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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지혜 Oct 16. 2021

켄터키에서 콜로라도 로드트립 1일 차

17시간 운전

Photo by Paul Trienekens on Unsplash


화창하고 맑은 날이었다. 일단 렉싱턴에서 점심 먹을 식당을 GPS로 찍고 출발했다. 항상 지나다니던 상가, 고속도로, 산, 언덕 등을 마지막으로 지나가는 느낌이 새로웠다. 계속 달리다 보니 가보지 않았던 길들을 달리고 있었다. 짐을 실느라 피곤해졌지만 떠나는 기분이 좋았다. 드디어 떠나는구나 미드 웨스트에서만 살다가 이제 내가 원하는 곳으로 가는 느낌이 설레면서 벅찼다. 평평한 대지를 지나 조금씩 집들이 많이 보이고 멀리서 건물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거의 다 와가는구나. 미국에서 살다 보니 2시간 운전은 크게 부담스럽지 않은 거리이다. 로드트립의 첫 목적지는 렉싱턴의 페루 음식점이었다. 페루를 다녀왔었고 그리고 리뷰가 매우 좋아서 정했다. 도심의 건물들이 보이는 허름한 동네였다. 다행히 바깥에 테이블이 있어서 자리를 잡고 먹었다. 엄청까지는 아니지만 전반적으로 괜찮았고 일단 양이 많았다. 옆에 엄마와 아이가 앉아서 먹는데 아이가 너무 귀여워서 계속 쳐다보았다. 옆에는 공공시설인지 몇몇 사람들이 음식을 나르고 이야기를 했다. 흑인이 대부분이었고 백인 두 명 그리고 중간에 아시아인 한 명이 음식을 픽업해갔다. 남기기가 아까워서 최대한 많이 먹었고 다시 출발했다. 오늘은 미주리의 세인트 루이스까지 가는 일정이다. 


아직 3시간 반 정도 더 가야 하지만 날씨가 맑아서 운전하기 편한 날씨에 감사하며 운전했다. 한 3-4년 만에 다시 온 세인트루이스는 비슷했다. 바비큐와 커스터드 아이스크림이 맛있었던 도시. 이미 두 번 방문했었어서 딱히 구경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고 피곤하기도 했다. 다운타운을 지나서 동쪽 suburb에 예약한 호텔로 갔다. 프런트에서 물 몇 병을 주었다. 하야트는 갈 때마다 만족스럽다. 어떤 할저씨가 내 캐리어를 보고 오 멋진 캐리어네 라고 하고 지나갔다. 큰 베이비 핑크라서 눈에 띄어서 그랬던 것 같다. 끌고 가는 거지만 그래도 무거웠다. 방에 들어와서 일단 누웠다. 휴 장거리 운전은 피곤하다.


검색을 해서 호텔 근처의 한국 멕시칸 퓨전음식점으로 갔다. 알고 보니 호텔이 한인타운 근처였다. 7시 정도가 돼가서 조금 어둑어둑했고 도로는 한적했다 운전하다 한국어로 쓰인 간판 몇 개를 보았다. 식당에는 테이블이 5개 정도 있었고 주방은 바빴다. 주인만 한국 사람인 것으로 보였다. 주인은 밀려든 주문을 여기저기 지시하고 확인했다. 삼겹살 김치 브리또를 시키고 입구 근처에 앉았다. 생각보다 오래 걸렸는데 실수로 먼저 주문한 사람 음식을 내가 가져갈 뻔했다. 접시를 들었다가 내려놓았다 미안했다. 자리에 와서 생각하니 더 미안했다 좀 더 기다릴걸 왜 내 거라고 확신했을까. 약간 급한 성격 때문에 그랬던 것 같다. 브리또는 꽤 컸다. 엄청은 아니지만 먹을만했다. 배부르지만 다 먹었다 토르티야 부분을 조금 빼고. 세인트 루이스에 왔으니 커스터드를 먹어야 할 것 같았다 정말 맛있고 엄청 엄청 부드러웠던 레몬 커스터드 아이스크림이 생각났다. 그 가장 유명한 집은 다운타운이라 멀어서 못 가고 근처에 있는 곳으로 갔다. 레몬맛은 없었다 다 평범한 맛들 만 있어서 추천하는 메뉴를 골랐다. 이미 단 아이스크림에 왜 시럽을 그렇게 또 뿌려대는지 미국에 몇 년 살아도 이건 아직도 적응이 안 된다. 역시 엄청 부드러웠다. 맛집까진 아니고 먹을만했다. 차에서 먹고 호텔로 돌아갔다. 도착해서 그리고 잠들기 전까지의 기억은 잘 안 난다 피곤해서 샤워하고 누웠던 것 같다. 로드트립 1일 차 끝. 목적지까지 왔고 아 피곤하다 오늘 할 일은 끝 하고 잠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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