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3.18(화)
25.03.18(화)
<3월에 내리는 눈>
3월에 눈이 내렸다.
봄이 와야 하는 때에 하얀 눈발이 날리니, 사람들은 자뭇 이때의 눈내림을 달가워하지 않는 듯 하다.
“저번주까지 따뜻했는데, 웬 눈이람?”
언젠가 <3월에 내리는 눈>이라는 곡을 썼다.
그 날 3월의 하늘에도 눈이 내렸다.
나는 차 타고 레슨을 하러 가는 길이었다.
유독 봄을 타는 나는, 그날도 형언할 수 없는 울적함을 느끼고 있었다.
그때 차창 밖으로 하얀 눈이 내렸다.
레슨실에 도착해서는 곧장 곡을 썼다.
나는 가끔 내가 누군인지 모른채, 하늘을 둥둥 떠다니는 눈 같아요.
그대 코끝에 부는 바람 되어 이대로 사라질 것 같아요.
나를 애석하게만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초리에
갈 곳 잃은 내 몸이 더욱 이리저리 흩날려 떨어져요.
3월에 내리는 눈이 어디서 오고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지만
할 수 없지만, 아리도록 푸른 봄을 기다린다.
창 너머 보이는 하얀 눈을 보면서
그날 쓴 곡을 떠올렸다.
여전히 나는 자주 위축되고, 자주 붕 뜬 기분을 느낀다.
그때의 마음은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건 이제 더 이상 상황탓이 아니고,
내 마음 기저에 흐르는 무언가인 듯 하다.
숨을 크게 쉰다.
자꾸만 굽어지는 등을 억지로 당겨본다.
아무도 뭐라한 사람이 없는데,
누가 날 누르기라도 한 것처럼
납작한 모양새로 굳어버린 마음을
좌악 펴는 상상을 한다.
무엇이 너를 죄스럽게 하니,
이제 그만 거기서 나와.
허나 달라진게 없어 보여도,
나는 분명히 자랐다.
내 굽은 등을,
속임수 같은 목소리를 알아챌 힘이 생겼으니까.
그날과 똑같이 눈이 내리는 3월에
나는 이제 글을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