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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게으르니스트 Jul 03. 2016

천국의 신베이터우

대만여행 3일차: 골든핫스프링 호텔, 온천박물관, 지열곡

대만여행의 셋째 날이 밝았다.


이틀째임에도 불구하고 오장육부가 이미 피곤에 푹 절여진 피곤 묵은지 수준.

나이도 잊고 평소 운동도 안 하는 식물 부부가 빨빨대며 돌아다닌 결과는 그야말로 인과응보 ㅡ_ㅡ; 그러길래 미리미리 운동 좀 하지...


하지만 숙소를 나서는 나에게 두려움 따위는 없다. 

오늘은 드디어 대만여행의 하이라이트, 신베이터우의 유황온천에 몸을 푹 담그는 날이기 때문.

타이베이에서 MRT로 30분 정도 걸리는 거리에, 유황온천으로 유명한 신베이터우가 있다.


타이베이 여행이 좋은 것 중의 하나는, 타이베이 시내에서 대중교통으로 30분 ~ 1시간 안에 닿을 수 있는 곳에 온천이나 국립공원 같은 곳이 있다는 것. 그래서 대도시에서의 즐거움과 자연에서의 휴식을 짧은 일정 안에 모두 즐길 수 있다. 


업계 용어로 일타쌍피, 도랑 치고 가재 잡아 매운탕까지 끓여먹는다는 고급진 ㅡ_ㅡ; 용어가 이를 잘 표현해 준다.


우리 부부는 뜨끈한 온천에서 개운하게 목욕할 것을 생각하며 아침에 눈곱만 떼고 ㅡ_ㅡ 기운차게 숙소를 나섰다. 물경 날씨도 맑네 !!! 하하하하하하하하핫 



[ 신베이터우 가는 법 ]

MRT 2호선 베이터우 (北投, 북투, Beitou) 역에서 MRT 신베이터우 (新北投, 신북투, Xinbeitou) 선으로 갈아타면 된다. 베이터우역에서 신베이터우역까지는 대략 10분 내외 소요.



MRT 신베이터우선은 베이터우 - 신베이터우, 역이 이렇게 두 개 밖에 없는 괴상한 지하철이다. 

정말 오로지 신베이터우만을 위해 만든 노선. 신베이터우가 약간 신도시 같은 개념인지는 몰라도, 일단 신베이터우선을 타 보면 '이거 분명 온천 때문에 만든 지하철이군'하는 생각마저 들 만큼, 객차 내외부를 완전히 온천 테마로 깔아주셨다.


의자 앞에는 신베이터우 온전 여행을 안내해 주는 나무 욕조 형태의 LCD 안내판까지 신기방기.



신베이터우 역에 내리자마자 맞이하는 것은 일본 온천처럼 꾸민 역사 내부와 온천물이 쏟아져내리는 조형물을 기어오르는 코주부들. 코주부들은 부담스럽게 슬림한 보디 라인에 요염한 포즈까지, 도저히 귀엽다고는 할 수 없는 놈들이지만 ㅡ_ㅡ; 하여간 마을의 특색과 맞추어 지하철역을 꾸며놓은 대만 사람들의 센스는 칭찬 !


근데 쟤네들을 꼭 대두에 배불뚝이 변태로 만들었어야 했던거니 ? ... 


신베이터우에는, 숙박을 하지 않아도 몇 시간 정도 프라이빗 룸에서 온천을 즐기고 갈 수 있는 온천 호텔들이 많은데, 오늘 우리 부부가 온천은 바로 'Golden Hot Spring' (골든 핫 스프링, 금도온천반점, 金都溫泉飯店).

온천 호텔이 즐비한 신베이터우에서도 우리 부부가 굳이 이 골든 핫 스프링 온천호텔을 선택한 데는 다 이유가 있는데, 바로 얼리버드 이벤트를 하기 때문 !



[ 골든 핫 스프링 호텔 얼리버드 이벤트 ]

- 아침 일찍부터 점심시간까지는 프라이빗 룸에서 2시간 동안 온천을 즐기는데 1실 799NTD (한화 약 30,000원) 으로 대략 반값 정도 한다.

- 4월부터 9월까지는 오전 5시부터 12시까지 적용 (평일 / 휴일 모두 적용) 

- 10월부터 3월까지는 오전 5시부터 10시까지 (평일만 적용)

한국 관광객을 위한 숙박 이벤트 ★

한국 관광객이 홈페이지 (www.springhotel.tw) 에서 예약하거나 이메일로 예약(golden.hotspring@gmail.com) 한 후, 체크인 시 한국 여권을 제시하면 숙박비 할인을 받을 수 있다. 4 ~ 9월에는 700NTD (한화 26,000원), 10 ~ 3월에는 300NTD (한화 11,000원) 가 할인 !



신베이터우 역에서 나오면 넓은 광장이 나오는데, 여기서 골든 핫 스프링 호텔을 가려면 사진에 표시한 것처럼 가장 오른쪽에 있는 광밍로를 따라 쭉 올라가면 된다.


배가 차야 작동이 가능한 단순한 뇌 구조를 가지고 있는 Strider. 

많은 블로거들이 마치 성지처럼 들러갔던 ㅡ_ㅡ;; 광밍로 초입에 있는 맥도널드에 들러 맥모닝 세트 제일 큰 걸 먹어치웠다.


물론 맥모닝 세트를 빈 속에 그냥 먹으면 느끼할 수 있기 때문에 케첩이나 버터 대신, 상비약처럼 가방에 챙겨가지고 다니던 달찬들 고추장을 잘 발라서 매콤한 맛 맥머핀 ㅡ_ㅡ;;; 을 기쁘게 해치워버렸다.



맥도널드에서 대략 10분 정도 걸어 올라가면 < 금도온천반점 (金都溫川飯店, Golden Hot Spring Hotel) > 이 나온다. 외관으로만 보면 실내 시설에 대한 기대감을 잘근잘근 짓씹는 정겨운 80년대 모텔 풍경.


... 난 왜 80년대 모텔의 디자인을 알고 있는 거지 ?!?!? 여러분 !! 저.. 저는 그러한 아이가 아니어요 !!! 

^0^???


하... 하여간... 

그 '장급여관'스러운 건물에 살짝 오한을 느꼈지만, 호텔 안으로 진입한 후 아침 일찍 일어난 보람을 느끼며 얼리 버드 혜택의 축복을 듬뿍 받아 799NTD 지불 !! 


내 평생, '일찍 일어난 새가 먹이를 일찍 잡는다'는 말을 '농민적 근면성의 산물'이라 비웃으며 살아왔건만 온천탕 반값 할인에 바로 지조 없이 '역시 새는 일찍 일어나야...'를 읊조리며 ㅡ_ㅡ;;; 방키를 받아 들었다.



안내된 방은 정말 오로지 온천욕만을 위한 작은 방이다. 방 안을 들어가면 옷을 갈아입을 수 있는 작은 공간과, 큰 욕탕과 작은 욕탕 각각 하나씩이 있는 욕실의 구조.


호텔 전체가 신베이터우 온천지역을 내려다볼 수 있는 방향으로 창을 내고 있기 때문에, 실내 욕탕에서 온천욕을 즐기면서 신베이터우를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 좋은 방이다. ㅋㅋㅋ 게다가 호텔의 남루한 외관과는 달리, 내부는 깔끔하게 리모델링을 했는지 제법 좋은 퀄리티의 마감이 만족스럽다 !


욕조는 나무 욕조와 대리석 욕조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는데, 아무래도 나무 욕조가 독특할 것 같아서 나무 욕조를 선택하고자 했지만, 내가 좋은 건 남도 좋은 법. 나무 욕조는 이미 사용자가 꽈악 차있다고 해서 결국 그냥 대리석 욕조로 선택했다.



오호 요것 봐라. 단돈 3만 원을 냈을 뿐인데 욕실 안에는 버블바스, 샴푸, 바디로션 등등에 퍼프, 빗, 여성용 머리핀, 마실 물까지, 모든 목욕용품이 살뜰하고 깔끔하게 챙겨져 있다. 캬 ~ ! 이거 정말 대우받는 느낌.


한국 모텔은 가봐야 3만 원 내고 너저분한 침대와 싸구려 칫솔이 있을 뿐인데... 음뫄 ? 난 모... 모텔에는 가본 적이 없는데 ??


^0^ 학교와 집 밖에 모르던 모범생으로서 질문하건대 모텔이라는 것은 과연 무엇이지요 ?? 

... 여.. 여러분 죄송... 개그 무리수를... ;;;


물을 틀었더니 욕조 안에 물이 콸콸콸 ! 무슨 레몬소주 ㅡ_ㅡ? 색깔마냥 뽀얀 물이 욕조 안에 금세 가득 찼다. 

신베이터우의 온천물은 유황 성분이 섞여 있어 뽀얀 색깔과 함께, 약간 방귀 냄새 같은 꼬리꼬리한 냄새가 특징.


하지만 피부를 부드럽게 만들어 주고, 각종 피부과 질환에도 좋다고 알려져 있어서 Strider는 계란 썩는 듯한 유황의 스멜을 내장 끝까지 한껏 들이켜 주었다. 흑... 주부 습진을 이제는 고칠 수 있는 건가... 


... 농담이다. ㅡ_ㅡ; 난 깔끔하고도 깔끔하지.



따뜻한 욕조 안에 몸을 담그고 창 밖으로 하늘을 바라보니, 일본의 그 유명하다는 노천탕이 부럽지 않았다. 그것도 겨우 3만 원에!!! 아, 역시 대만은 가성비로만 치면 세계 4대 성인의 반열에 들어야 된다... 


몸을 일으켜 창밖을 내려다보니, 저 건너편에서는 신베이터우의 유명한 공중 노천 온천인 '친수이 노천온천'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수영복을 입고 노천 온천을 즐기고 있었다.


친수이 노천온천은 사람들이 다들 무료로 알고 있는데, 나 같은 사람에게는 무료가 아니라는 사실을 잘 기억해 두자. 아직 얼굴은 그렇게까지 늙어 보이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처진 뱃살과 앙상한 팔다리의 ET 실루엣을 그대로 노출해야 한다는 수치심을 입장료로 내야 한다는 것 !


... 정말 기묘하죠 ?

자꾸 개그무리수를 ㅠㅠ

저도 제가 왜 이러는지 이해가 안돼요. ㅠㅠ


하여간, 신선놀음도 이런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따끈한 온천에 몸을 담그고 때때로 하늘과 창밖의 경치를 바라보며 여행의 피로를 풀 수 있다는 것 ! 만약 바깥에서 필통 밀크티 같은 거라도 사가지고 들어왔다면, 아후 ~ 정말 당분 보충해가면서 꿈같은 시간일 것임 !!!


두 시간 내내 온천물을 마음껏 쓸 수 있으므로, 만약 몸을 담그고 있다가 온천물이 좀 식었다 싶으면 추가로 따슨 물을 욕조로 투입하자.


포스팅하다 보니 또 가고 싶다 ㅠㅠㅠㅠㅠ 요즘 야근이 많다 보니 삭신이 쑤셔서...



우리 부부는 두 시간여의 즐거운 온천욕을 마친 후 방을 나섰다.

두 사람이 쓰기에 딱 좋은 사이즈의 욕조였지만, 만약 세 사람 이상의 가족 단위 여행객이라면 카운터에다가 큰 방을 요청하면 더 큰 사이즈의 방으로 안내해 줄 것이다.


복도는 여전히 모텔 냄새가 물씬 풍기는 전등 장식이 싼티 나는 화려함을 뽐내고 있지만, 우리 부부는 골든 핫 스프링 호텔에 완전 완전 대만족 ! 하고 호텔을 나서서 다음 행선지인 온천 박물관으로 향했다.



... 라고 할 것도 없이, 골든 핫 스프링 호텔을 나서면 길 건너 맞은편에 베이터우 온천박물관의 후문과 연결되는 통로가 있다. ㅡ_ㅡ; 녹음이 푸르른 짧은 산책로를 지나쳐 샘물처럼 생긴 노천 원형극장을 지나면 그 옆에 있는 빨간 벽돌 건물이 바로 베이터우 온천박물관.


원래는 일제 강점기인 1913년에 세워진 목욕탕으로서, 일본인과 고위 관리들만 들어갈 수 있었던 곳이라고 하는데, 지금은 동네 주민들이 손수 안내 봉사원 역할까지 하시면서 운영하는 무료 박물관이다.


간간히 한국말까지 섞어가시면서 안내해 주시는 엄청 친절하신 대만 어머님들 ^^



신베이터우 온천의 역사를 간략히 전시해 놓은 이 박물관은, 전시품이야 뭐 큰 볼거리는 없지만서도, 건물 그 자체가 볼거리라고 할 수 있겠다.


일단 석조와 목조가 적절히 섞인 외관 자체가 고풍스러워서 예전에는 영화 촬영지로서 인기가 많았다고 하고, 실내에도 과거에 쓰이던 대형 욕조나, 마치 '색계' 정도에나 나올 것 같은 고풍스러운 나무 계단, 일제 시대 사용했었던 넓은 다다미방 같은 것들이 잘 보존되어 있어서 색다른 곳.


영화 촬영지로 쓰이던 때를 기념하여 영화와 관련된 전시물들도 있는데, 매표소 모형이 있길래 매표원에 빙의되어 그 안에 앉아 덤 & 더머 짓도 함께 즐겼다. ㅡ.ㅡ;;



박물관을 나와 이제 신베이터우의 마지막 목적지인 지열곡 (地熱谷, 디러구) 으로 향했다.


디러구 가는 법도 굉장히 심플하다. 골든 핫 스프링 호텔이 있던 광밍로에서 길을 따라 쭉 올라가다 보면, 왼쪽에 나무로 된 다리가 있다. 이 다리를 건너 오른쪽으로 다시 쭉 걸어올라가면 지열곡.


오른쪽 사진에서 보는 것과 같이, '지열곡'이라고 쓴 안내 표지판이 여기저기 붙어 있으니 찾아가는 건 그다지 어렵지 않다. 방향감각 분실증 말기 환자인 Strider도 찾아갔는데, 만약 여기서 길을 잃으신 분이 계시다면 의사와 상담하는 것을 추천한다. ㅡ_ㅡ;



아마 지열곡은 꽃보다 할배에도 소개된 곳으로 알고 있다. 

여기가 바로 신베이터우의 모든 온천들이 사용하고 있는 그 온천수가 솟아나오는 곳, 지열곡.


한자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도 왠지 이곳에만 가면 뜨끈할 것만 같은 온천 마크가 초입부터 똭 ! 지열곡은 마치 공원처럼 입구와 안쪽 조경이 잘 정리되어 있어서, 가끔 유황 냄새가 땡길 때 ㅡ_ㅡ? 산책하면 딱 좋을 곳이겠다 싶었다.


... 구수한 계란 방귀 냄새가 땡길 때가 있었나 ? 

하... 하여간 시간이 없으니 얼른 지열곡을 보러 가...



... 다가 지열곡 입구에 있는 기념품 샵이 또 내 뒷덜미를 콱 붙잡고 말았다. 


아니 왜 대만 사람들은 이상하게 모든 관광지에다 이런 고퀄 기념품 샵을 열어놓고, 나 같은 오덕 바이러스 보균자들을 자꾸 꾀어내는 것인가 ?!? 안 그래도 이 바이러스 잘 낫지도 않아 서러운데 !!! ㅠㅠㅠㅠㅠ


역시나 온천의 마을 답게 온천 테마의 기념품들이 많았으며, 특히 왼쪽 사진의 온천 비누 3종 세트 중 가운데 노란 강아지는 나를 아련한 눈빛으로 쳐다보며 '제발 저를 데려가 주세요'라며 보는 이의 마음을 후벼 파는 메시지를 전달해 왔다.


초등학교 때 의인법을 섣불리 배운 것이 오덕 바이러스의 시작이었던 듯 싶다. ㅡ_ㅡ;;


그러나 내 옆에는 강력한 오덕 항체를 지닌 울 마눌님의 등 싸대기 한 방이 백신으로 상시 준비되어 있어, 고가의 온천 비누 3종의 아련한 눈빛 공격에도 등 싸대기 한 방을 맞고는 다행히 작은 기념품 하나를 사는 것으로 소중한 현금들을 지킬 수 있었다...



아직 지열곡에 닿지도 않았는데, 지열곡에 가까워오자 따뜻한 기운을 담은 바람이 살랑 불어왔다. 더불어 구수한 ㅡ_ㅡ; 유황 냄새도 함께... ㅋㅋ ;;;


그리고 이윽고 나타난 푸른 물빛의 연못, 지열곡.

마치 목욕탕에 들어온 것 마냥, 뿌연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고 있었다.


온천물이 쉬지 않고 퐁퐁 솟아나오는 이곳 ! 온천물의 평균 온도는 80도에 이른다고 하는데, 그래서 이 곳에서 온천욕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계란을 삶아서 ㅡ_ㅡ; 온천 계란이나 만들어 먹어야 할 듯. 실제로 예전에는 여기서 온천 계란을 팔았다는데, 요즘은 기념품 샵에나 가야 판다고.



노천온천을 가본 적이 없는 우리 부부는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지열곡의 모습이 신기해서 셀카봉으로 연실 찰칵찰칵 ㅋ 여행을 온 중국 사람들은 아직 셀카봉을 본 적이 없는지, 셀카질을 하는 우리 부부 포함 한국 관광객들을 재밌다는 듯이 쳐다보고 ㅎㅎ


쌀쌀한 계곡 바람이 불어 대는 신베이터우와는 달리, 지열곡 주변은 따뜻한 훈풍이 살랑대니 좋았음. 


셀카봉을 앞에 둔 우리 부부의 닭살질도 이 따뜻한 훈풍을 타고 지열곡을 가득 채우고... 

닭살 대신 소름 돋게 해서 미... 미안하다 ! ㅡ_ㅡ;;



햇빛이 내리운 지열곡 연못이 반짝반짝 빛난다.

펄펄 끓는 지열곡의 온천수와는 별개로, 파랗게 개인 하늘과 푸른 녹음이 어우러진 이곳은 뽀얗게 솟아오르는 수증기와 어우러져서 참 독특한 풍경을 만들어 낸다.


이 지열곡 안에 들어오면 온천수가 고여 있는 것도 신기하지만, 이런 자연의 기운을 담뿍 느끼면서 도시에서 지친 나의 몸과 마음 곳곳을 부드럽게 풀어주는 듯한 느낌이 좋았다. 유황 온천수가 피부에 좋다지만, 피부뿐만이 아니라 몸과 마음이 모두 힐링을 받으니 어찌 아니 좋을까 봉가.


천국에도 온천이 있다면 아마 이런 경치일까 ? 아마 그럴 것 같다. TV에선 연예인들이 힐링캠프한다고 자기네들끼리 낄낄대지만, 이런 게 사실 진짜 힐링이지.


씐나 씐나 ~

... 사실 피부도 조금은 좋아진 거 같고... (ㅡ///ㅡ) 수줍은 고백



골든 핫 스프링 호텔과 지열곡에서 한껏 유황 냄새나는 힐링을 받은 후, 우리 부부는 다음 목적지인 단수이를 가기 위해 신베이터우 역으로 내려왔다.


어제는 비가 부슬부슬 내리더니만, 오늘 아침은 정말 화창하게 날이 개었다. 하늘은 파랗고, 바람은 살랑살랑 불고, 온천욕으로 기분은 상쾌하고, 대만여행을 시작한 이래 가장 기분이 하이한 오늘 ! 이 여세를 몰아 오늘 대만여행을 확실히 성공시켜 주게쓰 !


단수이에서는 우리 부부가 오매불망 바라마지 않던 전설의 스트리트 푸드, 대왕 카스텔라와 대왕 오징어 튀김, 즉 '단수이 대왕 2종 세트'가 우리 부부의 뱃속 거지들을 기다리고 있을 터 ! 너희 대왕 둘, 오늘 새로운 푸드 파이터 ㅡ_ㅡ 두 명을 영접하게 될 것이니, 목을 빼고 기다리고 있거라 ! 우리가 금방 간다 !




(8편 예고)


드디어 도착한 단수이.

여기에는 바다를 배경으로 한 아름다운 석양과, 아름다운 이국적인 건물들과, 맛있는 스트리트 푸드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터였다.


... 터였다. ㅠㅠ

인생은 언제나 그렇게 쉽게 돌아가지는 않는 법인가 보다. ㅠㅠ

믿는 도끼에 제대로 발등 찍는 고난의 단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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