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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조롱을 위트로 대응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선 크리에이티브는 항상 경계되어야 합니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측이 이른바 쩍벌, 도리도리 논란에 대해 인스타그램으로 위트 있게 대응한 것을 보았습니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 몇 가지 포인트가 있어 정리합니다.


우리 일상생활에서도 적절한 유머와 위트가 어둡거나 썰렁한 분위기를 급 반전 시키는 요소가 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최근 특정 이슈가 온라인의 놀이문화와 접목해 조롱거리로 전락할 때 보통 시도되거나 시도하고자 하는 욕구가 분출합니다.


과거 사례 중 정치권에서 상징적인 사례로 2011년 당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통합 경선에 나섰던 박원순 변호사의 원숭이에 합성한 포스터를 들 수 있습니다. 상대 진영에서 당시 박원순 변호사를 원숭이에 빗대어 조롱했고 때마침 '혹성탈출:진화의 시작'이라는 영화가 화제가 되고 있던 터라 지지자의 합성사진으로 위트 있게 대응했던 사례입니다. 당시 박원순 변호사는 "새로운 서울의 시작을 이끄는 원숭이라면 그 원숭이 한 번 되어 볼게요"라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대표적인 실폐 사례로는 쥬시라는 과일쥬스 기업이 용량을 속인 이후 공개한 사과문입니다.


"부디 너그러운 마음으로 쥬씨의 사과를 받아주십사 ‘쥬씨 사과 쥬스’를 출시했다"라고 하면서 ‘쥬씨 사과 쥬스 1000원’이라는 제품 홍보로 연계했던 사례입니다. 심각했던 해당 상황을 위트 있게 넘기려 했으나 또 다른 논란이 되어 다시 정중한 사과를 하게 되었던 사례입니다.


이번 윤석열 후보 측의 인스타그램 대응은 전술적인 측면에서 영리하다 평가할  있겠습니다. 웃음은 보통 긍정적 신호를 생산해 내고 논점을 흐리게 하기에 사안의 경중에 따라, 타깃에 따라 선택할  있는 방법론입니다. 다만 조롱을 위트로 대응할   가지 우려점이 있습니다.


자주 사용할 경우 경솔한 상황 판단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전달 할 수 있고 상대방을 조롱하는 듯 느껴질 수 있으며, 해당 이슈가 단지 하나의 웃음 코드로 전락하여 자신의 진정성과 신뢰성이 결여 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박원순 변호사시절 서울시장 보궐선거 사례처럼 '이미지가 희화화'될 땐 그나마 위트있게 대응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겠지만 '부정적 행위'를 지적하는 상황에서 그 행위가 잘못되었다 판단되면 개선하면 되는 상황인데 그 부정적 행위를 다시 콘텐츠로 만들어 노출시키는 전술이 적절한지는 여전히 의문입니다.


저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선 크리에이티브가 작동되면 위험하다'라고 지속적으로 말씀드리는 입장입니다. 위기가 발생하면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게 되는데 이 경우 안전한 방법론 대신 창의적이고 색다른 아이디어 제안에 몰두하는 분들이 종종 있습니다. 물론 상황과 변수에 따라 도전할 수 있고 시도할 수 있는 방법론들이 있습니다만 '단순히 그 행위를 하지 않으면 되는 상황'에 부정적인 이미지와 부정적인 행위를 위트로 변환해서 우리가 자발적으로 부정적 행위 노출을 배가시킬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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