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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너> 7장 | 독서기록 #7

7장 발췌와 단상

by 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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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장 발췌와 단상


# 발췌



그가 발견한 새로운 자신은 예전에 상상했던 것보다 더 훌륭하기도 하고 더 못나기도 했다.

<p.160>



문학, 언어, 정밀하고 기묘하며 뜻밖의 조합을 이룬 글 속에서 그 무엇보다 검고 그 무엇보다 차가운 글자를 통해 저절로 모습을 드러내는 마음과 정신의 신비, 이 모든 것에 대한 사랑을 그는 마치 위험하고 부정한 것을 숨기듯 숨겨왔지만, 이제는 드러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조심스럽게, 그러다가 대담하게, 종내는 자랑스럽게. <p.159>



거의 의식하지 못했지만, 그는 사실상 아이에게 공부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자기 눈앞에서 자라나는 아이의 모습을 놀라움과 사랑의 눈길로 지켜보았다. 아이의 얼굴에는 그 내면에서 움직이고 있는 지성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p.157>



조용하고 명랑한 그레이스는 제 아비에게 향수에 찬 경의와 비슷한 감정을 느끼게 하는 것들에서 기쁨을 찾아냈다. <p.157>




# 단상



스토너는 자녀를 훌륭히 양육해 내며, 그 안에서 자신의 성장을 이룬다. 그는 마침내 훌륭한 교육자로서의 자신을 알게 된다. 마치 알을 깨고 나온 사람처럼, 그 본모습을 보게 된다. 그 시작이 그의 딸에게서 있었다는 점에서 인생의 신비를 보게 된다. 순탄치 않은 결혼 생활, 어쩌면 후회한다고 말할 수 있는 과거의 선택들.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태어난 아이와 책임질 것들. 그 어디로 흐르는지 모르는 인생의 선택들이, 모두 여길 위해 시작된 것만 같다.

자신이 발견한 자신은 자신이 상상했던 것보다 더 훌륭하기도, 못나기도 했다는 부분에서 깊은 공감이 되었다. 어린 시절 상상한 미래의 나는 지금보다 더 멋진 어른의 모습이었다. 성취와 안정으로 인생의 기반을 다진 그런 멋진 여성. 지금의 나는 나를 묻는 질문에 마음이 종종 따갑다. 못 이룬 성취들과 내 모습들은 여전히 아쉬움의 영역으로 남아 있다. 그러나 나는 그보다 더한 깊은 성숙을 이루었다고 믿고 있다. 그 모든 과정을 모두 잘 지나왔기에 더 이상 내 모습은 과거의 기준과는 다른 중심을 지닌다. 나의 과정의 시작점도 역시 딸아이를 양육하면서부터였기에, 스토너의 스토리가 무척 현실적으로 느껴진다.

인생은 흔한 성공신화 스토리처럼 흘러가지 않는다. 전혀 생각지 못한 장소와 시간에서, 나의 거대한 자아를 모두 내려놓았다 생각했을 때 비로소 진짜 나를 찾게 되고 거기서부터 새로운 길이 또 열린다. 이디스와 스토너의 관계는 앞으로 어떻게 변할까? 이제는 열정적으로 자기를 표현하는 게 가능해진 스토너가 앞으로 부부관계에선 어떤 변화를 보일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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