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에게 주는 선물

여행이야기 11

by stream

2025년 1월 1일, D-day

내가 갈 수 있는 최고의 높이.

여태껏 발 디뎌본 중 최고 먼 땅.

한 번도 본 적 없는 낯선 풍경.

뇌가 깜짝 놀란다.


새로 산 여행 가방은 내게 너무 크고 무거워 결국 남편이 메고 가기로 했다.

나는 홑겹 천으로 만들어져 아주 가벼운 딸의 반스 백팩에 내 짐을 옮겨 담았다.

이번에도 여행을 위한 내 이상형 가방을 만나지 못했다.

간편하게 쓰려고 산 수첩은 표지 재질이 손에 착 붙으면서 작고 가볍다. 다니면서 메모하기에 적당해서 만족스럽다. 딸의 자취방에 물건들을 다 펼쳐 놓고 차곡차곡 여행 짐을 함께 꾸렸다.



비행기에 탑승하여 자리를 찾아 들어간다.

잠시,

실내가 너무 따뜻하여 신선한 산소가 부족한 듯 느껴진다, 짐을 정리하는 사람들로 혼잡하다, 먼지로 인해 공기가 탁하고, 점점 안으로 빨려 들어가며 낯선 공간에 갇히는 느낌에 당황스러웠다.

코끝 숨에 집중하며 기다려준다. 내 몸이 비행기 안의 환경에 적응하도록. 괜찮을 거라며 용기를 낸다.

ktx에서 첫 번째 위기를 잘 넘기고 나니 다음 예정된 비행도 잘 통과할 것이란 믿음이 생긴 것 같다. 여행을 상상하며 몇 달 동안 마인드컨트롤하고 체력을 기르기 위해 아침 운동을 했던 것이 효과를 발휘하는 듯하다.

이제, 비행기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나는 괜찮다.

땅을 힘차게 박차고 하늘로 솟아올랐다.

믿어지지 않을 만큼 엄청 높이 떠올랐다!

하늘 높이 떠서 구름의 윗면을 보며 하루 온종일을........... 보내다니.......

오늘, 1월 1일 하루 일과는 하늘을 나는 것.

날아서 미지의 세계로 이동하는 것.


집이 나를 붙잡고 있었나? 떠나도 괜찮은걸.

더 자주 새롭고 색다른 바람을 내 뇌에 쐬어준다면 주변 상황에 좀 더 빠르게 적응하겠지.

훈련. 마침내 적응하는데 0.1초도 안 걸리는 용맹한 뇌가 되는 거지.

두려움을 떨치고 자신의 길을 당당히 나아가는 라스트 킹덤의 용맹한 전사들처럼,

나도 강건해지기로 한다.



바깥은 –66도씨.

구름은 천천히 뒤로 움직이고 우리 비행기는 늠름하게 날개를 활짝 펴고 앞으로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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