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에서 mri를 찍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기질적인 이유로 신체증상 때문에 정신병에 걸리는지 유무를 확인하기 위함인가요? 또 다른 이유가 있나요? 우울증의 유무를 알 수 있나요? 정상이 나오면 우울증이 아닌 건가요?
답변
안녕하세요.
정신의학에서는 뇌 속 물질을 규명해서 병의 원인을 찾고자 합니다. 얼마 전 뉴스에서도 보도가 나오기도 했어요. 2016년에 고려대에서 조울증 원인 발견하고 2017년에 서울대 의대에서 발견하고 2018년에 울산과학 기술대에서도 발견했습니다(원인으로 지목하는 게 너무 많아서 탈이겠죠).
아마도 우울증에 관계된 뇌의 변화를 보기 위해서 일 겁니다. 정상이 나오면 우울증이 아니다.... 이건 좀 의학에서 어떻게 답할지는 모르겠는데요. MMPI도 학교에서 정상 나오면 정상인데 병원에서 정상 나오면 병이라고 보는 경우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긴 했습니다. 철저하게 자기를 방어한다고요. 사실 MMPI시리즈가 그 방어를 못하도록 고안한 건데 방어라니... 저도 대학 시절, 배우긴 했지만 그런 진단은 쉽게 납득이 안되네요.
미국 코넬 대학에 데이비드 실버 스웨이 그라는 박사가 있었습니다. 그 사람이 조현병 환자들 대상으로 뇌 사진을 촬영했었어요. 정상인과 차이를 비교하기 위한 연구였죠. 그런데 그 사람들이 모두 정상인과 별반 다를 것 없이 나왔습니다. 구역별 혈류량만 조금 다르지 차이가 없었죠. 뇌가 정상이라도.... 그 사람들은 조현병 상태라고 보겠죠?
뇌 문제로 우울증 유무가 판단되진 않을 겁니다. 담당의사에게 어떤 이유로 찍어야 하는지 알려달라고 요청해보시는 것이 더 좋겠네요. adhd와 같은 질환도 뇌 문제라고 근거자료도 제시합니다. 유튜브에서도 찾을 수가 있죠. 우울증도 마찬가지로 전두엽 문제를 찍어놓은 사진이 있을 겁니다. 그것을 검색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본인도 그런 촬영을 하게 된다면 비교해보시는 것도 나쁘진 않겠네요. 정상이 나온다면 전혀 엉뚱한 문제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추가 답변
뇌 문제로 정신질환의 유무를 판단하는 것은 정신의학의 전통적인 입장입니다. 이 것에 대해서는 누구도 무엇이라고 하지 못합니다. 정신질환은 의사 입장에서 완치 판정을 내리기도 애매합니다. 십몇 년 동안 병원을 다녀도 완치 판정 안 나오는 경우도 있고요. 그렇다고 원인으로 지목하는 뇌를 열어볼 수도 없습니다. 회복이 빨리 될 수 있는 경우가 있음에도... 약물 만으로 다루는 경우에는 그 기간이 상상할 수도 없을 정도로 길어지는 상황도 펼쳐집니다.
신경증이 심각해서 뇌 수술을 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대의 뇌 수술은 과거의 전두엽 절제술과는 다르게 다양한 방식으로 수술을 한다고 하죠? 그걸로 완화가 된다고도 합니다. 대신 드는 돈이 장난이 아니죠. 그래서 수술비를 감당하는 것보다 그냥 아프고자 하는 사람들도 없는 것은 아닙니다.
정신과 약을 두고 '화학적 전두엽 절제술'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어떤 영화는 정신과 약을 두고 '화학적 강간'이라는 표현까지 썼었습니다. 제 생각에 참 괜찮은 표현 같습니다.
뇌에 발생하는 종양이나 뇌경색과 같은 질환을 검토하기 위해서는 MRI가 필요합니다. 제 관점에선 신경증 문제를 MRI로 촬영한다는 것은 의미 없는 일로 여겨집니다. 실제로 과거 제 내담자 중 하나는 자기 공황장애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정신과 병동에 입원해서 MRI를 촬영해야 한다는 신념도 지니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런 신념은 병을 조금 더 키우는 작용을 합니다. 뭐. 그는 결국 찍을 필요가 없었죠.
물론 의학적으로 뇌가 이상행동의 원인으로 등장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경우도 mri로는 제대로 확인이 되지 않았던 것으로 압니다. 혹은 간성혼수와 같은 경우도 있죠. 그런데 그것들이 신경증의 영향으로 등장한다고는 여겨지지 않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