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일승 강경빈 Dec 13. 2019

견생 3년 차 아직 풍월은 읊지 못하지만...

코코는 2017년 4월 17일 7남매 중 셋째로 태어났다. 사실 몇째인지는 정확히 모르겠는데 코코를 처음 만난 날 목에 노란띠를 하고 있었기에 셋째가 아닐까 추측해본다. 

올해로 세 번째 겨울을 맞는 코코는 아직 풍월은 읊지 못한다. 우리 집이 서당이 아니기 때문에... 하지만 풍월은 읊지 못하지만 어느 정도 의사소통은 가능하다. 물론 말이 통하진 않는다. 마치 영어는 못하지만 바디랭귀지로 의사표현을 하며 여행을 하는 모습을 상상하면 같다.




밥이 부족하면 밥그릇을 툭툭 치다가 박박 긁는다. 물이 없을 때도 마찬가지로 물그릇을 박박 긁는다.

공놀이가 하고 싶으면 공을 물어다가 내 발치에 툭 내려놓는다. 간식을 먹고 싶을 때는 돈을 가져오는데 물론 실제 화폐는 아니다. '동그라미'라고 부르는 장난감이 있는데 동그라미를 물어올 때마다 간식을 줘서 그런지 '동그라미=간식' 간식이라고 여기는 것 같다. 


책상에 앉아 글을 쓰거나 책을 읽을 때면 어느새 옆에 와서는 앞다리를 허벅지 위에 올린 채 나를 쳐다본다. 무릎에 앉고 싶다는 표현이다. 


산책 시 고오집을 부리면서 뻐대는 이유는 그곳에 맡고 싶은 냄새가 있기 때문이다.


베란다 창을 긁는 건 바깥 경치를 보고 싶으니 열어달라는 뜻이다. 베란다를 열어주면 한참 동안 사색에 잠긴다. 기특하게도 먼저 산책을 가자고 조르는 법이 없다. 바깥바람을 쐬고 싶을 땐 베란다로 향할 뿐이다. 


여기까지는 익숙한 '코코어(語)'였다. 그리고 어제 코코는 새로운 표현을 익혔다. 


추워요, 옷 입을래요~

베란다에 나가서 바깥 구경을 하던 코코가 들어오더니 자기 옷과 아내를 번갈아 가며 쳐다봤다.(대게 코코어(語)는 나보다 아내의 인식률이 높다.) 아내는 코코에게 추워서 그러냐며 옷을 입혀주었고, 코코는 다시 베란다로 나가서 한참 동안 들어오지 않았다. 


세 번의 겨울을 나며 처음 있는 일이었다. '추울 때 옷을 입으면 따뜻하다.'는 것을 인식한 것이다. 우쭈쭈 장한 내 새끼~



코코의 일상이 궁금하다면?!!!


매거진의 이전글 부부가 각방을 쓴 사연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