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자고 일어나면 새롭게 생겨나는 세대 구분의 진짜 의미

요즘 애들 버릇 없다는 이야기는 기원전부터 있었던 이야기

신세대, X세대 이후 세대를 가리키는 신조어들이 생겨나는 주기가 상당히 빨라지고 있습니다. 밀레니얼 세대가 화두였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 MZ 세대가 대세입니다. 이런 트렌드는 더 가속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얼마 가지 않아 분명 MZ 세대와 다른 새로운 세대를 신조어로 규정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저는 여러 번 이야기했지만 '자기밖에 모르고 어울리지 않고 조직에 순응하지 못하고'라고 규정하거나 '개인의 행복을 추구하고 개성과 자기주장이 강하고 할 말을 하고 예의가 없고'라고 규정하는 방식의 세대 구분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많이 이야기되고 있는 새로운 세대의 특징이라는 것이 특별한 특징이 아닌 공동체 생활을 하는 사회인의 공통적 특징이거나 특정 사람의 특징을 과도하게 재해석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새로운 도구의 탄생에 따른 환경 속에서 발현된 습관과 태도를 가지고 세대의 특징이라 구분하고 있는 내용이 많습니다. 더군다나 매번 언론에 등장하는 세대 구분은 정작 그 세대들이 만들고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전혀 다른 세대들의 눈으로 규정하고 그 틀에 그들을 강제로 넣고 있습니다.


출처 : https://teamsharing.net/176


개인의 행복을 추구하지 않는 사람은 없고 개성과 주장이 강하지 않은 사람은 드뭅니다. 특정 세대의 특징이 아닙니다. 요즘 젊은 세대들은 버릇없다 예의 없다는 기원전부터 반복되어오는 내용이라 특정 세대의 특징이라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디지털 네이티브라 문자 소통에 능해서 대면 소통이 익숙하지 않은 것에 대해 MZ 세대는 사람을 만나기 싫어해. 소유보다 공유 경제 서비스를 먼저 접했기 때문에 공유 서비스에 익숙한 것뿐인데 MZ 세대는 소유보다 공유를 더 좋아해. 디지털 공간에서 최신 정보를 빠르게 공유하고 공유 받는 것이 어릴 때부터 습관화되어 있기 때문인데 MZ 세대는 최신 트렌드를 따르는 특성이 있어. 


이런 식의 구분은 밥이 있기 때문에 밥을 먹었을 뿐인데 밥만 좋아한다 규정하는 것과 똑같습니다. 게임방에서 게임에 몰두하는 젊은 친구들이 게임방 전원을 내리자 화가 나서 욕을 하는 것을 보고 게임이 사람을 폭력적으로 변화시킨다라 해석했던 과거 MBC 뉴스와 비슷한 비논리적 세대 구분과 정의가 많습니다.


40대 50대도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능한 사람들은 문자 소통이 더 편하고 소유보다 공유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많으며 최신 트렌드에 민감한 건 똑같습니다. 물론 성급한 일반화가 변화가 빠른 시대적 상황을 설명하고 조망할 때 분명 필요하지만 그것을 실생활에서 모두에게 똑같은 잣대로 드리대는 것은 혈액형으로 사람의 성격을 예단하고 나누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그러면 왜 새로운 세대 구분을 계속 신조어로 만들어내는 것일까요? 저는 두 가지의 목적이 있다고 판단합니다.


첫째, 새로운 세대를 구분 짓고 만들어 내는 것이 시장을 형성하기 때문입니다. 돈이 되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세대를 만들어 내면 그것을 또 설명하고 가르치는 교육 시장과 콘텐츠 시장이 생기고 그런 세대를 비즈니스에 접목시키는 컨설팅 시장이 커집니다. 나아가 제품 서비스의 전략과 방향을 바꾸면서 광고, 이벤트, 프로모션 등 새롭다고 규정한 타깃 대상 마케팅 시장이 생기고 기존 마케팅 시장이 세분화됩니다. 과거 web 2.0, PR 2.0 등 2.0이라 붙였던 신조어들이 모두 과거와 구분 짓고 새 시장을 열었던 것과 유사합니다.


둘째, 기성세대들이 변명과 면피용으로 활용하기 용이하기 때문입니다. 사회생활에서 이런 세대별 구분이 강화되면 강화될수록 각 개인을 알아가야 하는 노력이 수반되어야 함에도 세대 특징이라 규정된 선입관으로 사람을 대하게 됩니다. 이후 젊은 세대들과 세대 차이로 인한 문제가 생기면 "MZ 세대들은 이런 특징이 있어서 그랬어"라고 변명하고 면피하고 자위하기에 용이합니다. 사회가 발전하고 변화하면서 살아온 환경이 달라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세대 간 차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노력 없이 그냥 '다르다'로 규정하면 편하기 때문입니다. 


386, 486, 신세대, x, z, y 등등 수많은 세대 규정 트렌드의 핵심 내용은 대부분 공통점이 많고 반복되는 내용이 많습니다. 그래서 마케팅 용어이자 언론 용어로 활용되고 있는 세대 구분 신조어들은 다음과 같이 구분되는 것이 더 합리적이다 생각합니다.


인간은 도구의 인간이라고 규정합니다. 신석기 시대에서 철기 시대로 구분하듯 디지털 시대에 디지털 도구의 사용에 능한 부류와 서툰 부류들로 나누는 것입니다. 세대 구분은 단순히 출생연도에 따른 구분이 아닌 새로운 도구에 익숙한 습관과 태도 그리고 그 도구가 가져온 환경에 집중해야 합니다. 그래서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 모바일 디바이스 세대, 유튜브 세대 등의 구분이 더 현실적이고 적절합니다.


충분히 들어주길 원하고 나를 이해해 주길 원하고 사랑하길 원하고 사랑받길 원하는 것은 세대 간 차이가 아니라 그냥 사람의 특징입니다. 세대 간 갈등은 개개인 상대를 알려고 하는 노력이 사라지고 대인관계 실패 시 자기 반성이 결여되면 반드시 발생합니다. 기성세대가 젊은 세대를 제대로 알려고 하고 젊은 세대가 기성세대를 이해하려면 서로 많은 노력이 듭니다. 그 노력을 하지 않고 다르다로 만 규정하면 너무나 편하지만 세대 간 갈등을 타파하고 소통하고 상호 이해할 수 있는 접점은 없습니다.


새로운 세대의 핵심은 디지털 네이티브, 모바일 네이티브라는 것이고 분석과 규정이 필요하다면 여기서 출발해야 합니다. 버릇없어, 주장 강해, 자기밖에 모른다부터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

        

작가의 이전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내로남불과 오버 커뮤니케이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