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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진우 Nov 28. 2020

벌레 공포증에 대하여...

갑자기 생길 수도 있나요?

질문


갑자기 공포증이 생길 수 있을까요? 제가 원래는 무서워하는 곤충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나비가 갑자기 무서워지더니 요즘은 아주 작은 나비도 겁이 납니다. 왜 무서운지 모르겠어요. 특별히 나쁜 기억도 없습니다. 아무리 점잖게 있자고 다짐을 해봐도 나비만 보면 머리가 새하얘지고 도망을 가게 됩니다. 무섭다고 생각해서인지 심장이 두근거리고 식은땀이 나며 소름이 돋습니다. 쉽게 진정되지도 않아서 꼴사납기도 합니다. 혼자 길을 가다가 나비를 보면 비명만 간신히 참고 후다닥 도망가게 됩니다. 


게다가 나비에서 그치는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어렸을 땐 맨손으로도 척척 잡던 사마귀, 잠자리, 매미... 모든 벌레가 무섭습니다. 이것을 스스로 고칠 수 있을까요?


답변


곤충에 대한 공포감이라기보다는 불안감으로 보는 게 더 옳을 것 같습니다. 공포감에 질리면 움직이질 못하는 상황에 처해버립니다. 보통 사람들은 이런 식의 불안감의 원인을 찾을 때 나쁜 기억을 먼저 검토합니다. 그런데 나쁜 기억이 없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나쁜 기억이 있다 해도 공포감을 지니지 않는 경우가 더 많을 때도 있고요. 


기존에 가지고 있던 생각들이 모이고 합쳐져서 곤충이라는 표상으로 이동이 되었다고 생각해도 괜찮을 겁니다. 어떤 단서가 있고 그 단서를 하나로 엮어주는 것이 무엇이냐 하는 것이죠. 곤충의 세부사항(다리가 많다, 더듬이가 있다...)으로 결정될 수가 있고 혹은 특성의 문제와도 관계 지어질 수 있습니다(의태, 번식 행위, 변태...)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종합해서 아예 새로운 내용이 등장할 수도 있습니다. 그 자체가 무의식적이라고 하기보다는 복잡한 메커니즘을 지니고 있다고 해야 할 것 같네요. 이것은 본인의 정신 구조로부터 출발하는 내용입니다. 


이것을 혼자서는 어떻게 다룰 수가 없습니다. 프로이트도 자기 분석은 실패한다고 까지 이야기했었거든요. 인간 행동이 그렇게 간단하게 결정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자가치료는 불가능하다고 이야기를 해 드려야 할 거 같아요. 그런데 증상이 발달하면서 혹은 환경적인 조건으로 그것들이 사라지는 경우는 있습니다. 다만 이 문제에 지나치게 몰두하면 그것으로 더 괴로워질 수 있습니다. 


추가답변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에서도 벌레 꿈 사례가 있습니다. 그 꿈을 해석하면서 벌레를 무서워하는 이유를 찾는 장면이 등장하죠. 그런데 그와 비슷한 방식으로 원인을 찾아들어간다고 해도 신경증의 교묘함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즉,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 알 수가 없습니다. 가끔 이런 내용은 공황발작으로 오해되는 측면도 지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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