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모 마술

일상은 시가 되어

by stray

한여름 저녁 나들이는

동네 수영장이지


수영 못해도

그게 대수랴


물가에 가는 거 좋아하고

멍멍이처럼 물을 좋아한다지


수영복도 없어서 수영장에서 사고

수영모자도 없어서 수영장에서 샀는데


수영복은 괜히 작은 것 같고

수영모자도 꽉 끼는 것 같은 것이


수영장 들어가는 과정은

영 부자연스럽지만


물 안에서 첨벙 대는 것은

어릴 적 개울서 땅 짚고 헤엄치던 생각에


발만 담가 첨벙 대도

신나기만 하다.


물속에 머리 안 넣고 싶었으나

어쩌다 보니 머리를 넣고는


물 잔뜩 마시고

코는 맹맹.


오늘 수영은 그걸로 끝.

그리고 집에 와 보니


새로 산 수영모자 덕에

이마에 선명한 줄 남았다.


줄 하나로 얼굴이

맹구, 영구, 짱구 같이 보이는


수영모 마술.


그러면 어떠리.

수영장 나들이는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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