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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승 강경빈 Jan 28. 2020

우한 폐렴을 대하는 마음가짐

무섭지만 무섭지 않다

사스와 메르스 그리고 우한 폐렴의 공통점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원인이라는 것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1930년 최초로 발견되었는데 현미경을 관찰해 보니 왕관 모양을 하고 있어, 왕관을 뜻하는 라틴어인 corona를 붙여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이름을 얻었다. 


바이러스는 아주 작기 때문에 일반 현미경으론 관찰이 불가능하다. 바이러스를 테니스공 크기로 확대하면, 사람은 키가 800킬로미터가 될 것이고, 세균은 비치볼만큼 커진다. 세균보다 작은 바이러스는 살아있지도, 죽어있지도 않은 상태로 존재한다. 그러다가 살아있는 세포를 만나게 되면 갑자기 활성화되어 걷잡을 수 없이 증식해 간다. 


애리조나 대학교 연구진의 실험 결과에 따르면 문 손잡이에 묻은 바이러스가 건물 전체로 퍼지는데 까지 걸리는 시간은 4시간에 불과했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4시간 사이에 건물에 상주하는 직원 중 절반이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는 것이다. 

겨울철마다 찾아오는 불청객 감기 또한 바이러스의 일종이다. 감기에 걸렸을 때 약을 먹으면 일주일 만에 낫고 약을 먹지 않으면 칠일만에 낫는다는 우스개 소리가 있는데, 이는 감기가 단일 바이러스로 인해 걸리는 질병이 아니라 다양한 바이러스들이 일으키는 증상이기 때문이다.



수십만 종으로 추정되는 바이러스 중 263종만이 사람에게 감염을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사람에게 감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늘어나지 않을까 조심스레 추측하게 되는데, 그 이유는 바이러스의 빠른 적응력 때문이다. 

사스가 잠잠해지니, 메르스가 창궐했다. 메르스가 잠잠해지니 우한 폐렴이 창궐했다. 각기 이름은 다르지만 원인은 코로나 바이러스다. 원인을 알면서도 해결할 수 없는 이유는 '변종'코로나 바이러스기 때문에 기존의 치료제로는 바이러스를 죽일 수 없기 때문이다. 1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한 독일이 전차부대를 앞세워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것처럼 패배한 바이러스는 진화를 거듭하며 인간을 위협한다. 


우한 폐렴의 최소 감염원은 박쥐로 알려져 있는데 박쥐에 있던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옮겨온 것으로 추정된다. 동물로부터 감염이 이루어지는 경우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인수 공통 감염병은 농업혁명이 시작되면서 이미 예견된 일이다. 천연두, 인플루엔자, 결핵, 말라리아, 페스트, 홍역, 콜레라 등 인류 역사상 많은 사망자를 기록한 질병은 동물로부터 전파되었다.


아마 이런 사실을 알았다면 살아있는 박쥐로 뭔가를 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우한 폐렴 사태를 보며 드는 생각은 역사는 단지 인류의 일기장이 아니란 것이다. 기록된 역사 이면에는 인간 본성을 포함한 성공과 실패가 담겨있다. 




우한 폐렴이 무서우면서도 무섭지 않은(?) 까닭은 첫째, 인간의 역사는 감염의 역사였다. 그렇기 때문에 변종 코로나가 인류멸망의 전조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둘째, 보건위생이 발달했다. 우한 폐렴 사태에 손 씻기를 비롯한 개인위생을 강조하는 이유는 그게 최선의 방법이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병원에서 감염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손 씻기를 통해 이를 해결했다. 바이러스는 접촉을 통해 감염되기 쉬운데 신체부위 중 외부 접촉이 가장 많은 부위는 손이다. 


바이러스는 숙주가 있어야만 생존이 가능하기에 생존을 위해 엄청난 진화를 거듭해 왔을 것이다. 생존의 문제는 인간도 마찬가지다. 지금 당장은 대비책이 없는 바이러스 지만 곧 대비책 내지는 해결책을 찾아낼 거라 생각한다. 


그러니 우한 폐렴으로 인해 막연한 공포감에 휩싸이지 않았으면 한다. 


물론 조심할 필요가 있다. 사람이 많은 장소를 피하고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고 무엇보다 몸을 혹사시키지 않는 게 중요하다. 우리는 외부로부터 몸을 지키는 '면역계'라는 군대가 있다. 면역계는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정량화할 순 없지만 대게 몸이 혹사되어 피곤한 상태에서는 면역계도 맥을 못 춘다. 충분한 수면은 면역계를 최상의 상태로 유지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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