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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ray Oct 30. 2021

독백

일상 에세이

아이들을 키우다 보면 애들은 알지 못하지만 엄마는 아이들의 말들에 답답한 마음 가눌  없어 길을 걷고  걸을 때가 생긴다. 낳아서 키워준  생각하는 것은 바라지 않아도 말이라도  예쁘게  주면 어디가 덧나는지..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밥 먹으라는 소리에 아무 반응이 없다거나 정작 온라인 수업은 끝이 났는데 그 자리에 그대로 앉아 무얼 하는지 말해 주지도 않을뿐더러 뭘 하는지 알려하면 눈 모양부터 달라지는 아이들과의 사이에 돌담이 놓인 듯 서로 간의 관계는 무덤덤 해진 지 오래.


아이들은 그들의 삶을 사는 것이니 엄마인 나는   찾아 열중하려 해도 아이들에게서 독립하지 못한 떠도는 엄마의 마음은 아이들을 그냥 내버려 두지 못하고 한소리를 한다.  식어!! 빨리 !!  먹어!!  엄마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이들의 얼굴은 각자 끼고 앉은 컴퓨터를 앞에 두고 마냥 해맑다.  


밥 한 끼 한 끼를 정성을 가득 담지는 못해도 모든 끼니에 수고 없이 마련된 밥상은 없거늘 아이들은 날마다 먹는 밥이 하늘에서 그냥 뚝 떨어지는 줄 아는데.. 나 할 말 많다.


역으로 아이들 입장에서 보면 정말 싫긴 하겠다. 특별하지도 않은 반찬들과 허연 밥이 뭐가 맛있다고 매일 먹으라 하는지.. 갑자기 이해도 되는 건 나도 옛날에 그랬다는 생각이 들더라는..


누구는 꿈을 꾸고 성취하는 것이  일상 다반사인 사람이 있는 반면, 나는 오랜 전업주부생활로 아이들의 밥에 목숨을 건 듯 아침부터 저녁까지 밥밥밥을 외치며 반응도 없는 아이들에게 식기 전에 먹으라고 허공에 대고 소리치곤 한다.  


내 인생은 퍼 놓은 밥이 식을까 걱정하는 것 말고 남는 것이 없는 것처럼 사는 때가 많기는 하다. 이제 아이들 먹일 밥에 목숨 거는 인생이 아닌 나의 꿈을 이루기 위해 도전하고 성취할 거리가 좀 생기면 좋겠다.


아이들만 바라보고 밥만 하다가 늙기에는 내 인생이 너무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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