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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승 강경빈 Mar 22. 2020

내 이름은 코코


내 이름은 코코다. 나는 2017년 4월 의정부의 한 가정집에서 7남매 중 셋째로 태어났다. 식성 좋은 형제들 틈에서 아등바등 겨우 허기를 달래야 하는 것 말고는 만족스러운 날들이었다. 하루 일과는 먹고, 자고, 싸고, 놀고 반복이었다. 태어난 지 두 달 됐을 무렵 형제들이 하나둘씩 사라지기 시작했다. 당시 집에 낯선 사람들이 자주 왔는데 그때마다 형제들이 하나씩 사라졌다. 


‘언젠가 내 차례도 오지 않을까?’


걱정이 앞섰다. 밥도 조금만 먹고 똥오줌도 잘 가리고 장난도 안칠 테니 엄마 아빠와 계속 살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며칠간 아무도 찾아오지 않았고, 기도가 통했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 날 또다시 낯선 이 가 찾아왔다. 자꾸만 나한테 관심을 보였다. 


‘나를 데려가려나 보다...’ 

나는 필사적으로 모른 척했다. 눈치 없는 남동생은 반갑다며 낯선 이에게 연신 꼬리를 쳐댔다. 


‘혹시 나 대신 동생을 데려가려나?’  

그러나 내 예상과 달리 그들은 남동생에겐 관심이 없었다. 결국 나는 엄마 아빠와 헤어지게 되었다. 엄마는 나를 보내지 않겠다고 필사적으로 짖었지만 달리지는 건 없었다. 이렇게 갑작스럽게 이별이 찾아올 줄 몰랐다. 


생전 처음 차를 탔다.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다시는 엄마 아빠를 못 본다고 생각하니 너무 무서웠다. 몸이 바들바들 떨렸다. 낯선 이는 나를 담요에 감싸 꼭 끌어안아 주었다. 따뜻했다. 불안과 따뜻함을 느끼는 사이 새로운 집에 도착했다. 


‘이제 여기가 내 보금자리가 되겠구나...’ 


도착한 집에는 중년의 여자가 있었는데 나를 보고 당황한 듯했다. 그녀는 내가 오는지 몰랐던 눈치다. 분위기를 보아하니 이 집의 우두머리 같았다. 새엄마와의 첫 만남이었다. 당황도 잠시, 새엄마는 나를 따뜻하게 안아주며 어릴 적 키우던 강아지가 생각난다고 했다. 


며칠을 아팠다. 입맛도 없고 잠도 오지 않았다. 매일 밤 헤어진 가족이 생각나서 울었다. 새 가족은 좋은 사람들이었다. 나를 따뜻하게 대해줬다. 엄마는 어떻게든 밥을 먹이려 했고 아픈 나를 정성스레 돌봐줬다. 닫혀있던 내 마음도 조금씩 열리기 시작했다. 엄마는 내게 코코라는 이름도 지어줬다. 


나를 데려온 낯선 이는 언니가 되었다. 언니는 둘이었다. 큰언니는 아침 일찍 나가 밤늦게 돌아왔고, 작은 언니는 아침에 집에 와서 저녁 늦게까지 있었다. 알고 보니 작은언니는 다른 집에 살고 있었는데 나를 보러 오는 거였다.  


하루는 작은언니가 낯선 남자를 데려왔다. 엄마는 낯선 남자를 강서방이라 불렀다. 


‘강서방? 남자의 이름이 강서방인가? 어쨌든 처음 보는 사람이다. 그르렁~~~’ 


나를 본 강서방은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치즈볼이었다. 


‘치즈볼인가? 음... 강서방은 좋은 사람이로군’ 

                                                                                                                 


- 내 이름은 코코 2탄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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