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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관리] 모두 심각하고 본인만 재미있으면 그건 꼰대

불특정 다수를 향한 위트와 조크는 상당한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필요

"페이스북과 어제 기자회견 유감 표명이 공식 입장이라고 보면 된다. 인스타그램은 그냥 약간 재미를 가미한 것이다. 너무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 없다" 이번 윤석열 후보 인스타그램 '개 사과 사진' 논란에 대한 권선동 의원의 해명입니다. 이 해명의 문제를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략 측면에서 풀어봅니다.


커뮤니케이션 이슈가 발생하면 매번 어떤 맥락에서 그런 커뮤니케이션이 나왔는지가 관건이 됩니다. 그런데 '커뮤니케이션 맥락은 항상 자기중심적'이어서 그 맥락에 문제가 발생하면 그것을 얼마나 '객관화할 수 있을 것인가'가 핵심 포인트가 됩니다.


현재 전두환 옹호 발언으로 논란이 된 상황에서 대중의 사과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다가 키우는 반려견에게 사과를 전달하는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게재한 일련의 맥락을 '재미'라는 맥락으로 설명하기엔 객관화가 어렵습니다. 아니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지진이 일어나면 지진에 무너진 건물에 사람들이 깔리듯이 다시 또 다른 논란이 일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보통 대중들은 딱딱한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유머러스한 사람을 선호합니다. 그래서 많은 정치인들이나 기업인들 연예인들이 종종 조크나 위트 있는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합니다. 이때 반드시 주의해야 할 점은 유머, 농담, 해학 등과 무례, 실례, 결례 등은 구별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현장에서 실제 말실수 때문에 논란이 된 기업인, 정치인, 연예인들의 해명 반응 중 상당수는 비슷한 반응을 보입니다.


"그거 내가 조크로 이야기한 건데"

"분위기를 환기시키기 위한 재미있는 표현이었는데"

"에이~ 그건 농담으로 이야기한 건데 그걸 가지고..."


본인은 조크라고 생각하고 말을 했지만 듣는 분들 대다수가 불편하고 재미없을 땐 그것은 막말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최근 젊은이들이 꼰대의 특징 중 하나로 이야기하는 것이 '다른 사람은 모두 심각하고 재미없는데 본인만 재미있는 농담을 한다'입니다. 새겨들어야 할 포인트입니다.


과거 TVN에서 방송했던 'SNL코리아’로 다양한 코믹 연기를 보여줬던 김민교 씨는 웃음과 저질의 경계에서 어떻게 선을 지키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변한 적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의 눈을 읽어야 한다. 누군가 기분 나쁠 것 같으면 재빨리 다른 쪽으로 방향을 돌려야 한다. 감각적인 계산, 순발력이 필요하다. 신동엽 형이 정말 잘하는 기술이다"


불특정 다수를 향한 위트와 조크는 상당한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가진 사람들이 성공할 수 있는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행위이지 친구들과 소주 먹으면서 안줏거리로 이야기하며 서로 웃고 웃어주는 커뮤니케이션이 아닙니다. 


고급스럽고 품격 있는 조크와 유머는 한 시대를 상징하는 어록으로 남기도 하지만 대중들의 반응을 리스닝 하지 않고 눈치 없이 공감할 수 없고 특정 그룹들만 이해하는 재미만을 쫓는 커뮤니케이션은 그 사람의 수준을 여실히 보여주는 주홍 글씨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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