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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진우 Nov 15. 2020

정신과 상담하러 가도 되나요?

예방 되나요?

질문


안녕하세요


정신과 상담, 심리분석 관련해서 평소에 문제가 없다 느끼는 사람들도 검사를 받을 수 있을까요?


저는 우울하다거나 충동적인 생각이 든다거나 하진 않는데


주변인 중에 그럴 거라 생각지도 못한 사람이 큰일을 겪고 발병한 뒤 증상이 심해져서 입원을 하는 일이 있어서...만약 그런 검사가 있으면 지인들에게도 함께 받아보자 권유를 해보려 합니다.


별 이상이 없는 사람들도 예방 차원에서 받을 수 있는 검사가 있는지, 있다면 어떤 검사들이 있을지 여쭤봅니다.


답변



정신적인 영역에서는 예방차원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또한 모든 심리치료는 자기가 필요함을 느껴야 진행이 되고 효과가 등장합니다. 암과같은 병에 대해서는 사전에 진단도 하고 검사도 할 수 있지만 정신은 그렇게 관찰되지가 않거든요.


정신질환을 예방한다고 정신과에서 진단받고 나서 상담한 후에 약밖에 더 받겠습니까? 물론 그렇게 약물 처방 안 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습니다만 처방되면 또 어떻게 하고 싶으십니까? 그리고 그 약을 먹고 갑자기 행동상의 이상이 발견될 수 있습니다. 약이 정신작용에 관계하면서 일으키는 문제가 나타날 수도 있겠죠.


질문자분의 지인이 갑자기 그렇게 되었다는 것은 이미 촉발되어 있는 상태에서 어떤 사건으로 병이 본격적으로 현실에 개입하게 되었다는 겁니다. 즉. 갑자기 그렇게 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증상이 폭발력을 지닐 정도로 축적되고 있었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그 도화선에 불이 붙어서 본격적인 증상의 현실 개입이 시작 되었다는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것을 트리거라고 하죠. 그렇게 잠재된 신경증은 촉발 사건을 통해서 발병합니다. 모든 신경증은 개인의 내적 갈등을 다루는 방식을 통해서 형성이 되기에 심리검사를 통해 측정하기도 곤란합니다. 심리검사에서 심각한 결과가 나와도 생활에 별 문제 없는 경우가 우리 주변에는 있거든요.


본인이 호기심에서 하고 싶다면야 누가 말리겠습니까? 병원 가서 심리 검사하고 주는 약 먹고 싶으면 먹고 하는 것에 대해서 아무도 간섭하지 않습니다. 대신 남에게 권유는 좀 아닌 것 같네요. 신경증 발병은 예측의 영역이 아닙니다.


추가답변



신경증이 발병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촉발 사건을 거칩니다. 이때 촉발 사건을 주로 원인으로 지각할 수 있습니다. 신경증을 구성하는 것들은 생활에서 축적되는데 그것이 촉발되기 전에는 늘 잠재 상태로 머물러 있습니다. 촉발된 이후, 본격적으로 현실과 거리가 생기죠. 그래서 촉발 사건을 두고 트리거(Trigger)라고 부릅니다. 촉발되고 나면 총알이 총신을 벗어나듯 현실을 벗어난다고요.


그리고 일반 병리학에서도 병이 발병하는 것을 예측할 수는 없습니다. 그것은 예측보다는 발병해야 어떻게 찾을 수 있는 것이죠. 예를 든다면 프로파일러들이 현장에 아무런 단서를 남기지 않는 범죄자를 잡으려면 그 범인이 다시 범행을 저질러서 단서를 남겨야 하는 것과 같은 겁니다. 즉, 발병 전에는 알 수가 없습니다. 최고의 예방법은 심리검사 따위가 아니라 일을 하고 사랑하며 사는 것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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