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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 Mar 02. 2023

토마토 없는 영국! 핀란드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기타 등등이 합쳐진 나비 효과

배경 이미지 출처: Pexels



영국, 토마토가 없다!


BBC 기사에 따르면 영국의 대형 슈퍼마켓 체인들이 과일과 채소의 구매를 제한하고 있다. 영국은 겨울철에 토마토 소비의 95%와 입채소 소비의 90%를 수입에 의존한다. 과일과 채소의 주요 수입국인 스페인과 북아프리카의 이상기후로 공급에 차질이 생겼다. 스페인 남부는 전례 없는 추위와 북아프리카의 폭우로 인해 생산량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온실 운영에 따른 높은 전기세에 대한 우려로 영국 내의 농가들은 농작물 재배를 봄까지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대안이 될 수 있었던 네덜란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그런데, 바로 옆나라인 프랑스는 가격은 상승했을지라도, 과일과 채소의 공급에 차질이 없다. 다른 대부분의 유럽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영국의 상황이 브랙시트 때문이라고 탓하는 이들도 상당하다. 브랙시트를 탓하는 이들은 다양한 이유를 들며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브랙시트 때문에 값싼 노동력이 사라졌다. 유럽연합이 제공하던 농업보조금이 없어졌지만, 영국정부는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미흡했다. 더욱이 유럽연합이 아니기에 생겨난 통관 절차들이 현 상황을 개선하는데 걸림돌이 되었다. 그러나 가장 큰 이유는 브랙시트가 아닌 농산물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영국의 농업이 지속적으로 위축된 탓이 아닐까? 게다가 코로나, 우크라이나 전쟁, 기후 이상까지 여러 가지 악재가 겹쳤다.


이 상황에 대해서 영국 테레즈 코피 환경부 장관이 토마토보다는 영국의 제철음식인 순무(turnip)를 즐기는 게 어떻겠냐고 했다가 다양한 후폭풍을 맞았다. 게다가 순무의 제철은 지금이 아닌 가을이다. 이 무지한 정치인의 선동에 휘말린 사람들이 슈퍼마켓을 달려가 순무를 사재면서 순무도 다른 수입산 과일과 채소처럼 슈퍼마켓 선반에서 사라졌다. 대책 마련보다는 헛소리만 헤대는 정치인이 한국에만 있는 것이 아닌가 보다. 문득 영국의 현 상황을 한국의 농부들도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농업 관련 정책을 만들 때 여러 가지 복합적인 악재를 무시해서는 안된다는 좋은 사례가 될 듯하다.


아래는 순무가 제철이 아니라는 농부연합대표의 인터뷰다.



핀란드는?


영국에 토마토가 없다는 뉴스를 들었을 때 상당히 의아했다. 영국보다 겨울이 훨씬 길어서 더 많은 농산물을 수입할 것 같은 핀란드는 괜찮은데, 왜 영국이라는 의문이 들었다. 슈퍼마켓 물품들의 가격이 쉼 없이 오르는 게 일상이 된 것 외엔 우리 동네 슈퍼마켓은 과일과 채소 수급에 문제가 없어 보인다. 


다만 빨간 파프리카의 가격상승이 조금 놀라운 수준이다. 2주나 3주 전에 킬로당 4유로 정도의 가격으로 파프리카를 마지막으로 구매했다. 얼마 전 파프리카를 사려고 보니 갑자기 가격이 올라 킬로당 6유로 정도길래 파프리카 구매를 잠시 미뤘다. 우리 집은 파프리카를 주로 샌드위치에 조금 올려 먹는 정도인 데다, 보통 미리 한 개 정도를 여유롭게 사놓는 나의 습관 때문에 파프리카가 아직은 남아있다. 그런데 이번주에 가격이 더 올라 킬로당 9유로를 넘겼다. 아마 집에 있는 파프리카를 다 먹기 전까지는 파프리카 사는 걸 미뤄야 할 것 같다.


파프리카 가격이 갑자기 파격적으로 오른 이유가 궁금했지만 직접적인 원인을 찾지 못했다. 다만 현재 운송노조임금협상으로 인해 물류가 멈춘 게 하나의 원인이 아닐까 추측할 뿐이다. 관련 기사에 따르면 운송노조 파업이 장기화되면 슈퍼마켓 선반의 제품이 줄어들 수는 있지만, 코로나 사태로 인한 공급망 다양화로 인해 크게 문제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게다가 영국보다 자국 내 농산물 소비를 선호하는 성향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물류파업, 뜬금없는 나비효과


물류를 멈추게 한 파업은 내게 먹거리가 아닌 다른 골칫거리를 안겼다. 2월 초에 온라인으로 옷을 구매했다가 바로 일부를 반품했다. 후불이었기에 구매한 옷에 대해서만 요금을 지불했다. 그런데 반품처리가 안 돼서 반품처리 안된 제품에 대한 요금 청구 메일을 두 번이나 받았다. 처음 메일을 받았을 때 전화 문의를 하니 가끔 처리가 늦어지기도 하니 일주일정도 기다려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오늘 또다시 청구 메일을 받고 낮에 전화를 여러 번 시도했지만, 나와 같은 처지의 사람이 많은지 전화 연결이 잘 되지 않았다. 저녁시간에 상담원과 통화연결이 되었는데, 운송노조파업 때문에 물류가 묶여서 반품처리가 원활하지 않은 것 같다는 설명을 들었다. 관련부서에 상황 파악 요청과 함께 요금청구를 보류시켜 놓을 테니 기다려달라는 답변에 또 다른 기다림이 시작되었다. 제발 이 일로 더 이상 신경을 쓰지 않기를 바라며 통화를 마쳤지만, 반품처리가 언제 마무리될지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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