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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너> 6장 | 독서기록 #6

6장

by 수현
스토너.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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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runch.co.kr/@stuckyiii/52






6장 인물 탐구



홀리스 N. 로맥스

오하이오 출신

뉴욕주 남쪽의 대학 교편 잡음

책 출판 경력이 있어 컬럼비아 대학 영문과 학과장으로 임명됨


-외관

약 150센티미터의 작은 키

몸은 기괴할 정도로 흉측

왼쪽 어깨에 목을 향해 작은 혹이 있음

왼팔은 옆구리에 힘없이 늘어져있음

상반신이 두툼하고 구부정해서 항상 균형을 잡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것처럼 보임

다리는 가늘고 오른쪽 다리는 뻣뻣한 채로 구부러지지 않음

길고 갸름하고 감정이 풍부해 보이면서도 이목구비가 강렬함


-성격

동료들에게 예의 바르게

행동하지만 그 밑에 묘한 조롱의 태도가 엳보임

사교적 초대에 응하지 않음


-어린 시절 및 가정환경

외로운 어린 시절을 보냄

그의 아버지는 작은 기업을 운영하는 사업가

자신의 기형적인 외모 때문에 고립된 생활을 함

일찍부터 스스로 이해할 수 없는 수치심을 느낌

그는 자신의 일그러진 몸의 한계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책을 읽기 시작함

그러다가 점차 자유로움을 느끼게 되고 훗날 학자가 됨.




6장 발췌와 단상




# 발췌


그의 죽음을 슬퍼해줄 가족도 사랑하는 사람도 없었기 때문에, 관이 무덤 속으로 들어갈 때 울어준 사람은 바로 스토너였다. <p.127>


"난 이렇게 살 수 없어요. 더 이상은 안 돼요. 이런 아파트라니. 집 안 어디서든 당신 소리와 아기 소리가 들려요. 게다가... 냄새는 또 어떻고요? 나는 그 냄새를. 참을 수. 없어요! 날이면 날마다 기저귀 냄새•••••• 참을 수 없다고요. 그런데 도망칠 수도 없어요. 모르겠어요? 몰라요?" <p.136>


가장 중요한 부분에서 두 사람은 비슷했다. <p.140>


아련한 연민과 내키지 않는 우정과 친숙한 존중 이 느껴졌다? 또한 지친 듯한 슬픔도 느껴졌다. 이제는 그녀를 봐 도 예전처럼 욕망으로 괴로워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었 다. 예전처럼 그녀의 모습에 마음이 움직이는 일도 다시는 없을 터였다. 슬픔이 조금 가라앉자 그는 그녀의 몸에 부드럽게 이불을 덮어주고 불을 끈 뒤 그녀 옆에 누웠다. <p.141>


따라서 그가 서재를 꾸미면서 분명하게 규정하려고 애쓰는 것은 바로 그 자신인 셈이었다. 그가 책꽂이를 만들기 위해 낡은 판자들을 사포로 문지르자 표면의 거 친 느낌이 사라졌다. 낡은 회색 표면이 조각조각 떨어져 나가면서 나무 본래의 모습이 겉으로 드러나더니, 마침내 풍요롭고 순수한 질감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그가 이렇게 가구를 수리해서 서재에 배치하는 동안 서서히 모양을 다듬고 있던 것은 바로 그 자신이었다. 그가 질서 있는 모습으로 정리하던 것도, 현실 속에 실현하고 있는 것도 그 자신이었다.

<p.143>



그는 책은 로 완성된 자신의 원고를 다시 읽고 나서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뛰어나지도 나쁘지도 않다는 사실에 조금 놀랐다. <p.145>




# 단상


아처 슬론 교수의 마음 아픈 죽음. 살아생전 그의 주변에 사랑을 나눌 가족이 없었다는 사실에, 그동안 의문스러웠던 그의 행동이 조금은 이해가 간다. 그가 왜 전쟁이 끝난 후 홀로 방에서 그토록 서럽게 울었는지도. 남북전쟁으로 아버지를 잃은 그. 그는 전쟁에서 돌아오는 사람들을 보며 자신에게는 돌아올 가족이 없다는 사실을 새삼 절감했던 것일까. 환호하는 사람들 틈에서 홀로 세상에 남겨진 기분으로 지독한 외로움을 느꼈을 그가 안쓰럽다. 마지막 순간조차 편안한 침대나 집이 아닌, 평생을 몸담았던 서재에 앉아 홀로 외로이 죽음을 맞이했을 상상을 하니 훌륭한 학자였던 그이지만, 그 삶이 너무 비참하게 느껴진다.


스토너가 종신교수가 된 후, 친정에서 돈까지 빌려와 무리하게 이사를 추진하는 이디스. 그녀는 처음으로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한다. 더 이상 이런 아파트는 참을 수 없다고 숨김없이 자신의 욕구를 말하는 부분에서 나는 다소 놀랐고, 조금의 희망을 느꼈다. 이제 스토너에게 마음을 미약하게나마 열었다는 신호로 느껴졌다. 그러나 그녀의 마음속엔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무언가가 있다. 파티 준비를 하느라 모든 진을 다 빼버리고는 파티에서는 또 훌륭한 주인장 역할을 해내고, 파티가 끝난 뒤에는 알몸으로 널브러진다. 스토너가 그런 그녀를 보고 더 이상의 정욕을 느끼지 않는다고 하는 부분에서 이제 두 사람이 애정의 다음 단계로 넘어왔음을 알 수 있다. 이 관계가 지치고 슬프기도 하지만, 동시에 상대에게 연민과 우정 존중을 동시에 느끼는 것. 그것은 오래 산 ‘부부’들이 자주 말하는 사랑보다 깊은 측은지심이 아닐까.

로맥스가 술에 취해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하자 스토너는 가장 중요한 부분에서의 동질감을 느낀다. 스토너는 어릴 때 고립된 생활을 하진 않았지만, 그의 영혼은 아무런 선택지가 없다는 면에서 고립된 것이나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로맥스와 스토너는 둘 다 문학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자유를 얻었지만, 스토너와 다르게 로맥스는 지금도 그 고립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듯하다.

스토너의 삶은 어느새 다음 챕터로 넘어와있다. 그는 책을 출간하고 종신 교수가 되고, 새 집에서 삶을 꾸려가며 자신이 이룬 성취에 경이를 느낀다. 책꽂이를 만들기 위한 낡고 거친 나무판자가 사포로 점차 다듬어지는 것을 제 모습에 비유하는 것을 보면 이제 스토너는 자신의 본모습을 꽤 많이 찾게 된 듯하다. 그가 경제적 궁핍에도 불구하고 몇 년 동안 행복했다고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 같다. 자신이 완성한 원고처럼 뛰어나지도 않지만 나쁘지도 않은 삶을 살고 있는 스토너가 참 다행이면서도,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이디스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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