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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심심한 사과' 관전평

정말 심심한 사과의 뜻을 알고 계셨습니까?

출처 : https://www.hankyung.com/society/article/2022082170237


출처 : https://www.chosun.com/politics/politics_general/2022/08/22/DS3FYNXBJVBL5JHMHZF3ZKS6CA


'심심한 사과'


통제할  있는 것을 최대한 통제하고 불확실성을 최대한 낮춰 예측 가능한 상황을 만든다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대원칙에 근거 이번 사태(?) 본다면 저는 문제의 원인을 통제할  없고 예측 불가능한 청자(聽者)보다 어느 정도 통제 가능하고 어느 정도 불확실성을 완화할  있는 화자(話者)  비중을 높게 둡니다. 먼저 ' ' 통제하자는 개념입니다.


일부 너무 나간 것 같은 평가를 제외하곤 요즘 세대들의 문해력(文解力, literacy) 문제라는 평가에 동의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저 사과문의 대상과 상황을 고려해 보면 오히려 잘못된 사과 어휘의 선택이라는 평가도 할 수 있습니다.


(예능을 다큐로 해석해 본다면) 저는 심심한 사과(甚深한 謝過)란 글이 甚 심할 심 + 深 깊을 심 + 한 + 謝 갚다 사 + 過 지날 과 로 구성되어 있고 '마음의 표현 정도가 매우 깊고 간절한 사과'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정말 알고 계신 건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저는 솔직히 심심한 사과가 心 마음 심자 두 개로 이뤄진 사과 표현이라고 알고 있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대부분은 이걸 알고 요즘 젊은 친구들의 문해력이 낮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그냥 '관용적인 표현이고 어느 정도 깊이의 사과 표현이구나' 정도로만 알고 있는 어휘지요.


디지털 사전을 찾아보면 되지 않냐?라고 이야기하지만 그럼 백성들도 쉽게 배우고 쓸 수 있는 글자를 만들고자 했던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 이유에 반하는, 이미 실패한 커뮤니케이션일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심심한 사과는 재미없다는 의미의 심심하다는 형용사와 유사한 '뉘앙스'를 주고 있어 일부 형식적인 커뮤니케이션 외에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현장에서 이미 배제하는 사과 문구입니다. 애초부터 일상에서 뿐만 아니라 공식적인 커뮤니케이션에서도 진부하고 식상했으며 진정성이 결여되어 보이기에 사라지고 있던 표현이었습니다.


오늘 대통령께서도 이 사안을 가지고 국무회의에서 “전 세대에 걸쳐 디지털 문해력을 높일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들도 체계적으로 제공돼야 할 것”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지점에서 저는 문해력, 리터러시(literacy) 능력이라는 것이 단순하게 단어의 정의를 더 배우고 알게 하는 것으로 오해해서 한자 교육이나 단어 교육이 더 강화될까 우려되는 마음이 있습니다.


커뮤니케이션에서 중요한 것이 단어를 뜻을 알고 이해하는 어휘력을 증대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커뮤니케이션 맥락(Context)을 이해하고 그 맥락을 적절한 단어와 문장 구조로 전달하게 하는, 즉 특정 목적과 특정 대상, 그리고 TPO(시간(time), 장소(place), 상황(occasion))에 가장 적절한 단어를 선택하고 문장을 배치해 청자를 고려하는 화자의 능력 배양도 기본적으로 고민해야 할 문제라는 것을 강조 드리고 싶습니다.


맥락을 고려한 커뮤니케이션, 맥락을 이해하는 커뮤니케이션이 전개되지 않으면 '디지컬 난독증'은 정말 21세기 불치병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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