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채용된 지 일주일 만에 해고당하는 한 여자
※ (글감에 추가되어 있는 조건) 이 여자를 해고하려는 사람은 일주일 전만 해도 그녀의 채용에 아주 적극적이었다.
"이제 내일부터는 나오지 않아도 돼."
그레이스는 상기된 얼굴이었다. 그녀는 회사의 중역들에게 주어지는, 엄숙한 분위기마저 자아내는 검은색의 사무용 가죽 의자에 앉아 있었다. 제니퍼는 그레이스의 책상 앞에서 입가에 미소를 띄고 서 있었다. 그레이스가 책상 앞에 서 있는 제니퍼에게 차분한 어조로 다시 한 번 말했다.
"그래, 이제 내일부터는 나오지 않아도 돼. 내일부터는."
그녀의 말투는 높낮이가 없어 차분하게 들렸다. 하지만 누군가 자세히 귀를 기울였다면 그녀가 성대 아래의 떨림을 억누르느라 꽤나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챌 수 있었을 것이다. 양 볼에 떠오른 홍조와 절제된 목소리는 그레이스의 아름다운 얼굴을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게 했다. 제니퍼가 대답했다.
"예뻐. 하지만 티가 날 것 같아. 얼굴에 감정이 너무 많이 드러나서는 안돼."
그 말을 하고 있는 제니퍼는, 눈매에는 전혀 감정이 없이 입꼬리만 빙그레 웃고 있는 얼굴이었다. 말을 하지 않았다면 마네킹으로 착각할 만큼 건조하고 사무적인 얼굴이었다. 그레이스는 제니퍼의 말에 허리를 펴고 앉아 눈을 몇 번 깜빡였다. 잠시 후 놀랍게도 그녀의 얼굴은 발그레함이 잦아들고 주름 하나 없이 윤택이 빛나는 낯빛으로 바뀌었다. 제니퍼가 말했다.
"이걸 뭐라고 표현해야 하나. 너는, 아니, 나는 오늘 부로 해고야." 그녀가 말을 이었다.
* 어떤 회사의 내부고발자였던 어머니가 회사의 음모로 살해당하자, 어머니의 복수를 위해 회사에 잠입하는 여자 쌍둥이의 이야기를 쓰려 했다. 상세한 설정을 쓰면 재미있을 거 같다.
* '글쓰기 좋은 질문 642'가 미국 책이라서 그런지, 왠지 미국 스타일의 통속소설에 어울리는 글감들이 많은 것 같다. 글감을 보면 스릴러 장르만 계속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