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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게으르니스트 Dec 31. 2023

매일 30분, 글쓰기 좋은 질문 642

(7) 인질의 몸값을 요구하는 편지로 시작되는 이야기를 만들어라

    '몸값은 30억. 네고는 없다. 30억을 아래의 계좌로 입금하지 않으면 김영수는 ○○대교 아래로 떨어질 것이다. 입금기한은 오늘로부터 일년 후인 202X년 ○월 ○일 정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네고는 없다.'

    수신함에 메일이 도착했음을 알리는 팝업이 올라왔다. 점심을 먹으려 자리에서 일어나려던 순간이었다. 함께 순대국밥을 먹기로 한 파티션 건너편 오 기자도 재킷을 챙기며 부스럭대고 있었다. 여느때라면 일층으로 내려가면서 휴대폰으로 내용을 확인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나치게 단순한 메일의 제목이 나를 잡아 다시 의자에 앉혔다.

    '몸값을 요구한다'

    'RE'와 'Fw' 여러개가 말머리에 붙어 길고 장황해진 업무 메일 리스트 속에서 그 메일 제목은 지나치게 솔직했고 그래서 오히려 돋보였다. 종결형 어미인데도 마침표가 없었다. 필요한 바를 내지르는 날것의 신선함을 느꼈다.



* 투신하려는 사람이 자신의 몸값을 사회에 요구하는 사건을 기자인 화자가 서술하는 내용을 쓰고 싶었다. 흥미로운 글감이 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보니 쉽게 써내려 가기 어려워 말꼬리에서 서성거렸다. 손가락으로 글을 밀어내는 힘이 필요하다. 


* 다만 이렇게 매일 쓰다보니 더 길게 쓰고 싶은 글감들이 나오는 것 같다. 몇 개를 골라 길게 쓸 예정이다. 이것도 그렇게 길게 써볼 작정이다.


* 어제는 하루 종일 바깥을 돌아다니고 오후 내내 운전을 하느라 올리지 못했다. 하루를 지나쳤다고 해서 빈칸을 메꾸는 일은 하지 않으려 한다. 어디까지나 연습과 습관 들이기 목적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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