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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 Mar 23. 2023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날은 무얼 해야 할까?

배경 이미지 출처: Unsplash



2023. 3. 17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마음속으로 이 말을 외칠 때가 종종 있다. 그런데 하루종일 이 말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왜일까? 온몸이 모든 걸 거부한 하루. 아무리 다 귀찮아도 금세 마을을 다잡고 무언가를 하는데, 어떠한 일에 대해서도 의욕이 생기지 않았다.


맘 속으로 나를 달랬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오전시간의 대부분을 침대에서 보냈다. 점심을 먹기 위해 침대를 벗어난 뒤론 누워있는 것도 앉아있는 것도 귀찮고 서있는 건 더 싫었다. 침대에선 휴대폰을 만지작 거리며 침대밖에선 컴퓨터로 읽을거리를 찾았지만, 아무 글에도 집중할 수가 없었다. 평소 즐겁게 챙겨보는 웹툰도 나를 위로하지 못했다. 영화나 드라마도 보고 싶지 않았다. 즐겨 듣는 팟캐스트도 듣고 싶지 않았다.


유일하게 상큼하게 맛있는 게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배가 고프진 않았고 딱히 당기는 것도 없었다. 도대체 그 상큼하고 맛있는 게 무언지도 알 수 없었다. 머리가 바이러스에 잠식당한 것처럼 모든 게 귀찮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는 말만 떠올랐다. 사랑하는 아이들의 저녁을 챙기고자 하는 의욕도 생기지 않았다. 오전에 침대에서 보낸 시간이 길었던 탓인지 낮잠도 당기지 않았다. 왠지 숨 쉬는 것도 귀찮은 것 같았다. 모든 게 귀찮았다.


이런 날은 무얼 해야 할까?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며 그에게 투정 부리며 그를 안았다. 키 차이덕에 자연스럽게 그의 심장에 귀를 기울이게 되었는데, 그의 심장 뛰는 소리가 마음의 안정을 주었다. 그러다 문득 아침에 맘 상했던 일이 떠오르며 그를 안는 것도 싫어졌다. 하루 정도는 오롯이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며 마음 흐르는 대로 보내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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