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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진우 Nov 29. 2020

애착 유형이 공포형인 거 같은데...

어릴 땐 불안형인데 7년 전쯤에 공포형으로 바뀌었어요!


질문



저는 어릴 때 애착 유형이 불안형이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7년이 지난 지금은 공포형으로 바뀐 듯해요. 점점 나아지고 있는 것처럼 느끼고 있어요. 제가 안정형인 친구에게 대놓고 들이대면서 잘 되었거든요. 4년째 우정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저는 친해지고 싶은 사람에게 반응을 잘 보이지 않아요. 어떤 식으로 타인과 친해지나요? 근데 막상 또 다가오는 사람들은 의심부터 해요. 이런 걸 받아주고 넘겨가면서 친해지는 건가요? 저는 그런 사람들에게는 벽을 쳐요. 저의 모든 감정을 드러내고 저를 완벽하게 이해해주는 사람들만 진정한 친구라고 느낍니다. 아니면 다 끊어요.


그런데 이렇게 하는 게 일반적인 생각이나 방식은 아닌 것 같아서 질문 올려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답변


애착 유형이 심리학에서 획기적인 발견 같지만요. 그것은 개인을 문제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놓고 시작합니다. 덕분에 특별성이라는 게 생기죠. 나는 남과 달라...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이런 특별성이 지니는 함정은 자기 행동이 평범해도 평범하다고 인식하질 않습니다. 흔히 adhd에 시달린다는 사람들이나 강박증에 시달리는 분들이 그런 말을 합니다. 평범한 사람들은 어떻게 행동하냐고요. 자기 행동은 모두 병리적으로 파악을 합니다. 그래서 보통 사람은 어떻게 사는지 궁금해합니다. 사람 사는 거 다 똑같다고 이야기하지만 자기는 병들어서 똑같지 않다고 구분을 지어버리는 겁니다.


질문자 분도 평범하게 생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자기 행동을 애착 유형으로 설명하다 보니 그런 식의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은데요. 지금 친구들 대하는 것도 평범한 겁니다. 다만 친구들과 신뢰관계 형성에 제한을 두고 있다는 말이겠죠.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되게 많습니다. 사람들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지만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은 좋아한다는 걸 특별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요. 다 똑같은 건데 특별해지는 겁니다. 다른 말로 자기가 고립이 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겠죠?

애착 유형 그런데 골몰하지 말고(실제 상담 장면에서도 별로 쓸모없습니다) 친구들이랑 잘 놀고 시간을 같이 보내는 게 훨씬 도움이 될 겁니다. 친구에게 솔직하게 대하는 것이 훨씬 좋을 겁니다. 자기 행동을 설명하기 위해서 애를 쓰다 보면 오히려 예측할 수 없는 '이중 진자'를 보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행동이 중간에 뚝뚝 끊어지면서 예측 범위를 벗어나버리기도 하거든요.


추가답변


애착 유형을 개발한 존 보울 비 여사는 정신분석 학회에서 퇴출이 됩니다. 이유는 정신분석 임상에 끼치는 심각한 위해가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게다가 이 애착 유형은 자아발달 역시 간과하고 있는 내용입니다. 안나 프로이트가 애착 유형을 접하고 노발대발했던 데에는 임상 적용에의 문제가 있기 때문이기도 했었습니다.


자신을 특별한 존재로 가공하기 시작하면 그것에서부터 신경증의 발달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집니다. 그것은 낫지 않아야 하는 이유를 만들어버리기도 하죠. 행동에 제약이 걸리게 되면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것들도 줄어들어버립니다. 그게 신경증이 노리는 목적이기도 합니다.


그런 식으로 스스로를 설명하려는 시도는 그렇게 좋지는 않습니다. 자신의 변화를 기록하는 것은 좋은데 어떤 특정한 개념을 가지고 와서 거기에 자기 낙인을 부여하면 그 개념에서 좀처럼 벗어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스티커 붙일걸 문신으로 만들지 않길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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