로의 다른 책만 눈에 띄었다. 꿩대신 닭이라고 눈에 띈 대니 샤피로의 다른 책을 도서대출예약했다.


원래 사려던 Still Writing은 지금 당장은 사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도서관에 구매 요청을 하던지, 내가 천천히 구매하던지 할 계획이다. 읽고 싶은 책과 듣고 싶은 팟캐스트가 산처럼 쌓여있는데, 굳이 배송료까지 내고 그 책을 구매하고 싶진 않다. 읽고 싶은데 구하지 못한 책이 적당히 쌓이면 한꺼번에 구매해서 무료배송으로 받아볼 생각이다. 이 책에 대한 결정은 먼 내일의 나에게 넘기고, 오늘의 나는 2월에 밀려서 쌓인 하고 싶은 일들을 계속해야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커피 값이 아까운 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