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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서원 Apr 01. 2018

K타이거즈 마케팅 전략

사람들이 보고싶어하는 태권도의 모습을 보여준다

대한민국의 어린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동네태권도장을 다니게 되는 일이 많습니다. 저 또한 그러했습니다. 태권도장에 찾아가게 된 것은 태권도를 배우기 위해서가 아니었습니다. 그냥 친구들이랑 놀다보니 태권도장까지 어느날 놀러가서 탱탱볼을 갖고노는 일종의 변칙적인 피구를 하게 되었고 탱탱볼 피구를 계속하고 싶어서 태권도장을 등록하고 그렇게 태권도를 배웠습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저와 비슷한 이유로 태권도를 배우게 되었을 것입니다. 아니면 군대시절 훈련을 목적으로 배우거나요. 태권도는 분명 대한민국의 국기이고 한국이 종주국인 스포츠입니다. 국내 태권도장의 수는 대략 7천개에서 8천개남짓. 모두가 태권도를 알고 있지만 어린시절 잠깐 스쳐가는 놀이방(?)같은 개념으로 인식할뿐 제대로 된 무도나 운동으로 생각하는 이들은 거의 존재하지 않을 것입니다. 


어린시절 탱탱볼 피구를 하기 위해 태권도장에 다녔던 저는 성인이 되어 검도를 시작했습니다. 대학검도부 활동에 정말 목숨을 걸었고 아침저녁으로 검도를 하며 20대를 보냈습니다. 그후로도 스포츠클라이밍, 골프, 테니스 등 다양한 운동을 했지만 주된 베이스의 운동은 검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마 어린시절 태권도장을 다녔던 운동좋아하는 남성들이라면 패턴만 다를뿐 비슷하리라고 짐작합니다. 요즘 인기높은 이종격투기(MMA) 도장이나 가라데, 권투, 유도, 주짓수, 펜싱, 크라브마가 등의 운동을 선택하게 될테니까요. 


유아초등학생 등의 저연령층을 대상으로 하는 동네태권도장 중심의 어린이 운동산업. 이것이 국내 태권도 문화의 현주소입니다. 한국이 종주국의 위치를 차지하는 우리나라 스포츠라는것은 온국민이 다 알고있지만 정작 태권도에 대한 가치나 사회적 인식은 현저하게 낮은. 그냥 어렸을때 피아노학원, 미술학원처럼 잠깐 스쳐가는 놀이방 같은 운동. 이제는 저출산에 아이들이 줄어 도장이 줄줄이 폐업당하고 경쟁업체 대비 제공할 수 있는 가치가 낮아 위기에 몰린.


이 참담한 현실을 바꾸고자 하는 퍼포먼스 그룹이 있습니다. 바로 케이타이거즈입니다. 







1. 시대가 소망하는 태권도의 모습을 보여주겠다

기준을 다시 세우고 맥락을 재정의한다

케이타이거즈는 한국의 케이팝에 맞추어 한국의 태권도로 군무와 같은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태권도 시험단입니다. 태권도의 기준을 다시 정의하고, 맥락을 재해석하여 시대가 요구하는 태권도의 모습을 대중에게 보여줍니다. 지금까지 사람들이 인식했던 태권도에 대한 통념과 기준, 인식을 산산히 부서버리는 충격적인 퍼포먼스로 메시지를 던집니다.


태권도, 얼마든지 재미있게 할 수 있어. 우리가 신나게 보여줄게!



케이타이거즈는 무도인 중심의 사고로 태권도에 접근하지 않습니다. 일반인들의 관점에서 사람들이 원하는 태권도의 모습을 정확하게 타게팅합니다. 그리고 퍼포먼스와 공연이라는 형태로 대안을 제시합니다. 태권도와 케이팝이 합쳐졌을때 얼마나 신나고 즐거울 수 있는지. 그러면서도 태권도가 가진 힘과 파괴력, 경이로운 모습을 담아 온몸으로 표출합니다. 


태권도장에 등록하는 원생들의 수가 점점 줄어들고 태권도를 하는 무도인으로서의 삶이 불투명해져가는 현실. 과연 성인이 되어서도 태권도에 애정을 갖고 꾸준히 태권도를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요. 케이타이거즈는 문제는 저출산이나 다른 어떠한 무엇이 아니라 시대가 요구하는 태권도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것에 있다고 보고 이를 해결하고자 사람들에게 감동과 놀라움을 선사하는 무대를 보여줌으로서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봐라, 이게 태권도다. 네. 지금까지 태권도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여러가지 활동이나 움직임이 있었겠지만 그 어떤 것보다도 매력적인 최고의 제안이었습니다. 태권도가 가진 가치를 제고하는 것. 그것이 케이타이거즈가 몰고온 새로운 바람입니다.







2. 아이돌 그룹(BTS 등)의 커버곡을 통해 접근하다

익숙한 패턴으로 다가가는 낯섬

케이타이거즈의 전략은 익숙한 것으로 다가가는 낯선 커버링에 있습니다. 유튜브에서 활동하는 많은 이들이 커버곡을 통해 자신을 알리고 사람들과 소통합니다. 그러나 그런 방법을 통해 성공하려면 반드시 자신만의 DNA로 재해석에 성공해야 합니다. 한국인 유튜버로서 이례적인 기록을 세운 제이플라가 대표적 사례입니다. 케이타이거즈는 방탄소년단의 히트곡들의 안무를 수정하여 태권도를 중심으로 또 하나의 굉장한 작품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이 전략이 대박을 터트리게 됩니다. 방탄소년단이 오히려 케이타이거즈의 태권도 수정안무를 따라하기까지 했으니까요. 


이제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특공무술같은 괴랄한 태권도가 아니라 신나는 음악에 맞춰 춤추며 노래하는 태권도인 것이죠. 정부에 불만을 표출할때 더이상 과격한 폭력시위가 통하지 않고 촛불시위가 대세로 자리잡았던것처럼 시대에 맞는 태권도의 맥락은 여기에 있었던 것입니다. 케이타이거즈에 대한 열광은 이제 국내보다 해외에서 커지고 있습니다. 태권도라고 하는 문화. 그 문화를 재해석하게 보여주는 열정과 에너지에 갈채를 보내고 있습니다. 태권도와 K팝이라고 하는 핫한 요소가 같이 모여 최고의 조합을 이뤄낸 사례이니까요. 


정부에서도 케이타이거즈는 매우 소중한 존재입니다. 평창올림픽에서 세계인에게 태권도문화를 소개하는데 큰 기여를 했으며 각종 행사에서 케이타이거즈는 1순위 섭외대상입니다. 케이타이거즈가 태권도를 알리겠다고 자신들의 이야기만 했다면 이렇게 될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무도인적인 관점에서 고정된 시야각을 갖고 태권도를 알리고자 했다면 결국 그들만의 리그에서 벗어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익숙함 속에 낯선 패턴을 담아 케이팝과 태권도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그것도 커버곡을 통해 문제를 풀어가고자 도전했고 그 도전은  지금 성공을 향해 달리고 있습니다.







3. 다양하고 새로운 시도의 연속. 지금은 표류중

아직까지는 무리수. 그러나 도전에 의의를 둔다

퍼포먼스그룹으로는 훌륭한데. 아직까지 엔터테인먼트로 보기에는 무리수인 측면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동종산업 이종패턴의 유튜브 구독자수 800만을 넘어서는 원밀리언스튜디오의와 비교해 생각해보면 갖고있는 잠재력이나 고유의 스타성은 더 뛰어나지만 디테일과 집중도에서 밀리는 상황. 초반부에 태권도를 재해석한 새로움으로 인기몰이를 했으면 혁신에 혁신으로 나갔어야 하는데 태권도를 중심으로 혁신하기보다는 이것저것 애매하게 케이팝과 뒤섞이고 잡다한 것들을 섞어버림으로서 그 이상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지 못한 느낌입니다. 아마 매일같이 태권도 연습에 행사에 하다보니 제대로 업의 본질에 집중할 수 있는 여력이 없는 것이겠죠. 



성공하기 위해서는 태권도가 가진 본질에서 개념을 추출해 시각화하고, 개념화하고, 상징화해서 그것으로 태권도의 정체성을 남기고 맥락을 재해석하되 다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지금 하고 있는 수준에서 10배 이상의 파격이 필요하지 않을까. 웹드라마까지 찍는것을 보면 뭔가 엉뚱한 곳을 헤메고 있는듯한 느낌이 없지않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케이타이거즈가 갖고 있는 잠재력과 성장가능성은 매우 높습니다. 다양한 시도와 도전은 깨달음을 주고 더 큰 성공을 향한 힌트와 단서를 남기게 되어 있습니다. 실행력 측면에서 의문의 여지가 있지만 맥도날드의 레이크록같은 뛰어난 엑셀러레이터가 붙으면 고속성장할 수 있는 스타성이 있습니다. 


앞으로 태권도가 갖고 있는 장점을 잘 살리면서도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케이타이거즈만이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세상에 자신들의 메시지를 전달하기를 바랍니다.






요약하자면, 문제를 정확하게 규정하고 최선을 다해 실행한다. 전략이 바로 섰다면 광고를 집행하거나 비용을 집행할 필요없다. 대의를 등에 업는 순간 모두들 그들을 돕고싶어 안달이 날테니까. 이것이 바로 사람들이 보고 싶었던 태권도의 모습이다. 


아주 오래전 인문학 쪽에서 '강신주'라고 하는 불세출의 강사가 등장했습니다. 그를 일컬어 많은 이들이 지식으로 장사하는 장사꾼이라 했고, 가짜라 했으며, 인문학의 탈을 쓴 사기꾼이라 말했죠. 대체 뭔데 어줍잖은 실력으로 인문학을 대표하냐고 악플이 쏟아졌습니다. 사실 저도 그 의견에 어느정도는 동의합니다. 제가 생각해도 그의 이야기에 깊이는 없으니까요.


그런데 그 대단한 실력을 가진 이들중 누구 단 한명이라도 사회통념상 일반보통인들을 위해서 쉽게 설명하고자 하고 낮춰서 다가가고자하고 이정도로 대중화를 위해 노력한 사람이 있었던가요. 그를 일컬어 장사꾼이라고 하는 표현들. 대중들을 상대로 '장사'를 한다고 까는 이야기들. 그래 좋다. 그런데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 중 강신주가 하는 노력의 1/10이라도 세상에 자신의 목소리를 전하려 노력한 사람 저는 본적 없습니다. 그가 장사를 하든말든 가짜든 진짜든 그로 인해 인문학에 관심을 갖게 되는 사람들이 단 1명이라도 생겨났다면 그는 세상을 바꾸고 있는 것입니다.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 리스크테이밍은 고사하고 그냥 자신의 관점에서 가만히 앉아 자신의 이야기를 한것에 지나지 않으면서 대체 무슨 권리로 타인의 노력을 깍아내리는 것인가. 


케이타이거즈는 분명 주류 태권도 문화에서 이질적인 존재일것입니다. 지금은 시간이 흘러 조금씩 어느정도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결코 그 과정이 쉽지는 않았을 겁니다. 아직도 여러 악성댓글이 달리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증오하는 것이죠. 태권도를 모욕하는 나쁜놈들이라고. 우리 태권도는 그런게 아니야. 저리가.


글쎄. 이미 시대는 바뀌었으며 적어도 그런 말을 하기 위해서는 케이타이거즈가 세상을 위해 태권도를 알리고자 하는 노력의 1/10이라도 하고 나서 해야하지 않을까. 누군가가 이뤄놓은 성과와 모습들을 보고 비평하고 판단하는 것은 쉽습니다. 그건 누구나 할 수 있죠. 그러나 직접 행동에 나서서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은 거의 존재하지 않습니다. 


케이타이거즈가 생각만큼 순항하지 못하는 이유. 제가 볼때 그 이유는 단순합니다. 본래 시장이 열리려면 경쟁이 있어야 하고 나 말고 다른 이들이 이 판에 뛰어들어 이슈가 될때 진정으로 시장의 규모가 커지고 성장하게 됩니다. 테슬라가 왜 자사의 특허를 공개하고 다양한 외부세력들을 전기차사업에 끌어들이려는 모습을 보일까요. 당장 이권을 포기하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그럼으로서 동맹세력을 끌어들여 시장의 파이를 키우고 성장시키고자 하는 의도인것입니다. 혼자서는 세상을 바꿀 수 없으니까. 태권도 문화를 제대로 키워나가기 위해서는 케이타이거즈 같은 태권도의 맥락을 재해석하는 팀이 국내에만 100팀도 넘게 있어야 할 것입니다. 겨우 케이타이거즈 하나로 무슨 행사를 얼마나 할 수 있으며 어디까지 할 수 있단 말입니까. 어떤 산업 어떤 사례를 살펴보아도 혼자서 산업을 일으킨 경우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냥 신기한 존재일뿐 전 세계적으로 Non-Traditional 태권도 문화가 확장되어 고객지향적 관점의 태권도 퍼포먼스가 익숙해져야 하는 것이죠.


앞으로 케이타이거즈의 성장을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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