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일승 강경빈 Apr 21. 2020

오늘도 안녕히 주무셨나요?

잘못된 정보는 소중한 자원인 시간, 돈, 건강을 앗아간다. 특히 한번 망가진 건강을 회복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건강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얻는 게 중요하다. 


건강의 기본은 무엇일까? 음식? 운동? 약? 모두 아니다. 기본은 잠이다. 정확히는 하루 8시간의 충분한 수면. 잠의 중요성을 말할 때 꼭 이런 사람이 있다. (과거의 내 얘기다. 지금은 8시간씩 잔다.) 


나는 잠을 적게 자도 괜찮던데?



음... 글쎄?! 진짜 괜찮은 게 뭔지 모를 확률이 높다. 몇 달 또는 몇 년에 걸쳐 수면 부족 상태로 지내면, 지쳐있는 상태가 자신의 정상상태라고 착각하게 된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정상의 기준선이 낮아진다.  


어쩌면 진짜 운 좋게도 전 세계 사람 중 1% 미만에 존재하는 잠을 조금만 자도 괜찮은 유전자를 갖고 있을지도 모른다. 


담배는 끊는 게 아니라 참는다는 말처럼, 잠도 줄이는 게 아니라 참는 거다. 담배는 참으면 건강에 이롭다. 하지만 잠을 참는 것은 데스노트에 내 이름을 적는 것과 비슷하다. 죽을 수도 있다고!  


올바른 정보 전달은 책의 다양한 기능 중 하나다. 좋은 책은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는 책이다. 잠과 관련된 올바른 정보는 잠을 연구한 과학자들이 가장 많이 알고 있다. 그래서 수십 년간 잠을 연구한 두 사람의 책을 소개하려고 한다.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숙면의 모든 것’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숙면의 모든 것’에서 공통적으로 전하는 메시지는 동일하다. 충분한 시간 동안 양질의 잠을 자면 신체와 정신의 건강.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다. 심지어 충분한 양질의 수면은 사회적, 경제적 혜택까지 제공한다. 


특히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는 잠에 대한 교과서 같은 책이다. 잠이 무엇이고, 왜 자야 되고, 꿈은 왜 꾸는 것이고, 꿈에는 어떤 효과가 있고, 수면을 방해하는 요인은 무엇인지 등 잠과 관련된 알짜베기 정보들이 500페이지에 걸쳐 등장한다. 인생의 3분의 1을 완벽하게 활용하고 싶다면 읽어야 할 책이다. 이 책의 유일한 단점은 두껍다는 것. 


이 책에서 말하는 하루에 필요한 수면시간은 8시간이다. 주중에 부족한 잠을 주말에 몰아 자는 것은 효과가 없다. 하루라도 잠이 부족하면 면역계가 손상된다고 이야기한다. 물론 저자의 뇌피셜로 주장하지 않는다. 과학적 데이터를 근거로 수면부족의 폐해를 조목조목 따진다. 괜히 500페이지나 되는 게 아니다. 



 


니시노 세이지의  ‘숙면의 모든 것’은 240페이지쯤 된다. 책도 작아서 작정하고 읽으면 하루면 끝까지 읽을 수 있다. 잘못된 수면 상식, 숙면의 조건, 잠을 안 자면 벌어지는 일, 수면장애, 수면제의 종류와 활용법 등 얇지만 수면에 관해 알아야 하는 내용은 다 들어있다.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가 교과서 라면 ‘숙면의 모든 것’은 요약집 같은 느낌이다. 


 ‘숙면의 모든 것’의 큰 맥락은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와 비슷하다. 차이점은 다음과 같다. 수면부족을 갚을 수 있다. 수면의 양과 질만큼 개운하게 깨어나는 것 또한 중요하다. 밤새 길게 잘 수 없다면 분할 수면도 괜찮다.


수면 부채는 갚을 수 있다. 단 수면 부채를 갚기 위해서는 최소 3주 동안은 자고 싶은 만큼 잠을 자야 한다. 책에는 4주 동안 매일 14시간씩 침대에 누워있는 실험을 통해 수면 시간의 변화를 조사한 데이터가 실려있다. 실험에 참여한 사람들은 초반에 13시간 가까이 잠을  잤다. 시간이 지날수록 자는 시간은 줄어들었고 3주쯤 되자 8시간으로 고정됐다. 수면 부채를 갚고 적정 수면시간을 되찾는데 까지 3주가 걸린 것이다. 잠이 부족해서 쌓이는 수면 부채는 잠으로 밖에 갚을 수 없다.


아침에 개운하게 일어나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히 수면시간만 채운다고 해결되는 건 아니다. 수면의 양만큼 수면의 질이 중요하다. 그리고  ‘숙면의 모든 것’에서는 개운하게 깨어날 것이라는 조건이 추가된다. 개운하게 깨어나기 위해서 당장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인  ‘타임 윈도 알람’을 소개한다. 




‘타임 윈도 알람’은 알람을 두 번 설정해 놓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오전 7시에 꼭 일어나야 한다면 첫 번째 알람은 6시 40분에 맞춰놓는다. 이때 첫 번째 알람 소리는 작게 설정한다. 작은 소리에 금방 일어나지 못하다면 아직 깊은 수면 중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알람 소리를 크게 해 두면 깊은 수면을 중단시켜 개운하게 눈을 뜰 수 없다. 그래서 수면이 얕아지는 시각을 예상해 20분 정도 간격을 두고 두 번째 알람을 맞춰놓는다. 두 번째 알람 소리는 크게 설정한다. 첫 번째 알람과 두 번째 알람의 간격은 15분이나 30분 등으로 바꿔서 설정해도 좋다. 개운하게 깰 수 있는 시간을 찾는 게 핵심이다. 


분할 수면이란 한 번에 7~8시간을 잘 수 없다면 두 번에 나눠서 잠을 자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밤 10시에 잠들었다가 새벽 2시에 일어나 할 일을 하다가 새벽 5시쯤 다시 한번 잠자리에 들어서 오전 10시에 일어나는 것이다. 나이를 먹을수록 긴 시간 동안 자는 게 어려워진다. 잠을 못 자서 고민할 바엔 애초에 두 번으로 나눠 자는 게 효과적일 수 있다.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를 읽고 나서 8시간을 자는 습관을 들였다. 밤 10쯤 잠자리에 들었다가 아침 6시 전후에 알람 없이 깨어난다. 기상후 또렷한 정신으로 1시간 동안 책을 읽은 후, 달리기를 하러 나간다. 내가 매일매일 독서와 운동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은 충분한 수면에서 나온다. 우리는 시간이 부족에 시달리는 게 아니라 에너지 부족에 시달린다. 그러니 에너지를 채워주는 올바른 수면 습관을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 




작가의 이전글 사이클, ‘밀바의 추억’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