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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진우 Jul 22. 2022

자폐인의 행동

어떻게 바라볼까?


저번 영상에서 르네라는 정신분열증 환자의 이야기를 했죠

이 책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이 책에서는 정신분열증에 걸린 소녀가

병에서 회복되고 나서

기억나는 것들을 정리한 내용이에요


그래서 발병 순간들을 검토하면서

자폐의 정신에서

즉 정신분열 중에서 자폐 단계로 퇴행할 때에

정신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에 대해서

조금 생각해 볼 수가 있었어요

저번 시간 내용들을 이야기하면서요

그런 생각이 좀 들었어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라는 드라마가 핫해지면서

자폐에 대해서 관심이 많이 생겼죠

저는 이 드라마를 계기로 해서

자폐에 대한 치료 가능성이 높아지는 방법들을 검토하는

그런 전문가들이 좀 생겼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저도 드라마를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좀 하기도 했어요

자폐인들이 주변 환경에 대해서 예민하게 반응을 합니다

그런 모습은 자주 묘사가 되죠


제가 우영우 3회에서 인상 깊게 본 장면이 하나가 있어요

법정에서 정신과 의사가 자폐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때

멜트다운이라는 용어를 쓸 때입니다

이제 멜트다운이라는 말에 의미는

스스로 통제가 안 되고 흥분하는 상태를 두고 말하는 겁니다


근데 저는 그때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이게 자폐 문제기 때문에 멜트 다운이라는 말을 쓴 거지

그냥 일반 정신질환자였다

그러면 분명히 액팅 아웃이라고 썼을 거다

라는 그런 생각이 좀 들었어요


인간에게는 정신 작용이 일어납니다

이 정신 작용 이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다'

이런 수준이 아니에요

의식 차원이 아닙니다

정신 작용이 일어나야 행동화도 이어지는 것이거든요


멜트 다운이나 액팅 아웃이나

그 기전 자체는 같을 것이라고 생각을 해요

생활에서 불쾌감이 굉장히 높아졌기 때문에

긴장을 낮추기 위해서

격렬한 방식을 채택했다는 말입니다

이런 멜트 다운 즉 액팅 아웃의  예시는


제가 이 앞에 영상에서

르네가 비현실감을 마주했을 때

그때 이제 급하게 집으로 다시 가 가지고

다시 일상생활 되찾기 위해서 놀이를 했다고 했잖아요

그것과 비슷할 겁니다


이것은 현실과의 연결고리를 찾아야 되는데

찾을 수 없기 때문에

그런 행동을 하게 되었다고 여겨져요

가끔 어떤 정신적 문제가 있다

혹은 뭐 어떤 장애가 있다고 할 때

이 사람들의 행동은 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가 있습니다


드라마에서 쓰러져 있는 동생의 가슴을 막 치면서

죽는다

죽는다

이런 이야기만 하고 있다면

폭행하는 것처럼 보일 겁니다


그런 생각도 좀 들었는데요

드러나는 현상을 표현하기 위해서

그 단어에 근접은 할 수 있다

드러나는 현상을 표현하기 위한 단어에 근접할 수 있으면

그것이 자폐인과 세상을 이어주는

한 가지 단서가 될 수도 있을 거라는 겁니다

이 내용은요

제가 다음 영상에서도

아마 이야기를 하게 될 것 같아요

제가 이제 막 우영우 드라마를 보기 시작하게 됐거든요


정신분석이 하는 일은요

어떤 한 인간이 어떤 행동을 보일 때

그에 따르는 정신작용이 어떻게 일어나느냐?

하는 것을 관찰하는 겁니다

그래서 제 관심사도 다른 분들하고

약간 차이가 있을 것 같아요

드라마 얘기는 여기까지 하도록 하고요


이제 저번 시간에 이야기했듯이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넘어가서 르네의 삶이 어땠는가?

거기에 대해서 이야기를 좀 해보죠

르네는 증상에 시달리고 있었잖아요

그런데 초등학교를 아주 우수하게 졸업해요

상도 세 개나 받았어요

그중 두 개는 최우수상이었어요

뛰어난 학생이었다는 거죠

그래서 중학교에 올라가서도

공부 잘할 거라고 기대를 했어요


그런데 복병이 있죠

비 현실 감정이라는 게

중학교 올라가서 더 많이 느껴지게 된 겁니다

초등학교하고 생활이 바뀐 거예요

그러니까 적응도 곤란했고요

심지어 음악이나 소묘나 체육 수업을 하는 게

르네한테는 공포스러웠던 것

르네 입장에서 노래를 불러도

음정 박자 리듬 전부 다 안 되고요

소묘, 이 그림을 그래도 원근감이 살아나지 않았어요

체육시간에 우향우 좌향좌

이거 구분도 못했습니다

이런 수업들은요

르네를 굉장히 곤란하게 했어요

다른 수업시간도 르네한테는 많이 힘이 들었어요


왜냐?

수업을 하고 있는데

길거리에 소음이 들려오잖아요?

이 소리가 어떤 식으로 들리냐면

이 소리들이 다 분리가 돼요

분리가 된 채로

한꺼번에 이렇게 들리는 거죠

그러면 완전히 구분 못하잖아요

게다가 주변에 있는 친구들은 꼭두각시처럼 보인 거예요

앞에 있는 선생님도 꼭두각시처럼 보이는 거예요

그래서 르네는 수업시간에도 끔찍한 두려움에 시달렸어요

이렇게 눈치 봐야 되고 소리만 듣고 써야 되는데

길거리에 소음 들리니까 집중이 되겠어요?

안 되죠


거기다가 아침에 학교에 가잖아요

등교를 하는데

사람들이 움직이는 게

사람이 움직이는 게 아니라

개미떼가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어요

그렇게 힘들게 학교생활을 하다가

르네가 폐결핵에 걸립니다

그 당시에는요

폐결핵에 걸리면 요양을 했어요

그래서 학교를 떠나서 산에 있는 결핵요양원에 가게 됐습니다


물론 우리가 아프면 정말 힘들었다 곤란하다

그렇게 이야기를 할 수가 있는데

르네는 이 폐결핵에 걸린 사건을

다행으로 생각했어요

이렇게 다행이라고 하는 이유는요

요양원에 갔을 때 며칠은 불안했어요

그런데 요양원에서 이제 규칙적인 생활을 하니까

나중에는 적응이 괜찮아진 거죠

게다가 비현실적 발작도 좀 줄어들었고요

자연에 대한 어떤 열정과 감흥 이런 게 생긴 거예요


그리고 르네의 표현에 따르면요

자연에 대해서도 좀 인격적인 표현을 해요

바람이 산들산들 불어오고 하면 무척 편안해하고 기뻐했는데

태풍이 불거나 하면 굉장히 두려웠죠

표현도 좀 독특합니다

표현이 어떠냐면 한밤중에 태풍이 오잖아요?

이 태풍에 대한 표현이

[바람의 울부짖음]이나 [숲의 신음소리]로 표현을 합니다


그리고 이 바람의 출처들도 다 따져요

이런 겁니다

태풍이 불잖아요?

그럼 이 태풍이 북극에서 출발해서

시베리아의 얼어붙은 스텝 지대를 건너서

숲 속에서 울부짖으면서 불평하고 있다

아마도 이렇게까지 표현하는 것은

자연에 대한 어떤 감각이 있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요

특히 정신분열증에 시달린 화가 중에서

세잔이라고 있어요

세잔이라는 사람은 정신분열증에 시달리면서

그런 말을 해요

"나는 자연의 의식이다"

이런 말까지 해요

태풍이 오거나 바람이 세차게 볼 때

르네는 환경에 압도가 되어서 꼼짝을 못 했어요

움직이지도 못했는데

이걸 억지로 깨려고 한 거죠

그러다가 어느 순간부터는 다시 일상을 상실해 버리는 겁니다

요양원에 같이 입원하고 같이 놀랐던 친구가 있어요

치료시간이 아니면 둘이 같이 어울려 놀았단 말이에요

같이 어울려서 놀면 이 현실감각도 좀 되찾고 그랬어요


근데 어느 순간부터는 그렇게 놀아도

현실 감각이 돌아오지 않는 겁니다

현실 감각을 찾기 위해서

르네는 과도하게 행동을 했어요

막 깡충깡충 뛰어다니고

물건들도 막 뒤엎어버리고

게다가 물건을 살려내려고 막 이렇게 흔들고

그렇게 한 거죠

그렇게라도 해야 했어요

지독하게 고통스러웠으니까

저는 이 장면을 보면서 우영우 3편에서

자폐가 심한 정훈 씨가

동생 가슴을 막 치던 그 장면이 생각이 났어요

살려내려고 한 거니까

그러면 이런 생각도 해볼 수가 있죠

자폐 문제로 일상생활이 되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하고

연결시켜주는 하나의 고리가 있었다면

정훈 씨 입장에서는

그게 동생이었다고요

따라서 동생이 자살을 시도했을 때

정훈 씨의 현실도 같이 무너졌다는 이야기예요


그럼 반대로 생각해보면요

영우는 자신을 현실과 연결시켜주는 고리가

아빠가 아니라는 거예요

(그게 더 외로움을 견디게 만듭니다)

아빠가 양육을 하고 있지만요

영우 입장에서는

자신과 현실을 연결시켜주는

고리는 법이었어요

법의 언어에 매료된 것인지

법의 구조로 인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모르겠는데


이렇게 본다면요

우리가 드라마에서는

영우를 보고 인간적인 것을 느끼지만

실제 그 실상을 알고 보면

자폐가 훨씬 심한 정훈 씨가

현실과 연결되기 위해서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야 했다는

훨씬 인간적이라는 그런 말도 성립이 될 겁니다


다시 르네 이야기로 돌아보죠

르네는 삼 개월 동안 입원해 있다가 퇴원을 했는데

또 병이 도져 가지고

다시 한 일 년 동안 입원을 했어요


입원하면서 어떤 변화가 생겼냐면

르네가 느끼는 비현실은 여전히 커져갔고

불어오는 바람은 특별한 의미를 가지게 된 거죠

그리고 또 르네 입장에서는

바람이 좀 심하게 불면 잠도 못 잤어요

나중에는 그 바람에 의미가 있다고

메시지를 찾아야 한다고까지 생각을 했어요

나중에는 바람이 좀 세게 불잖아요? 태풍 같은 거 오고 그러면

지구가 파괴될 거라는 망상까지 들어요

그래서 르네도 힘들고 하니까

이제 의사한테 이런 내용들을 이야기를 하죠


'지구가 파괴될 것 같아요'


이런 내용을 이야기를 하면

의사 입장에서 어떻게 해줄 수 있는 게 없잖아요

그 당시 의사들 같은 경우에는 최면을 했거든요

르네한테 최면을 걸어 가지고 도와주려고 했어요

르네 입장에서는 자유 연상이 힘들 테니까

최면을 통해서 가감 없이

이야기할 수 있게 해 주려는 시도였을 겁니다


그런데 르네 가요

자기가 최면에 걸리면

자기 인격이 사라질 것 같았대요

그래서 저항을 심하게 한 겁니다

최면 안 받으려고

그 저항의 결과로

두려움과 발작증세를 계속해서 견뎌야만 했던 거고요

이런 저항은요

분석에서도 이런 저항을 할 때가 있습니다

이 저항을 계속하면서

자기 증상은 그대로 견뎌야 하는

그런 상태에 처하기도 하죠

아니면 아예 분석 그만둬버리는 경우도 있고요


르네는 이때 당시에 굉장히 불안하고 두려웠어요

그런데 주변에서 르네를 어떻게 봤냐면

"이 애 약간 돌은 거 아니냐?"

이렇게 본 겁니다


왜냐?

르네가 매일 나댔어요 좀

이런 행동은요

자폐에서 등장할 수는 있는데

신경증에서도 나타납니다

흔히 우리가 경험하는 것들 중에

심각한 병이라고 생각하는 내용은요

가만히 살펴보면 신경증적 영향력이 있을 때가 있어요

이렇게 등장하는 행동은

노출 충동의 영향을 받으면서 등장하는데

결국 자기가 노출되는 결과로

두려움이라는 감정을 일으키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겁니다

즉 이것 자체가 자기 현실을 되찾기 위한 자가 치유 활동이죠


왜냐?

내가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다른 사람들이 알아차리게 되면

자기를 좀 다르게 대해줄 것이고

다르게 대해주면

르네는 자폐 단계로 퇴행해 가고 있잖아요

환경이 바뀌면 적응을 못한단 말이에요

사람들의 태도도 환경의 하나니까

그러면 현재의 내가 두려움을 느끼고 있지 않아야

주변 사람들의 반응이 달라지지 않을 거 아니에요


따라서 자기는 두렵지 않다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겁니다

이런 내용을 실제로 자폐인들에게 적용을 해본다면

그들이 현실 변화를 막기 위해서

그런 행동을 하고 있구나

라는 생각도 해볼 수가 있을 거예요


아까도 이야기했지만 멜트 다운이라는 거요

그것도 이제 환경 변화가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고도 여겨져요

그리고 르네가 자기 놀이나 수다에 열중하는 것도요

언어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는 생각이 좀 들었어요


분열이 진행되면 언어 퇴행도 같이 일어납니다

르네가 하는 얘기는 정말 엉뚱했어요

어떤 말이냐면

"세계가 폭파된다"

아니면

"비행기가 우리를 폭격한다"

그런 이야기였습니다

옆에 있는 친구들은 그 말 듣고

조금 놀리기는 하겠죠

그런 일은 없을 거라고


이런 행동은요

르네가 자기를 타인에게 노출시키면서 두려워하는 것을

다른 사람과 나누고 싶었다고 합니다

왜냐면 자기하고 연결돼 있는 타인이 있으면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줄어들잖아요

르네 입장에서는 두려움 역시도 나눌 수 있으면

좀 줄어들 수 있었을 거다

라는 그런 의도가 있었을 겁니다


게다가 또 좀 보면 이상한 게

지구가 폭발할 거라고 믿기는 했는데

지구가 폭파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어요

그러니까 일반적인 게 아니라는 거죠

믿음과 생각이 다른 겁니다

그리고 조금 중요하게 생각해볼 부분인데요


르네는 폐결핵이 완치가 돼요

신체적으로 건강해진 거예요

그런데 폐결핵이 나으면서

정신적으로 더 안 좋아져 버린 거예요

학교와 가정에 다시 적응해야 되는

그 과정을 거쳐야 되기 때문에

갈등이 심해지는 거죠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우리가 병을 앓으면서

신경증이나 정신증에서 어느 정도의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거예요

자 그런 곤란한 상황에 있었지만

르네는 공부를 꽤 잘했습니다

그런데 어려워하는 게 있었어요

소묘나 재봉이나 음악 수업에 대해서는 여전히 어려웠어요

아무리 해도 안 되니까

손을 놓아버린 거죠


그때부터 한 2 년 동안 정말 고생합니다

진짜 고생 고생해서 생활하다가 안 되겠다 해서

정신분석가를 만나서 치료를 받고 완쾌가 됐고요

그리고 그 치료 사례가 나온 게 이 책입니다

[르네의 일기]라고요


자폐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이 책을

한번 읽어보셔도 괜찮을 것 같아요

왜냐?

우리가 자폐인의 세계를 그렇게 접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자폐 단계로 퇴행했다가

다시 돌아오는 경우는 있거든요

그런데 이 경우에는

우리가 자폐 당시 이야기를 좀 들어볼 수가 있단 말이에요


그러면 그 행동 특성에 대해서도

굉장히 유익한 정보를 얻을 수가 있을 거예요

이 책은 현재

절판이라서 중고로 구입하시거나

도서관에서 찾아보셔야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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