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에세이
아이들을 키우다 보면 애들은 알지 못하지만 엄마는 아이들의 말들에 답답한 마음 가눌 수 없어 길을 걷고 또 걸을 때가 생긴다. 낳아서 키워준 공 생각하는 것은 바라지 않아도 말이라도 좀 예쁘게 해 주면 어디가 덧나는지..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밥 먹으라는 소리에 아무 반응이 없다거나 정작 온라인 수업은 끝이 났는데 그 자리에 그대로 앉아 무얼 하는지 말해 주지도 않을뿐더러 뭘 하는지 알려하면 눈 모양부터 달라지는 아이들과의 사이에 돌담이 놓인 듯 서로 간의 관계는 무덤덤 해진 지 오래.
아이들은 그들의 삶을 사는 것이니 엄마인 나는 내 삶을 찾아 열중하려 해도 아이들에게서 독립하지 못한 떠도는 엄마의 마음은 아이들을 그냥 내버려 두지 못하고 한소리를 한다. 밥 식어!! 빨리 와!! 밥 먹어!! 엄마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이들의 얼굴은 각자 끼고 앉은 컴퓨터를 앞에 두고 마냥 해맑다.
밥 한 끼 한 끼를 정성을 가득 담지는 못해도 모든 끼니에 수고 없이 마련된 밥상은 없거늘 아이들은 날마다 먹는 밥이 하늘에서 그냥 뚝 떨어지는 줄 아는데.. 나 할 말 많다.
역으로 아이들 입장에서 보면 정말 싫긴 하겠다. 특별하지도 않은 반찬들과 허연 밥이 뭐가 맛있다고 매일 먹으라 하는지.. 갑자기 이해도 되는 건 나도 옛날에 그랬다는 생각이 들더라는..
누구는 꿈을 꾸고 성취하는 것이 일상 다반사인 사람이 있는 반면, 나는 오랜 전업주부생활로 아이들의 밥에 목숨을 건 듯 아침부터 저녁까지 밥밥밥을 외치며 반응도 없는 아이들에게 식기 전에 먹으라고 허공에 대고 소리치곤 한다.
내 인생은 퍼 놓은 밥이 식을까 걱정하는 것 말고 남는 것이 없는 것처럼 사는 때가 많기는 하다. 이제 아이들 먹일 밥에 목숨 거는 인생이 아닌 나의 꿈을 이루기 위해 도전하고 성취할 거리가 좀 생기면 좋겠다.
아이들만 바라보고 밥만 하다가 늙기에는 내 인생이 너무 아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